-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12 온화한 시간2024-01-01 17:26:07의자에 앉은 에디스는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킨 라이오넬과 마침 시선의 높이가 거의 같았다. 가까이서 바라본 그의 고요한 색을 머금은 청자색 눈동자를, 에디스는 역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의 시선을 가까이서 느끼자 다소 쑥스러워하면서도 에디스는 입을 열었다. "제대로 이야기를 하려니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작가의 라이오넬 님께서 평민이었던 제 이야기를 해도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요 ......" 라이오넬은 에디스의 말에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너에 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싶어. 넌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영애들과는 다른 점이 많아. 내게는 좋은 의미로. 그래서 평민으로 살던 시절의 네 이야기도 들려주었으면 좋겠어. ...... 내가 너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11 에디스의 약2024-01-01 17:14:32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에디스는 가방에서 오래된 약상자를 꺼냈다. 에디스가 그랑벨 후작가에 가져온 짐 중에서 약간의 의류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이 약상자였다. 에디스가 친정집에 있을 때부터 사용했던 것이다. 에디스는 그 약상자를 들고 곧바로 라이오넬의 방으로 돌아갔다. "기다리셨죠, 라이오넬 님." 에디스에게 고개를 살짝 돌리며 미소 짓는 라이오넬과, 에디스의 약상자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그의 아버지와 시종들 앞에서 에디스는 약상자 뚜껑을 열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갈색의 작은 병을 꺼냈다. 발열 증상을 완화하고 열로 인한 체력 소모를 억제하는 약효가 있는 꽃꿀에 자가 치유력을 높인다는 약초의 추출물을 섞은, 에디스가 만든 시럽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에디스는 연두색 가루약..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10 라이오넬의 발열2024-01-01 16:54:11에디스는 라이오넬의 아버지를 따라 그랑벨 후작가의 저택 현관을 들어섰고, 시종 대신 라이오넬이 탄 휠체어를 밀면서 우아하게 꾸며진 길고 넓은 복도를 걷고 있었다. 평민으로서 부모님과 함께 지냈던 기간이 길었던지라 아담한 집에 익숙했던 에디스는, 오크리지 백작가에 입양되었을 때에도 그 넓은 대저택의 규모와 호화스러움에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화려한 그랑벨 후작가의 저택에 에디스는 압도당했다. 라이오넬의 아버지와 나란히 걷는 에디스가 한동안 휠체어를 밀고 있자, 라이오넬은 1층 복도를 따라 한참을 가다 꺾어지는 방 앞에서 에디스를 돌아보았다. "에디스, 여기가 네 방이야." 라이오넬의 아버지가 대신 방문을 열자, 그 너머에는 넓고 품격 있는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방 중앙에 ..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9 약혼남의 동생들2024-01-01 10:36:10그랑벨 후작가에 도착하여 커다란 외문에서 속도를 줄인 마차가 저택까지 이어지는 자갈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고 저택 앞에 멈춘 마차 안에서, 라이오넬의 아버지가 아들의 어깨를 살며시 흔들어 주었다. "저택에 도착했다, 라이오넬." 눈을 가늘게 뜨다가 몇 번 눈을 깜빡이던 라이오넬은,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앉아 있는 에디스를 보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네 배려에 푹 잠들었지만, 덕분에 몸도 괜찮아졌어. 고마워." "정말 다행이에요, 라이오넬 님." (다행이다. 안색도 조금 나아진 것 같네) 가슴을 쓸어내린 에디스는, 마차에서 내리는 라이오넬을 시종과 함께 도와 휠체어에 태운 후 눈앞에 서 있는 고풍스러운 저택을 바라보았다.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고상한 분위기의 저택은 오크리지 백작가와는 비..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8 그랑벨 후작가로2024-01-01 10:16:06에디스가 라이오넬을 만나고 두 사람의 약혼이 성사된 다음 날, 약속대로 그랜벨 후작가의 멋진 마차가 에디스를 데리러 왔다. 시종의 도움을 받아 마차에서 내린 라이오넬의 안색이 어제보다 더 창백해 보이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된 에디스는, 급히 그에게 달려갔다. "라이오넬 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기, 몸 상태는 어떠신지 ......" "아, 괜찮아. 그리고 네 모습을 보니 기운이 나는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며 웃는 라이오넬이 몸의 아픔을 견디며 무리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고, 에디스는 마음이 아팠다. 너무 오랜 시간 밖에서 지내는 것은 라이오넬의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에디스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제가 오히려 라이오넬 님을 만나게 되어 기쁘답니다. 이미 준비도 다 끝나서 이제 데리러 온 마차에 ..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7 훈훈한 마음2023-12-31 18:49:10에디스는 로라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억해. 내가 이 집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할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지?" "네, 그래요." 에디스는 오크리지 백작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를 떠올렸다. 평소에는 겸손한 성격의 로라가 할머니를 위해 오크리지 백작가에서 취급하는 약을 사고 싶다고, 어떻게든 월급을 가불로 할 수 없겠느냐고 에디스의 양아버지에게 간절히 애원하는 모습을 에디스가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은 에디스의 시아버지에게 외면당한 후, 소리 죽여 울고 있는 로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에디스는 그녀에게 다가가 사정을 물어보았다. 에디스는 로라의 할머니의 증상을 듣고 부모님이 운영하던 약방에서 가져온 약초를 몇 가지 달여 약을 ..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6 출발의 전날밤에2023-12-31 17:20:54슬그머니 에디스에게 다가온 달리아는, 기뻐하는 표정으로 에디스를 바라보았다. "라이오넬 님과의 약혼이 무사히 잘 된 것 같네......! 네가 이 가문에 온 후 처음으로 도움이 되었구나, 에디스." 그 말을 끝으로, 달리아는 아버지를 향해 얼굴을 찌푸렸다. "아버지. 왜 라이오넬 님이 저런 상태라고 미리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라이오넬 님의 몸 상태는 이미 알고 계셨을 텐데........" "나 역시 라이오넬 님이 그렇게까지 상태가 안 좋으실 줄은 몰랐어. 그가 몸이 안 좋다는 건 너한테 말했을 텐데............." 달리아는 짜증을 감추지 못한 채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라이오넬 님이 저렇게 뼈와 가죽만 남은, 마치 사신처럼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 것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에디스에게 약혼 이야기를 ..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5 약혼남과의 동거가 결정되고2023-12-31 16:58:44"아버지. 에디스 님께서 저와 약혼을 하기로 하셨습니다." 응접실에서 에디스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나온 아들의 말에, 라이오넬의 아버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다행이다. 에디스 님, 아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라이오넬의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는 에디스에게, 라이오넬의 아버지는 안도감이 섞인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에디스는 그에게 미소를 돌려주며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느새 라이오넬의 아버지 옆에 나란히 서 있던 에디스의 양부모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잘 됐구나. 에디스, 라이오넬 님을 잘 모시도록 해라." "그래, 에디스. 라이오넬 님께 결례되지 않게 잘 모셔야 한다?" 에디스에게는 양부모님이 머릿속에서 돈 계산을 하는 모습이..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4 저로 괜찮다면2023-12-31 16:11:19에디스는 라이오넬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는 괜찮아요. 기꺼이." 라이오넬은 에디스의 대답과 그것이 거짓말이 아님을 증명하는 그녀의 미소에, 놀란 듯이 조금 눈을 동그랗게 떴다. 라이오넬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과 에디스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소파에서 곧장 몸을 일으켰다. "그럼 우리는 두 사람을 방해할 수 없겠지요. 괜찮습니까?" "네 물론이죠. 에디스, 뒷일은 맡길게." 에디스의 시어머니도 활짝 웃으며 마지막 '맡길게'에 힘을 실어주고서, 떠날 때 에디스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방문이 닫히고 응접실에 에디스와 라이오넬이 둘만 남았을 때, 라이오넬은 자신의 앞에 놓인 의자에 앉은 에디스에게 물었다. "...... 에디스 님. 당신은 제 몸이 이런 상태인 줄 몰랐..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3 라이오넬과의 대면2023-12-31 15:39:32에디스의 눈앞에 있는 휠체어를 탄 청년의 몸은 분명 중병에 걸린 것 같았다. 아마 건강할 때는 키도 크고 체격도 탄탄했을 것 같은 청년이지만 지금은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몸이었으며, 흙빛 얼굴에 들여다보이는 눈가는 움푹 파였고 볼은 푹 들어가 있다. 검은 머리도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없다. "처음 뵙겠습니다, 에디스 님. 저는 그랑벨 후작가에서 온 라이오넬이라고 합니다." 휠체어 위에서 라이오넬이 에디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투는 그 병약한 외모와는 달리 분명했으며 낮고 잘 통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에디스는 그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안녕하세요, 라이오넬 님. 저는 오크리지 백작가의 둘째 딸인 에디스입니다." 어색한 카테시를 선보이는 에..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2 의붓언니한테 온 혼담이었을 텐데2023-12-31 15:03:53"의부님, 왜 그러세요?" 창문을 통해 겁에 질린 얼굴로 나온 에디스에게, 의부는 큰 소리로 외쳤다. "어쨌든, 빨리 거기서 나와! 가급적 빨리 안채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해. 알았지?" "네에 ......"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의부의 말에, 에디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눈썹을 모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달리아한테서 안채에 절대 접근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에디스가 달리아를 바라보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멀뚱멀뚱 서있던 그녀가 새하얀 얼굴로 에디스를 향해 금방이라도 울먹일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에디스, 아버지 말씀대로 해! 이미 본채에 내 시녀를 대기시켜 놓았으니 네가 가면 바로 준비해 줄 거야." "으음, 네......." 역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에..
- [ 연애(판타지)/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1 후작 자제와 의붓언니의 맞선 날2023-12-31 14:37:50"에디스. 너는 오늘 절대 이 집에 들어가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조용히, 기척을 없애고 멀리 떨어져 있어. 알겠지?" "네, 의붓언니. 상회에 납품할 약도 다 준비했으니 곧 별채로 돌아갈게요." 평소에도 화려했던 의붓언니 달리아가 지금껏 본 적 없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모습에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도, 에디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밝은 금발에 짙은 푸른 눈동자를 가진 달리아는 눈꼬리가 다소 처진 얼굴이지만, 상당한 미인의 부류에 속한다. 그녀의 눈동자 색과 어울리는 푸른색 실크 드레스에는 풍성한 레이스가 펄럭이며, 목에는 다이아몬드로 둘러싸인 커다란 사파이어 목걸이가 반짝이고 있다. 게다가 조금의 빈틈도 없이 화장한 달리아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에디스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72023-12-31 02:24:14그동안 외출도 못하고 누워만 있던 뮬리가 내 약을 먹은 후 이 정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그게 사실인가요?" "그래. 네가 만든 약이라면 분명 틀림없을 거라 생각했거든." 전생의 게임 내에서 뮬리가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를 겨우 알아차린 나에게,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디아 님은 제 은인이세요." "...... 왜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어?" "죄송해요, 오빠가 제지해서요. 아무래도 디아 님은 오빠를 싫어하는 것 같으니, 제가 여동생이라는 걸 알면 친구로 대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해서요." 그것은 확실히 맞았다. 만약 그녀가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파멸 루트의 징조를 느끼고 그녀를 피했을지도 모른다. 뮬리는 눈을 촉촉이 적시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62023-12-31 02:23:11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플로라 님이 입안에서 중얼거렸다. 그녀의 측근들도 일제히 표정을 잃었다. 나 역시 그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필립 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그래, 내 귀여운 여동생. 한동안 몸이 안 좋아서 공기 좋은 교외의 숙부님의 집에서 살고 있고, 그분의 가문명으로 입학했으니 너희들은 몰라도 무리가 아니었겠지만..." 말문이 막힌 채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플로라 님을 향해,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뮬리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소중한 여동생을 향해 이런 짓을 하는 너희들을 쉽게 용서하지 않아." 나는 허탈하게 쓰러진 플로라 님을 바라보다가, 입을 쩍 벌리고 뮬리를 쳐다보았다. "어...... 여동생? 필립 님의?" 뮬리는 ..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52023-12-31 02:21:33기쁜 듯이 웃으며 필립 님에게 손을 흔드는 뮬리를 보고 나는 활짝 웃었다. 현생의 최애와 전생의 최애가 나란히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좋다. 분명 두 사람의 약혼이 성사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선남선녀인 그들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릴 것임에 틀림없다. "필립 님은 당신을 데리러 왔나 봐. 빨리 가는 게 좋겠어." "네. ...... 저기, 괜찮으시다면 디아 님도 함께 가실래요? 중간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나는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당신들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가렴!" 나도 모르게 말에 힘이 들어간다. 그동안 만나기를 꺼려했던 필립 님과 이제 와서 함께 할 생각은 없었다. 뭐, 뮬리를 지지하는 내가 그녀를 해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지만. 그녀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