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출발의 전날밤에2023년 12월 31일 17시 20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슬그머니 에디스에게 다가온 달리아는, 기뻐하는 표정으로 에디스를 바라보았다.
"라이오넬 님과의 약혼이 무사히 잘 된 것 같네......! 네가 이 가문에 온 후 처음으로 도움이 되었구나, 에디스."
그 말을 끝으로, 달리아는 아버지를 향해 얼굴을 찌푸렸다.
"아버지. 왜 라이오넬 님이 저런 상태라고 미리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라이오넬 님의 몸 상태는 이미 알고 계셨을 텐데........"
"나 역시 라이오넬 님이 그렇게까지 상태가 안 좋으실 줄은 몰랐어. 그가 몸이 안 좋다는 건 너한테 말했을 텐데............."
달리아는 짜증을 감추지 못한 채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라이오넬 님이 저렇게 뼈와 가죽만 남은, 마치 사신처럼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 것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에디스에게 약혼 이야기를 떠넘겼는데!"
"하지만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에디스를 그와 약혼하게 만들었잖아. 이제 당분간은 이 집은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거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입꼬리를 살짝 올린 아버지를 향해, 달리아는 토해내듯 말했다.
"정말 기대에 못 미치는 혼담이었어. ...... 그의 그 끔찍한 얼굴을 봤지? 그런 사람하고 약혼이라니, 말도 안 돼. 금방이라도 저승에서 마중 나올 것 같았어."
달리아를 향해, 에디스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언니! 아무리 그래도 말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라이오넬 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병을 앓고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친절하고 좋은 분이셨어요."
에디스의 말에 달리아는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
"어머, 다행이네? 평민 출신임에도 건방진 너랑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어. 아무리 후작가의 맏아들이라고 해도, 나는 절대 사절이야."
콧방귀를 뀌는 달리아에게, 어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단다, 달리아. 라이오넬 님을 보필하기 위해 에디스가 이 집을 떠나기로 했단다. 내일 에디스는 그랑벨 후작가로 향하게 될 거야."
"어머, 그거 잘 됐네. 빚도 갚을 수 있고, 귀찮은 것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야."
눈빛을 빛내며, 달리아는 에디스를 심술궂게 쳐다보았다.
"귀족으로서 실격이라며 그랑벨 후작가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 그런 일이 생기면 이 오크리지 백작가의 명성까지 떨어지니까."
"...... 그 라이오넬 님의 모습을 보면, 뭐, 에디스가 귀족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말벗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지 않으려나? 그보다 그가 하늘의 부름을 받아 에디스가 이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생기면 곤란해."
얼굴을 맞대며 웃는 의붓언니와 양어머니의 앞에서, 에디스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라이오넬 님은 분명, 아니, 반드시 회복하실 거예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저도 그를 지탱하겠어요."
그 말을 남기고, 에디스는 양가족에게 등을 돌려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났다.
*****
에디스가 다음 날의 출발을 대비해 인수인계 서류와 짐을 준비하고 있을 때, 밤늦게 그녀의 작은 방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에디스가 문을 열었을 때, 그곳에는 오크리지 백작가의 메이드인 로라가 서 있었다. 에디스는 놀라면서도 그녀를 방으로 초대했다.
"실례합니다 에디스 님. 밤늦게까지 방해해서."
죄송하다는 표정의 로라에게, 에디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 괜찮아. 무슨 일이니, 로라?"
로라는 오크리지 백작가에서도 몇 안 되는 에디스의 편이었다. 지금의 오크리지 백작가는 특히 달리아가 여왕처럼 군림하고 있어서, 그녀에게 말대꾸를 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노골적인 괴롭힘을 당한다. 그 때문에 그만둔 하인들도 많았지만, 에디스와 연배가 비슷한 로라는 얌전한 소녀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디스의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에디스가 아가씨로 불리는 것조차 싫어하는 달리아에게 찍히지 않으려고, 에디스에게 하는 가혹한 태도를 외면하며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처럼 에디스를 대하는 하인들도 많았지만, 항상 몰래 에디스를 격려해 주었던 자가 바로 로라였다.
에디스가 로라에게 의자를 권하자, 로라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권유받은 의자에 앉은 후 입을 열었다.
"에디스 님, 소문은 들었습니다. 중병을 앓고 있는 라이오넬 님의 약혼녀로서 내일 그랑벨 후작가에 간다면서요?"
"그래, 맞아. 로라도 알고 있었구나."
"네. 이 집안에서 소문이 퍼지는 것은 빠른 편이니까요."
에디스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로라의 눈을 바라보았다.
"난, 로라에게 지금까지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내일 떠나기 전에 그동안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지만......."
"그런, 저야말로 에디스 님께 감사해야죠. 밤늦은 시간이 되었지만, 내일 에디스 님이 그랑벨 후작가로 향하기 전에 에디스 님과 꼭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리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실례를 감수하고 왔거든요. ...... 에디스 님께서 몸이 안 좋으신 제 할머니를 위해 특별히 약을 조제해 주셨을 때를 기억하세요?"728x90'연애(판타지) > 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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