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약혼남의 동생들2024년 01월 01일 10시 36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그랑벨 후작가에 도착하여 커다란 외문에서 속도를 줄인 마차가 저택까지 이어지는 자갈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고 저택 앞에 멈춘 마차 안에서, 라이오넬의 아버지가 아들의 어깨를 살며시 흔들어 주었다.
"저택에 도착했다, 라이오넬."
눈을 가늘게 뜨다가 몇 번 눈을 깜빡이던 라이오넬은,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앉아 있는 에디스를 보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네 배려에 푹 잠들었지만, 덕분에 몸도 괜찮아졌어. 고마워."
"정말 다행이에요, 라이오넬 님."
(다행이다. 안색도 조금 나아진 것 같네)
가슴을 쓸어내린 에디스는, 마차에서 내리는 라이오넬을 시종과 함께 도와 휠체어에 태운 후 눈앞에 서 있는 고풍스러운 저택을 바라보았다.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고상한 분위기의 저택은 오크리지 백작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에디스는 감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택 앞에는 이미 몇 명의 하인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저택의 현관문에서는 마침 한 청년이 뛰어나오는 중이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차 앞까지 달려온 청년은 라이오넬과 그의 아버지를 보고 방긋 웃었다.
"형님, 아버지! 어서 오세요. 아, 저분이 ......"
라이오넬과 같은 검은 머리에 라이오넬보다 더 보라색에 가까운 눈동자를 가진, 나이로 보아 에디스와 비슷해 보이는 청년은 에디스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랑벨 후작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에디스 님. 저는 라이오넬의 동생 크레이그입니다."
크레이그는 단정하고 품위 있는 얼굴이었는데, 라이오넬의 얼굴과 왠지 모르게 닮았다. 에디스는 역시 두 사람이 형제라는 것을 느끼고, 크레이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약간 긴장한 채로 그의 오른손을 다시 잡았다.
"처음 뵙겠어요, 크레이그 님. 오크리지 백작가에서 온 에디스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에디스 님. 그리고 저기 있는 애가 ....."
크레이그가 고개를 돌려 시선을 돌리자, 현관문에 반쯤 가려진 채 윤기 나는 검은 머리에 붉은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아직 일곱, 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소녀가 에디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동생인 아체입니다. 아체, 오빠의 약혼녀인 에디스 님이야. 인사해."
그 자리에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인 아체에게, 에디스는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저는 에디스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아체 님."
경계심이 강한 작은 동물처럼, 커다란 눈망울로 에디스를 가만히 쳐다보는 아체를 보고 에디스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 귀여워 ......!)
에디스는 웃음을 터뜨리며 아체에게 작게 손을 흔들었다. 외동딸이라서 형제자매를 동경하던 에디스는, 라이오넬에게 동생이 있다는 것이 조금 부러웠다.
라이오넬은 문틈에서 나올 기미가 없는 아체의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으며 에디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미안해, 에디스. 몇 년 전에 어머니를 잃은 영향 때문인지, 아체는 낯가림이 심해서 말이야."
"아니요, 라이오넬 님. 남동생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귀여운 여동생도 있었네요."
웃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아체를 바라보는 에디스의 모습에, 라이오넬도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랬지. 아체는 나나 남동생과 나이가 꽤 차이 나는데,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라서 말이야. 에디스라면 언젠가는 마음을 열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어."
"네. 언젠가 아체 님과도 친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전히 탐색하는 듯한 눈빛으로 에디스를 바라보고 있는 아체였지만, 에디스에게는 그런 아체의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다. 마치 작은 요정처럼 보이는 아체의 미소도 언젠가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에디스는 가져온 작은 가방을 들고 온 하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라이오넬 일행과 함께 그랑벨 후작가의 저택으로 들어섰다.728x90'연애(판타지) > 의붓언니 대신에, 남은 수명이 1년이라는 후작 자제와 약혼하게 되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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