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2)2023-04-20 14:45:57신성하게 반짝이는 하얀 칼날. 청록색 보석이 박힌 검은 칼자루. 청자색 장식이 아름다운 공중에 떠 있는 성검을 로건 님이 쥐는 순간, 스승님이나 원장님만큼 원소에 민감하지 않은 나조차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풍부한 원소가 대기를 진동시키는 것을 느꼈다. 과연 그야말로 우주의 숨결 같네요. "그래! 렉스칼리버를 베이스로 하면 렉스칼리버 이클립스. 레지나테인을 기반으로 하면 레지나테인 이클립스로 분기 진화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하늘의 성검!" "호오, 대단한 물건이로다." "예. 사람의 손에 부치는 힘이 느껴지는군요." 정말 수집가들이 울고 갈 만한 물건이다. 스승님과 셰리도 미츠카 여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인정하기 싫은지,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말했..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1)2023-04-20 14:44:48고난 끝에 마침내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을 손에 넣은 우리는, 곧바로 눈앞에서 공명하는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버와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의 두 개를 합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장소다. 또다시 눈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니 트루블루 산은 포기. 모래폭풍이 일어나면 곤란하니 사막도 안 된다. 달에서 중력변동이라도 발생하면 대재앙이니 달도 기각. 우리 집 정원은 브랜스턴 왕국의 눈에 띄니 NG, 제국? 하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뭐,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하늘을 나는 떠다니는 섬, 잔고쿠 섬이었다. 그, 빅투루유호와 셰리가 잠들어 있었던 초고도 도시의 유산. 그곳이라면 일반인이 발견할 수 없고, 문제가 생겨도 은밀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성검끼리 합체한다고 해도 도대체..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0화 그래요!2023-04-20 06:25:47"눈 떴어?" "아, 예." 여긴 어디야, 하고 일어나려던 나는, 신수 형태가 된 세토 님의 하얗고 보송보송한 털에 싸여 있는 것을 깨달았다. 눈 속에 파묻히면서도 재빨리 발동한 배리어 마법 덕분에, 옆에 있던 세토 님과 함께 눈사태 속을 캡슐처럼 굴러 떨어진 것으로 끝난 모양이다. "고마워해. 급한 마음에 네 몸을 받아주기 위해 이 모습으로 변해준 거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장벽의 벽면이 희미하게 발광하고 있어서,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광원이 확보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세토 님의 몸집이 제법 커서 꽉꽉 채워져 있는 바람에 비좁았지만, 그녀의 몸이 이렇게 쿠션이 되어준 덕분에 다치지 않았다. [주인! 무사하냐! 주인! 대답해!] [호크 군! 세토 님!] [진정해! 마력을 ..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9화 황금의 묘 도굴(2)2023-04-20 04:34:38※ 크레슨도 일행에 있는 것 같지만 어째선지 그에 대한 서술이 없다. ◆◇◆◇◇◆◇◆. "있네" "있다."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어." "꽤 멀었으니까." "여기가 그곳인가?"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버가 가리키는 푸른 빛은, 스키장의 슬로프보다 훨씬 가파른 경사면 중간에서 멈춰 섰다. 오랜 적설과 폭설로 인해 발밑이 완전히 빙판길로 변해버려서 삽으로 땅을 파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 밑에 용사와 성조의 황금상이 묻혀있다는 거지?" "그래. 그럼 로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해 봐. 최대한 힘차게, 멋지게!" 아, 이거 못 들은 척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나, 진정한 용기를 품은 자. 나, 태양의 빛을 이 가슴에 품은 자. 위대한 미의 여신의 힘으로 혼돈의 세계에 질서와 조화를 가..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9화 황금의 묘 도굴(1)2023-04-20 04:32:40"오! 설날 이후 오랜만이구나 호크! 건강은 괜찮은가? 감기 같은 건 걸리지 않았고?" "예. 연초에 조금 아팠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건강해요." 세계의 끝. 아무리 A급 모험가라도 그 산기슭까지 도달하는 데만도 몇 주가 걸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다. 게다가 주변에는 강력한 몬스터가 득실거려서, S급 모험가라도 함부로 발을 들여놓으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영봉, 트루블루산. 그 산 정상에 신전을 지어둔 재난 지정 등급의 위험한 마물. 아니, 마물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거만하다. 모험가 길드에서 SSS급 위험도를 인정받은, 수만 년을 사는 황금빛 사룡 하인츠. 그런 그가 나를 끌어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선 따뜻한 코코아라도 한 잔 마시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안녕하십니까 하인츠 공. 갑자..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3)2023-04-20 03:55:03"그러니까, 이쪽은 언제든 합체할 수 있도록 되다는 신호인 거야, 이거. 깜빡깜빡거리면서 마력의 파동을 내뿜고 있는 게 짜증 나서 얼른 합체시키고 싶은데, 달의 성검은 너와 네 스승이 세타 녀석과 함께 달의 용사들을 모두 악취미 한 전시품으로 만들어 버렸다면서?" "성검에 무슨 이변이 생긴 건 아닌지 왕궁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 걱정하고 있어. 방금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 큰일 날 것 같아서 빨리 해결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없을까?" 그럼. 상담하고 싶다는 것은, 그 산에 대해 잘 아는 나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고 싶다는 뜻이다. "하하, 그런 거군요. 그런데 세토 님, 좀 너무 솔직하지 않으세요? 모처럼의 로맨틱인데......." "그야~ 나라도 TPO 정도는 조절할 수 있어. 예를 들어 두 용사가 협..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2)2023-04-20 03:53:06[이 녀석 앞에서 그 녀석을 생각하다니, 배짱이 좋네~ 당신]이라며 놀람 반, 웃음 반으로 웃고 있는 오늘, 대형견만 한 개가 되어 가마 위에서 당당하게 서 있는 백아의 성수님, 그리고 그런 성수님을 발밑에 모시고 당당하게 서 있는 로건님. 로건 님과 이그니스 폐하는 라이벌 의식이 강하니까. 둘 다 든든한 어른인 척하면서도, 의외로 사소한 일에도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다. 그건 그것대로 좋은 라이벌 관계일지도 몰라. 기분 좋게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의욕에도 이어지니까. "미안, 미안. 너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다만, 나랑 있을 때는 그 사람 생각은 안 해줄래?" "선처하겠습니다, 예." 이런 소소한 일탈이 있었지만, 사애제 퍼레이드는 무사히 성대하게 끝났다. 저격 사건 같은 일..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1)2023-04-20 03:51:53자유로운 사랑의 나라, 바스코다가마 왕국. 뜨거운 모래의 대지에 뿌리를 내린 백성들이 모든 사랑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그 나라에서는, 중혼, 다부다처제, 이종혼, 동성혼 등 온갖 소수자들의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조차 용서받지 못한 이들이 각자의 사랑을 안고 모여드는 사막의 왕국에서는, 매년 2월 14일부터 3월 14일까지 한 달간 사랑에 감사하는 [사애제(謝愛祭)]라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로건 님과는 오래 알고 지냈지만, 그 나라에서 그런 축제를 한다는 것을 나는 최근까지 몰랐다. 혹은 '아, 그렇구나. 관심 없어'라며 금방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연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애, 우애, 이웃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늘 애..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7화 언젠가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2)2023-04-19 06:19:00두 사람은 이른 아침 이불속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맞대었다. 어제까지 계속 내리던 진눈깨비 섞인 차가운 비가 완전히 그친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태양과 푸른 하늘이 보인다. "이상하다니, 무슨?" "외국 남자 아이가 아주 행복하게 사는 꿈." "머리가 금발이고, 눈이 파란?" "그래. 피부가 하얗고 뚱뚱해." "그 꿈, 나도 꾼 것 같아." "거짓말. 그럼 둘이 같은 꿈을 꿨다는 거야? 그런 우연이 있을까? "있겠지? 아무리 믿을 수 없는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 알지?" 야스오미는 침대 옆 쓰레기통 위에 놓인 휴지에 손을 뻗어 눈가를 닦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상하게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아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찬..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7화 언젠가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1)2023-04-19 06:18:21가네다 야스오미(金田安臣)는 밤마다 거실에서 저녁 술자리를 갖는다. 한때는 알코올 도수 9%의 독한 캔을 하루에 두세 병씩 마셨지만, 요즘은 3% 정도의 덜 취하지 않는 것을 고르고 사서 마신다. 12년 전 봄에 외아들 야스타카를 교통사고로 잃은 이후 아내 요리코가 야스오미보다 더 술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은 아침 등굣길에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그것도 뺑소니였다. 적어도 차에 치인 직후 구급차를 불러주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은 범인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설상가상으로 뺑소니범은 자기 보호만 생각하는 나쁜 사람이었다. 분노에 휩싸여 재판에서 철저하게 때려눕혔지만, 분노도 억울함도 허탈함도 사라지지 않았다. 배상금 따위보다 그 애를 돌려달라고 외치던 아내의..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6화 헬로헬로 월드(2)2023-04-19 04:59:16"수백 년을 살다 보면 점점 더 세세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되거든. 하지만 수백 년을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어서 말이여." 아내와 딸을 뱀파이어 로드에게 물리고, 운 좋게 그 뱀파이어 로드를 쓰러뜨렸을 때 대량의 피를 뒤집어쓰고 자신도 뱀파이어 로드가 되기 전부터 오레가노는 아내와 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불화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냉랭하게 대했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건 소중히 여겨야 혀. 뭐, 네 경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오레가노는 가족에 대한 마음은 없는 거야?" 자신을 무시하는 고집불통 미모의 아내와 반항기 가득한 딸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도 가족을 사랑했다는 오레가노의 옆모습에서는, 애잔함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가족은 그..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6화 헬로헬로 월드(1)2023-04-19 04:58:41"호크으으으으! 다행이야, 다행이야아아아!" "걱정시켜서 미안 아빠, 엄마. 모두들." "하루 만에 일어나다니 정말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할지 몰랐을 테니까. 아까도 [호크가 깨어날 때까지 회사는 쉬고 옆에 있을래~]라고 말했거든." "당연하지! 회사보다 호크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 "하하, 그건 기쁘지만, 일어나면 아빠의 회사가 부도난 상태라면 곤란해..." 자신의 코골이 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울부짖는 이글 아빠에게 안겨서 볼을 부비적거리고 있었다. 아빠만이 아니다. 내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내 방으로 달려와 준 것이다. "무사히 깨어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네, 정말로요." "그래서 말했잖아? 주인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아니, 위험해서 전혀 괜찮..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5화 인사이드림(2)2023-04-19 04:13:48"도련님, 여기는 꿈속이여." "알아. 꿈속에서 환상의 상대한테 무슨 말을 해도 쓸데없는 자기만족에 불과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그게 아니고." 오레가노의 투박한 큰 손이 나를 안아 올린다. 안아 올려진 나와 그의 눈높이가 맞는다. "이거 알아? 꿈은 현실과 우울증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버려. 꿈속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고 언제나 없어. 누구도 무엇으로든 변신이 가능한 꿈 속에서는, 세상의 벽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여."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만큼 해보랑께!" 오레가노에게 던져진 나는 에어하키처럼 꿈속을 주욱 나아갔다. 오르는 듯도 하고 내려가는 듯도 한, 육체에서 벗어난 내 정신이 어둠 속을 미끄러져, 향하는 곳은 어디로 가든 꿈속..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5화 인사이드림(1)2023-04-19 04:12:12"......님 ......련님." "누구?" "도련님, ...... 이제야........았다 ......" "그래서, 누구?" "도련님!" "우옷!?" 순간 세상이 비눗방울처럼 톡톡 터졌다. 병실도, 창밖의 풍경도, 엄마도, 모든 것이 다 터지면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어둠 속에 파자마 차림으로 서 있는 나뿐이었다. "...... 누구셔?" "그건 이쪽 대사인데요!?" 내 손을 잡고 '끌어올린' 무언가. 그것은 호랑이 수인이었다. 긴 송곳니가 있는 걸로 봐서 사벨타이거일까. 인형치고는 엄청나게 리얼하다 ......그게 아니라! "오레가노!?" "오! 도련님이 맞구마!" 잡힌 내 손이 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의 작은 손으로 바뀐다. 그의 눈에 비친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청년이, 금발에 푸른 눈동자의 백인..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4화 몽유록은 안 돼2023-04-19 03:35:36눈을 떠보니 병실이었다. "야스타카!" "깨어났구나!" "어?" 눈앞에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전생의 부모님의 얼굴이. 다급하게 울리는 간호사 호출을 받고 달려온 의사들. 영문도 모른 채로 이것저것 검진과 문진을 받고, 멍하니 유리창에 비친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의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 "드디어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그래! 걱정했다고!" "아, 응. 저기, 응, 그래, 그, 뭐랄까, 뭐라 말할 수 없다고나 할까." 어렴풋이 흐릿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래, 나는 가네다 야스타카, 16세,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혐의 배배 꼬인 남고생이 아침 등굣길에 차에 치여 12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한다. 다행히 큰 부상이나 후유증은 없었고, 단지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서 깨어나지 못하는, 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