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저주받은 교회 42024-09-03 01:26:59전생에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은 전혀 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도 마음 한구석에 항상 외로움과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성녀라는 위치에서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아랫사람들이 불안해할 것 같았다.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웃고 밝게 지내려고 노력했고, 항상 '백성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야만 했다. 원래는 지금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펠릭스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마음을 허락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펠릭스가 내 관자놀이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사랑스럽게 미소를 짓는 아이스 블루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고마워.”“왜?” 왜 펠릭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내가 감사해야 하는..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저주받은 교회 32024-09-03 01:26:36“고마워, 티아나. 무사히 소란도 진정되었고 전부 무사했어. 모두들 안심한 것 같아.”“다행이야. 당신도 수고했어.” 자라 님의 저주를 무사히 풀고서 참가자들을 간호도 했던 나는, 현재 펠릭스의 방 소파에 등을 기대며 축 늘어져 있다. 저주를 받은 영애들도 자라 님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자라 님한테서는 깨어난 후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라고 한다. 역시 지쳐버려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다.“...... 항상 티아나만 힘들게 해서 미안해.” 그런 나를 보고 옆에 앉은 펠릭스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가 걱정하는 듯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자 작은 미소가 피어났다.“아니, 이게 내 일인걸. 당신에게는 당신의, 성녀에게는 성녀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신경 쓰지 마.”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저주받은 교회 22024-09-02 12:27:12“......큭, 아악 ...... 으으 ......” 자라 님의 노출된 목과 팔 등의 피부에는, 뱀을 닮은 검은색 멍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라 님은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멍은 지금도 계속 목부터 얼굴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시, 싫어 ...... 도와줘! 어째서 ......”“이쪽으로 오지 마! 만지지 마!” 그리고 주변에 있던 영애들의 팔과 다리에도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염된 것인지도 모른다. 영애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하는 친구를 발로 차고서 도망쳤다.“...... 거짓말이지.” 이것은 틀림없이 '저주'다. 그것도 꽤 강력한. 나는 저주가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즉시 달려가서, 자라 님을 비롯해 그 주변에 있던 영애들 주위에 결계를 만들었다.“우와아아,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저주받은 교회 12024-09-02 03:01:25다음 주 말, 지하 유적지로 향하는 루피노와 이사벨라를 성문까지 배웅한 나와 펠릭스는 오늘 밤 왕성에서 열리는 야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선대 황제 때문에 쓸데없는 행사가 너무 많아졌어.” 전 황제는 여자와 화려한 것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왕성에서 무도회나 파티를 열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연례행사처럼 되어 버린 행사도 많았고, 이를 기대하는 귀족들도 많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준비에 쫓기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고, 메이드들이 단정하게 꾸며준 나는 직접 주문한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었다.(역시 파란색만 입고 있을 수는 없는걸) 펠릭스는 사교 모임에 나갈 때면 특히 자신의 색을 내게 입히기를 원했다. 그래서 자기가 선물한 것이 아니라고 투덜거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펠릭스와..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급격한 변화 22024-08-31 23:57:29하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럴 수 없었다.“미안. 이제 말하지 않을 테니 도망치려 하지 마.” 그 목소리가 너무 간절해서, 나는 저항을 멈추고 순순히 그의 품에 안겼다.“티아나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자꾸 들어. 저주를 모두 풀기 전까지는 너무 들뜨지 않으려 했는데........” 펠릭스도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다시 한번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이대로는 내가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나는 부끄러움을 억누르며 자신의 몸에 감긴 펠릭스의 팔에 손을 얹었다.“미안해, 물론 싫은 건 아니야. 그냥 부끄러울 뿐이라서.”“그럼 다행이고.”“나도 펠릭스와 제대로, 그,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안도한 듯 펠릭스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모든 저주를 풀고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급격한 변화 12024-08-31 23:31:18지금은 왕성의 식당에서 펠릭스, 루피노, 이사벨라, 네 사람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다. 남은 두 곳의 저주받은 땅의 정화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있지만, 주로 별일 아닌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고 있었다.“후후, 이렇게 네 명이서 식사하는 것도 좋네요.”“전에는 누구 덕분에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 같은데...”“...... 펠릭스 님은 정말 '좋은 성격'이니까요.” 펠릭스와 이사벨라의 대화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때는 이렇게 금방 네 명이서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어쨌든 지하 유적에 대해서는 저와 루피노 님께 맡겨 주세요.”“예. 두 분은 공적인 일로 바쁘실 테니까요.” 제국은 사교 시즌이 한창이라서 우리도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행사가 적지 않기 때문..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계약과 이후의 일 32024-08-28 13:09:51"티아나." 귓가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여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다음 순간 뺨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순간 입에서 '히아'라는 얼빠진 소리가 새어 나왔다.(하아, 부끄러움이라든가 수줍음을 참을 수 없어......!) 얼굴에서 불이 나올 것 같을 정도로 뺨에 불이 붙었다. 반면 펠릭스는 평소처럼 즐거워 보인다. 그는 내 머리카락을 한 움큼 집어 입술에 갖다 댔다.“이제부터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아도 되겠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내가 얼어붙은 채로 입을 다물자, 펠릭스는 “티아나?”라고 말하며 눈썹을 모았다.“아, 미안해! 저기, 너무 놀란 것뿐이라서......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계약과 이후의 일 22024-08-28 12:37:45그날 저녁, 나는 펠릭스의 방을 방문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그는 당황스러워했지만, 그렇다고 내쫓을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갑자기 미안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그래.” 소파에 나란히 앉아 펠릭스를 똑바로 쳐다본다. 우리 사이의 공간이 평소보다 훨씬 거리가 멀어 가슴 한구석이 아팠다. 분명하게 호감을 표현하는 것이 아직은 조금 무섭다. 분명 펠릭스와의 감정 차이는 여전히 크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그를 향한 마음은 사랑만이 아니다. 전생부터 지금까지, 무엇보다 누구보다 내가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다. 앞으로 그런 펠릭스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도 지금은 있었다.“나, 펠릭스를 좋아해”“──에....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계약과 이후의 일 12024-08-26 18:15:41나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펠릭스를 찾아가서 '듣고 싶지 않다'라고 거절당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그 이후에도 식사할 때에 얼굴을 마주쳤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하지 않고 무미건조한 대화를 나누는 어색한 시간만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펠릭스 님과 싸우셨어요?”“...... 싸웠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역시 그 일 때문이군요.” 날씨가 좋은 오후, 왕성 정원의 정자에서 함께 차를 마시던 이사벨라는, 루피노한테서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 뭔가 감이 잡히는 듯했다. 혼자 고민해도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아서, 나도 이사벨라에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상담을 받기로 했다. 그리..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티아나와 엘세 52024-08-25 18:09:54(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하고 억울해서, 괜히 상처받은 기분이 들었지) 그런 시시한 감정에 휘둘려서 그녀를 대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을 한 것이다. ㅡㅡ내가 아직 어렸을 때, 엘세와 루피노 님과 셋이서 지내는 일도 적지 않았다.[루피노, 정말 고마워. 당신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별일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야 얼마든지][후후, 매번 의지하고 있어] 두 사람은 강한 신뢰관계로 맺어져 있으며, 항상 가까이에서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끈끈한 유대감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런 엘세를 지지하고 도와주는 루피노 님을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부러워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나는 그 사람처럼 될 수 없었다) 루피노 님은 누구보다 훌륭한 분..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티아나와 엘세 42024-08-25 18:08:56루피노의 집무실로 이어지는 복도는 외길이라서, 이 방에 오는 것 외에는 다른 용무가 있을 리가 없다. 펠릭스는 이 방 앞까지 왔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갔을 것이다. 문 너머로 나와 루피노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면 그 행동도 납득이 간다.(...... 정말,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았어) 예전에 루피노에게 포옹을 받았을 때도 펠릭스에게 들켜버린 일이 생각난다. 방금의 사실을 숨기고 싶지는 않으니 펠릭스에게 제대로 내 입으로 설명할 생각이었다.[──엘세] 루피노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엘세 리스'이지 내가 아니다. 그리고 그의 진심 어린 고백에 대한 대답을 17년이나 안 해놓은 와중에, 소중한 친구를 위해 껴안았다고 전하려고 했다.(눈물을 흘리는 루피노를 억지로 떼어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걸) 이..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티아나와 엘세 32024-08-25 02:30:38방금 전까지 부축해 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명한 포옹에 당황하고 만다.(왜 이런담 ......) 이렇게 그에게 포옹을 받은 것은 두 번째다. 첫 번째는 그가 엘세의 환생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루피노가 아무 의미 없이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황후라는 입장이고, 펠릭스를 배신하는 것은 싫어서 슬그머니 루피노한테서 벗어나려고 할 때였다.“──엘세.” 루피노의 목소리와 안아주는 팔에서 지금도 '엘세'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문득 과거의 대화가 뇌리에 떠올랐다.[저요? 제가 좋아하는 건 엘세인데요][나도 루피노를 좋아하지만, 그게 아니라ㅡㅡ][아뇨, 맞아요. 저는 여성으로서 당신을 좋아하니까요] 기억이 나지 않았던, 그다음도.[고, 고마워..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티아나와 엘세 22024-08-23 18:17:07“전에 말씀드린 대로, 제국 내에 보관되어 있던 예의 마물에 관한 문헌은 모두 소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웃나라의 마물에 관한 연구소에 연락을 취했더니, 과거에 제국에서 그 정보를 공유한 적이 있다고 해서 서둘러 자료를 보내주었습니다.”“대단해, 고마워.”“별말씀을.” 감탄하는 나에게, 루피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정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 마력을 빨아들이는 마물이 제국의 초대 황제와 황후에 의해 봉인되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루피노는 한숨을 쉬며 계속 말했다.“그리고 지금은 마물의 봉인이 풀렸다는 것도 말이죠.”“......뭐?” 심장이 두근거리며 안 좋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종이 뭉치를 움켜쥐며 루피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제국에는 수많..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티아나와 엘세 12024-08-23 18:15:43베르타 마을의 저주가 풀린 지 한 달이 지났다. 드디어 세 번째의 '저주'가 풀리면서, 제국의 백성들은 지금까지의 일이 우연이 아니며 나머지 두 곳도 곧 풀릴 것이라며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한다. 왕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마주칠 때마다 모두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무심코 미소를 짓게 된다. 제국 밖에서도 저주가 속속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그동안 교역을 중단했던 외국에서도 교역을 재개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한다. 제국은 마보석뿐만이 아니라 마도구에 사용되는 마광석 등 많은 광산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저주'에 겁을 먹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면 본래는 거래하고 싶은 상대임에 틀림없다.(기회주의라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
- [ 연애(판타지)/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제2부 처음 느끼는 감정 42024-02-26 23:41:45몇 번이나 왔던 펠릭스의 방인데, 옆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긴장된다. 내 옆에 앉은 그를 차마 보지 못하여, 무릎 위로 깍지 낀 자신의 손가락 끝만 쳐다본다. (어떡하지, 방금 것은 분명 들킨 것 같은데 ...... 애초에 들킨다니 뭐를? 혹시 내가 펠릭스를 ......)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머릿속에서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사벨라에 대해 '질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제야 깨달았다. "티아나." "네!" "저번에 이사벨라랑 얘기하고 나서 나를 조금 피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도 질투심 때문이었어?" 펠릭스가 말하는 것은, 이사벨라로부터 '결혼을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일 것이다. 이사벨라가 펠릭스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속이 답답했던 것도 모두 질투심 때문이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