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티아나와 엘세 1
    2024년 08월 23일 18시 15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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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타 마을의 저주가 풀린 지 한 달이 지났다.



     드디어 세 번째의 '저주'가 풀리면서, 제국의 백성들은 지금까지의 일이 우연이 아니며 나머지 두 곳도 곧 풀릴 것이라며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한다.



     왕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마주칠 때마다 모두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무심코 미소를 짓게 된다.



     제국 밖에서도 저주가 속속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그동안 교역을 중단했던 외국에서도 교역을 재개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한다.



     제국은 마보석뿐만이 아니라 마도구에 사용되는 마광석 등 많은 광산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저주'에 겁을 먹기는 했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면 본래는 거래하고 싶은 상대임에 틀림없다.



    (기회주의라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걸)



     펠릭스도 제국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그들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베르타 마을 사람들의 매장은 이미 끝났고, 우리 네 명도 다시 한번 방문했었다. 지금은 완전히 정화된 마을이며, 백성들이 성묘를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우로라 님과 연인이었던 남자도 함께 묻혔는데, 이때 제국을 지킨 위대한 마법사와 성녀로서 백성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부디 두 사람이 재회할 수 있기를 바라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



    “티아나, 이리 와.”



     의자에 앉은 펠릭스는 자신의 바로 옆을 톡톡 두드리며 미소를 보냈다.



     슬그머니 다가와 그의 손이 닿은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자마자 바로 허리를 껴안는다.



    “너, 너무 가까운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더 곁에 있고 싶어.”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와서 코끝이 닿을 것 같은 거리까지 다가온다.



     아이스블루의 눈동자에 비친 나는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어서, 부끄러움에 황급히 얼굴을 돌렸다.



    “자기 얼굴이 잘생겼다는 걸 알고 이러는 거지?”

    “티아나가 항상 내 얼굴을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가볍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펠릭스는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그 압도적인 미모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무심코 눈길이 가는 순간이 많았다.



    “나는 쓸 수 있는 건 전부 쓰자는 주의라서 말이야.”

    “으으......”



     귀에 대고 속삭이자, 자기 목소리도 좋다는 걸 알고 이런다며 내심 머리를 감쌌다.



    (내가 호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펠릭스의 접근이 너무 노골적이야)



     그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때? 효과는 있어 보여?”

    “......정말 분해.”

    “하하하, 그런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네.”



     나만 휘둘리는데, 반면 펠릭스는 언제나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라서 분하다.



    “앞으로도 나를 의식하고 더 좋아하도록 해.”



     얼굴을 돌린 내 몸에 펠릭스가 팔을 감아서 껴안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펠릭스에게 이런 짓을 당하고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계속 달아오르는 뺨을 양손으로 누르고 있었다.





     ◇◇◇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자기 방에서 서류 작업을 하던 나는 펜을 내려놓고 일어섰다.



    “티아나 님, 지금부터 마법의 탑에 가시는 건가요?”

    “응, 루피노와 잠깐 얘기할 게 있어서.”



     혼자 가겠다고 마리엘에게 말을 건 나는 방을 나와 마법의 탑으로 향했다.



     사실 루피노로부터 '예전에 이야기했던 마력을 빨아들이는 마물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다.



     마법의 탑에 도착하자마자 루피노의 집무실로 안내되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고마워.”



     루피노와 마주 앉자 낡은 종이 몇 장을 건네주었다. 얼핏 훑어보니 어떤 마물에 대해 정리한 문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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