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처음 느끼는 감정 22024년 02월 26일 22시 54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이사벨라의 고향인 델랄트 왕국에서는, 스승인 성녀가 제자의 졸업을 인정할 때 로드에 매다는 마보석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제가 어른이 되어 훌륭한 성녀가 되면 마보석을 선물로 받고 싶어요!]
[그래, 알았어. 아주 특별한 것을 준비해 줄게]
나는 전생의 기억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사벨라와의 약속도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것을 후회했다.
"그걸 목표로 ......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 죽어버리다니, 믿기 싫고 모든 걸 용서할 수 없어서 ...... 엘세 님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 도, 펠릭스 님을 지키다가 ...... 목숨을 잃은 것도 알고 있었지만 ......!"
당시 여덟 살이었던 이사벨라에게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 처음이라서, 받아들이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슬픔과 아픔을 분노와 원망으로 바꾸어 조금이라도 마음을 지키려 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텅 빈 성녀라는 말도 알고 있었고, ...... 그 모습도 보았기 때문에 엘세 님의 뒤를 잇는 제국의 성녀가 그런 것을...... 용서할 수 없어서........ ...펠릭스 님이 엘세 님 말고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너무 싫어서............"
"...... 응."
"왜냐면 펠릭스 님은, 계속 엘세 님을 좋아한다고 말했으니까요 ......!"
그래서 배신당한 기분으로 나를 그와 찢어놓으려 했던 거라고 이사벨라는 말했다. 모든 것이 엘세를 생각한 일이었음을 알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
"어린애 같은 짓을 해서 ...... 상처를 줘서 정말, 죄송해요 ......"
이윽고 아이처럼 으앙 소리를 내며 이사벨라는 눈물을 흘렸다.
과거의 자신의 죽음이 어린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혔을까.
나는 일어서서 이사벨라 옆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그녀의 등에 팔을 두르며 안아주었다.
"괜찮아, 나는 상처받지 않았어. 이사벨라가 착한 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내게 마력이 거의 없었던 것도 사실인걸."
"......흑흑......"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 내가 그렇게 죽어 버렸으니 너야말로 상처받았을 텐데..."
이사벨라는 고개를 작게 좌우로 흔들고서, 조심스럽게 내 옷을 움켜쥐었다.
"......죄송해요......"
"아니, 내가 더 미안해. 계속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마워."
그 후에도 이사벨라는 내 품에서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
한 시간 정도 지나 이사벨라가 진정이 되었을 때, 나는 미지근해진 차를 다시 끓였다.
눈물로 부은 눈을 한 이사벨라는 조용히 찻잔을 입에 대었다.
"...... 맛있어요. 엘세 님이 끓인 차의 맛이네요."
"후후, 다행이야."
그렇게 천천히 차를 마시며, 나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사벨라는 펠릭스와 마찬가지로 나 이상으로 실비아에게 화를 내며, 왕녀답지 않은 말로 욕을 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후, 이사벨라는 내가 엘세라는 것을 알게 된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
"애초에 다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던 펠릭스 님이 애정 공세를 펼치며 티아나 님에게 빠져 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괜히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애, 애정 공세......"
"네. 그런 태도는 엘세 님 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외에 생각나는 이유로는,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과 선을 긋고 있는 루피노와도 상당히 친근했던 점, 그리고 성마법에 대한 지식 등도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 영묘에서의 언행이 엘세 님과 똑같았어요. 아아, 분명 엘세 님이라면 이렇게 할 거라고 생각했죠."
큰 결정적 계기는 없었지만, 쌓여가는 위화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을 도출해냈다고 한다.
"그랬구나. 숨겨서 정말 미안했어."
"아뇨, 다 제 잘못이에요. 엘세 님의 일로 마음이 잘 정리가 안 되어서요."
꽉 껴안은 이사벨라를 쓰다듬으며 "정말 많이 컸구나.", "훌륭한 성녀가 되었구나"라며 처음엔 말하지 못했던 말을 전했다.
그러자 이사벨라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려 하다가, 당황한 듯 입을 꾹 다물었다.
"이제부터는 성심성의껏 티아나 님을 모실게요."
"고마워요. 이사벨라가 있어서 든든해."
남은 '저주'의 해제도 펠릭스와 루피노, 그리고 이사벨라의 협조가 있다면 괜찮을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사벨라는 파론 왕국에서 나를 봤었지?"
"네, 파론 신전에서요. 1년 전쯤 왕국에 갔을 때 티아나 님을 뵈었어요."
그때 스쳐 지나간 나는 자신의 무력함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부끄러워 ......)
무엇보다 그런 모습을 보았으니 나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절대 실비아를 용서할 수 없어요. 쉽게 죽이면 안 돼요."
이사벨라는 입술을 꽉 깨물며 분노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아, 하지만"이라고 중얼거리며 눈썹을 모았다.
"제국에 오기 직전에, 파론 왕국의 대성녀가 몸져누워있다고 들었어요."
"뭐? 실비아가?"
"네.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확실한 정보예요."
처음 듣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델랄트 왕국에는 우수한 정보원이 있어 각국의 정보가 들어온다고 한다.
내가 팔론 신전에 있을 때는 실비아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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