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처음 느끼는 감정 12024년 02월 26일 22시 10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옆에 있던 펠릭스의 두 눈이 휘둥그레진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엘세였다는 걸 알아차렸어 ......?)
아까 아우로라 님과의 대화에서 내가 환생한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내가 엘세 리스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짐작되는 것은 많지만, 어쨌든 지금은 시간이 없다.
"어쨌든, 왕성에 돌아가서 이야기하자? 응?"
"...... 네."
등을 쓰다듬어 주자, 이사벨라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는 마을의 독기를 모두 정화시킨 후 루피노에게 향했다.
◇◇◇
베르타 마을의 정화를 무사히 마친 우리는 별 탈 없이 왕성으로 돌아왔다. 나와 펠릭스, 루피노와 이사벨라로 나뉘어 행동하고 있어서 우리만 먼저 돌아왔다.
펠릭스는 나를 방까지 데려다주고서 마리엘에게 빨리 쉴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정말 고마웠어. 티아나는 푹 쉬어."
"여보는 쉬지 않아?"
"나는 이번에 거의 아무것도 안 했으니 문제없거든."
많은 마물을 물리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펠릭스의 감각이 걱정스러웠지만, 고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 이럴 때의 펠릭스는 어차피 쉬라고 말해도 듣지 않아)
그래도 빨리 마무리 짓겠다는 약속은 했다.
장례에 관해서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베르타 마을 사람들을 위한 위령비나 아우로라 님의 기념비도 세울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그때 꼭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디 모든 분들이 편히 잠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나머지 두 곳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그래. 고마워, 티아나.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쉬어. 또 쓰러지면 안 되니까."
"요즘은 체력도 많이 좋아졌으니 괜찮은걸."
그렇게는 말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쓰러질 것 같을 정도로 지쳐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으니, 체력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어)
나름대로 가볍게 운동하고 있지만, 역시 오랫동안 영양 부족에 시달린 몸은 아직 완전치 않은 모양이다.
펠릭스를 배웅한 후 마리엘의 도움을 받아 땀을 닦고 옷을 갈아입고서 깊은 잠에 빠졌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이사벨라와 내 방의 소파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
ㅡㅡ상당히 피곤해서인지, 잠에서 깨어난 것은 거의 대낮이었다.
서둘러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고 방으로 가져다준 늦은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펠릭스를 만나러 가려고 하던 차에 문 앞에 서 있던 이사벨라와 마주쳤다.
"아, 안녕하세요, 이사벨라 님."
"...... 안녕하세요. 잠시 시간 좀 내도 될까요?"
"물론이에요, 들어오세요."
이사벨라를 방으로 들여보내면서 메이드들에게 차의 준비를 부탁하고, 마리엘한테는 [아침 식사에 늦어서 미안해. 그래도 충분히 쉴 수 있었어]라고 펠릭스에게 전언을 부탁했다.
차의 준비를 마친 후에는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으니 물러나 달라고 부탁했다.
"............"
"............"
둘만의 실내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색함 같은 것이 있다.
어제까지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사벨라가 나를 배려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죄책감을 느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게 된다.
"이사벨라 님, 어제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왕성에 돌아가서 대화하려고 했는데 이런 시간까지 자버려서 죄송해요."
"아뇨,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요. 마물을 쓰러뜨려 주셨고, 마지막의 정화도 거의 이사벨라 님께서 해주셨잖아요. 치유 마법도 포함해서 정말 감사했어요."
"............"
나는 막바지에 거의 힘이 다 빠져서, 이사벨라가 아니었다면 무사히 정화를 끝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사벨라는 한동안 말없이 무릎 위에서 양손을 움켜쥐고 있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자수정 빛깔의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당신은 엘세 리스 님이신가요?"
이사벨라의 목소리가 조용한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원래 그녀에게 계속 숨길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저는 전생에 엘세 리스였어요. 반년 전에 기억을 되찾았지만요."
"............!"
두 눈을 크게 뜬 이사벨라가 숨을 멈추었다. 이내 이사벨라의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왜, 왜 ...... 말씀해주시지 않았나요 ......"
"엘세는 이미 죽은 과거의 사람이잖아요. 게다가 엘세를 싫어한다고 했으니 말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곤란하다는 듯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이사벨라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아니요, 제가 엘세 님을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네?"
"훌륭한 성녀가 되면 ...... 엘세 님께서 마보석을 주신다고 약속해 주셨는데 ......"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듣자, 19년 전 그런 약속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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