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저주받은 교회 3
    2024년 09월 03일 01시 26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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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워, 티아나. 무사히 소란도 진정되었고 전부 무사했어. 모두들 안심한 것 같아.”

    “다행이야. 당신도 수고했어.”



     자라 님의 저주를 무사히 풀고서 참가자들을 간호도 했던 나는, 현재 펠릭스의 방 소파에 등을 기대며 축 늘어져 있다.



     저주를 받은 영애들도 자라 님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자라 님한테서는 깨어난 후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라고 한다.



     역시 지쳐버려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다.



    “...... 항상 티아나만 힘들게 해서 미안해.”



     그런 나를 보고 옆에 앉은 펠릭스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가 걱정하는 듯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자 작은 미소가 피어났다.



    “아니, 이게 내 일인걸. 당신에게는 당신의, 성녀에게는 성녀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신경 쓰지 마.”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 나는 “게다가”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 저주는 고의로 만들어낸 것이었어.”



     그렇게 말하자, 펠릭스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역시 실비아가 연루된 건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슈리스 후작가는 파론 신전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



     결국 실비아를 직접 만나서 조사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확신할 수 없다. 설령 이번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해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모든 '저주'를 풀고 힘을 되찾은 후, 파론 왕국으로 돌아가 실비아를 직접 만나 싸우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내가 저주를 풀었으니, 실비아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야.”



     실비아는 분명 내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볼 것이 틀림없다. 이번처럼 누군가를 이용해서 공격해 올 수도 있다.



     골치 아픈 일들만 있지만, 사실 좋은 일도 있었다.



    “루피노와 이사벨라가 무사히 지하 유적의 저주를 풀어준 것 같아.”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또다시 마력이 돌아왔어.”



     두 사람은 아직 유적지에서 돌아오지 않았지만, 저주를 풀기 위해 마력을 쏟아부을 때 마력이 더욱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 하지만, 오늘부로 확신했어)



     현 단계에서 돌아온 것만으로도 이미 전성기의 엘세보다 마력량이 더 많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지식과 경험은 지금도 내 안에 남아 있다.



     다시 말해 마지막 한 곳인 발트 무덤의 '저주'를 풀고 모든 마력이 돌아오기만 하면, 티아나 에버렛은 대성녀 엘세 리즈를 능가하는 성녀가 될 것이다.



     몇 달 전, 텅 빈 성녀로서 이 나라에 왔을 때만 해도 지금은 대성녀로 불리는 실비아에게 상처 하나 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곧 실비아를 몰아넣을 수 있어)



     나에게도 지난 15년은 너무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계속 외롭고 쓸쓸하고 힘들고 슬펐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옥 같은 나날들을 떠올리자 눈 밑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티아나?”



     살며시 펠릭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을 때, 신비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른다. 이렇게 내가 직접 만지거나 하는 것이 드문 일이라서 그런가 보다.



    “...... 왠지 기대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그래.”



     솔직한 마음을 전하자, 놀란 듯 잠시 머뭇거렸던 펠릭스가 손을 내밀었다.



    “그래, 얼마든지.”



     그리고 상냥한 손길로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목소리도 분위기도, 모든 것이 부드럽고 따스해서 어깨에 힘이 풀린다.



    (그렇게나 작아서,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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