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막간 어느 성녀의 독백2024년 09월 03일 02시 04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뭐? 티아나가 혼자서 저주를 풀어냈다고?”
“네. 연회에 참가한 사람이 확인했다고 해요. 그 브로치를 선물한 슈리스 후작가의 딸도 무사했다네요 ......”
한밤중에 깨어나 밤새도록 저주에 시달리는 실비아 님을 성마법으로 치료하고 있을 때, 부 신전장이 실비아 님을 찾아왔다.
항상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지금도 마력과 체력의 한계로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힘든 나로서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실비아 님이 또다시 티아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겠지.
보고를 받은 실비아 님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물들었고, 나를 밀쳐내고는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부 신전장에게 소리쳤다.
“거짓말 마! 그럴 리가 없잖아! 마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티아나가 어떻게 그렇게 복잡한 저주를 풀 수 있단 말이야!”
“저, 저도 그건 잘......”
“이 쓸모없는 녀석! 꺼져!”
짜증을 감추지 못한 실비아 님은 침대 근처에 있던 향로를 부 신전장에게 던져버렸고, 부 신전장은 도망치듯 방을 나갔다.
"큭......으아......아파, 아파, 으아아아......!"
직후, 실비아 님은 무리하게 움직인 탓인지 큰 소리를 내며 몸을 긁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지금은 새하얗던 맨살의 70% 정도가 저주의 반작용으로 뱀처럼 칠흑같이 검붉은 멍으로 물들었고, 실비아 님은 끊임없이 고통과 아픔을 견뎌내고 있다.
이토록 강력하고 흉측한 저주가 돌아온 이상, 원래의 저주는 상당한 것일 터.
그리고 나에게도 제국의 저주가 이미 몇 군데에서 풀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분명 제국의 저주는......)
나뿐만 아니라 지금의 실비아 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절대 입에 담지 않는다.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아이다! 더 치료해!”
“죄, 죄송하지만...... 이제 마력이 다 떨어져서요........”
실비아 님은 내게 소리를 지르며, 언젠가 티아나에게 했던 것처럼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시야가 흐릿해진다. 깨어 있는 동안, 마력이 있는 동안 계속 이렇게 한계까지 치료를 하고 있는데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건지.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어)
실비아 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쳐버렸고, 명백한 범죄 행위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저질렀지만 아무도 비난하지 못하고 있다.
국왕 폐하도 실비아 님과 공범이라서, 이미 신전 외부의 누군가에게 호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료 성녀인 산드라도 이 지옥 같은 생활에 지쳐서 한 번 신전에서 도망쳤으나 곧 다시 끌려와 끔찍한 벌을 받았다.
실비아 님을 치료할 수 있는 성녀가 아니었다면 틀림없이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으.”
이윽고 한계에 다다라 의식을 잃을 뻔한 내 몸을 바닥에 던져버리는 실비아 님.
이젠 무엇이 아픈지 모르겠고, 그저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아아아아악, 아파, 아파...... 으아아아아아!”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실비아의 비명을 들으며 바닥을 기어가듯 방을 빠져나온다.
지금도 의식이 날아갈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ㅡㅡ실비아 님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
“...... 티아나, 반드시 죽여 주마...... 으윽, 아아아!”
방을 나가 문을 닫았음에도 실비아 님의 절규가 들려와서,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두 귀를 막았다.
"......으으.......흑흑......"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티아나가 사라지고 나서 모든 것이 변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했던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는지도 이제야 깨달았다.
타인의 악의와 폭력이 자신에게 향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다니, 구제불능이다. 어쩌면 이것은 그 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 죄송해요 ...... 누가 좀...... 살려줘요 ......!”
쉰 목소리로 내뱉은 사과도, 구원을 구하는 말도 누구의 귀에도 닿지 못한 채 실비아 님의 외침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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