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저주받은 교회 22024년 09월 02일 12시 2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큭, 아악 ...... 으으 ......”
자라 님의 노출된 목과 팔 등의 피부에는, 뱀을 닮은 검은색 멍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라 님은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멍은 지금도 계속 목부터 얼굴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시, 싫어 ...... 도와줘! 어째서 ......”
“이쪽으로 오지 마! 만지지 마!”
그리고 주변에 있던 영애들의 팔과 다리에도 같은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전염된 것인지도 모른다.
영애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하는 친구를 발로 차고서 도망쳤다.
“...... 거짓말이지.”
이것은 틀림없이 '저주'다.
그것도 꽤 강력한.
나는 저주가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즉시 달려가서, 자라 님을 비롯해 그 주변에 있던 영애들 주위에 결계를 만들었다.
“우와아아, 도망쳐! 저주다!”
“안돼, 죽고 싶지 않아!”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저주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 모양이다.
도망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장내는 소란스러워졌고,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티아나!”
“나는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들을.......”
“까아아아!”
“도망쳐! 저주에 걸릴 수는 없어!”
“왜 이런 곳에서 ...... 싫어!”
펠릭스를 향한 나의 목소리는 중간에 비명소리에 묻혀버렸다.
초대받은 손님들은 앞다퉈 주위를 밀어내며 출입구로 도망쳐 나갔다.
“진정하세요! 결계도 쳐놨으니 괜찮을 거예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높여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만큼 제국의 백성들은 저주에 대해 강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저주를 푸는 것뿐이야)
나는 먼저 결계 안에서 고통받는 자라 님과 영애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화, 황후님 ...... 저, 죽는 건가요 ......”
“아니요, 분명 괜찮아요.”
자라 님을 제외한 영애들은, 검은 멍이 퍼져나가는 겉모습만 보면 강한 저주로 보이지만 금방 풀리는 약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어서, 만지면서 몇 번이고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었다.
(우선 그들을 정화하고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자라 님의 모습을 보고 그녀처럼 될까 봐 불안해서 금방이라도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영애들도 여럿 있다.
게다가 저주의 원흉인 것 같은 자라 님의 곁에 있으면, 저주를 풀어도 다시 옮을 가능성이 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착용하고 있던 성유물로 만든 목걸이를 드레스 안에서 꺼냈다. 그리고 양손으로 쥐고 마력을 흘려보내자, 이 일대의 저주를 한꺼번에 풀었다.
“......세상에, 아프지 않아 ......”
“이제 괜찮으니 안심해요.”
예상대로 쉽게 저주가 풀리자, 예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 이건 본보기였어)
나는 두 손을 꼭 쥐고서, 결계 밖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펠릭스에게 말을 걸었다.
“펠릭스, 이들과 다른 사람들을 다른 방으로 옮겨서 상태를 확인해. 혹시 저주를 받은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모르니까.”
“알았어. 티아나는 괜찮고?”
“응, 물론이야.”
결계 밖에 있는 펠릭스에게 미소를 지으며, 나는 방금 전의 정화가 전혀 듣지 않았던 자라 님에게로 향했다.
"......큭......괴로워.......아아악......"
그녀의 저주는 이미 온몸에 퍼져있어서, 방금 전보다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저주는 자라 님의 생명을 깎아내어 힘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것 같아서, 이대로라면 그녀의 목숨이 위태롭다.
(역시나 성가셔 보여)
지금까지 제국에 걸린 '저주'보다는 훨씬 약한 것이지만, 매우 복잡한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인위적인 것이었다. 일반적인 강한 저주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전파되는 약한 저주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증거일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런 저주를 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 정말이지 실비아답지 않게 싫은 방식이야)
이번의 목표는 분명 나와 제국 그 자체다.
세 곳의 저주가 풀리면서 티아나 에버렛이라는 성녀에 대한 소문이 파론 왕국까지 퍼지고 있다.
실비아의 입장에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고, 내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확신하는 이상 내가 누군가의 힘을 빌려 성녀 행세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저주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후작영애인 자라 님이 목숨을 잃으면 내 입지가 사라진다.
안도하기 시작한 백성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제국은 다시 희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것을 예상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 자리에서 저주를 퍼부은 것 같다.
(그리고 평범한 성녀였다면 분명 이 저주를 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자라 님은 목숨을 잃었을 거야)
마법, 특히 저주를 푸는 것은 단순히 지식만 쌓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지식이 있다는 것은 기본이고, 그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즉각적으로 판단하여 완벽한 상태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을 쌓고, 늘려가는 것이다. 게다가 성속성 마법이라는 것은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비아는 나로선 불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어)
티아나 에버렛은 파론 신전에서 제대로 된 마법조차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피나는 노력으로 대성녀라 불릴 만큼의 존재가 되어, 수많은 저주를 풀었던 전생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풀지 못한 것은 펠릭스의 '화룡의 저주' 뿐이었다.
“...... 실비아의 뜻대로 놔둘 수는 없어요.”
약한 저주에만 대응할 수 있는 성유물도 다 써버렸고, 매개체를 찾으러 갈 시간도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이 방법밖에 없겠네)
펠릭스에게 제지당했지만, 나는 소란으로 인해 근처에 떨어진 포크를 하나 집어 들고 자신의 팔에 힘껏 꽂았다.
“......크......으......”
날카롭지 않아서 더욱 아팠지만, 더 깊숙이 찔러 넣었다.
이 세상은 결국 고통스러운 일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자라 님 주변에 피로 마법진을 그려나간다. 무엇보다 빠르고 확실한 것은 역시 성녀의 피를 사용하는 것이다.
정확하고 빠르게, 복잡한 술식을 계속 그려나간다.
이 정도로 치밀한 것이라면 하나라도 잘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크...... 으...... 아......”
하지만 이제 자라 님도 한계에 다다른 듯, 검은 멍으로 피부가 가득 찬 그녀의 입에서 검붉은 피를 뱉어냈다.
제발 조금만 더 버텨주길 바라며 손가락을 움직인다.
“──끝났어.”
이제 마력을 쏟아부어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며, 어깨로 얼굴의 땀을 닦고서 마법진에 양손을 대었다.
그리고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마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728x90'연애(판타지) > 텅 빈 성녀라며 버려졌지만, 결혼한 황제에게 총애받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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