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4 국왕의 결단과 웰닉스 가문2023-12-04 19:23:07이렇게 국왕 아담샤르는 관계자들을 불러 가드너 변경백의 제안을 대부분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사샤 살베니아의 자작 반납을 인정하고, 살베니아 땅을 살베니아 자작령에서 다나폴 후작령으로 변경했다. 단, 웰닉스 백작가의 처우는 베스터 웰닉스 백작과 그의 아들 윌리엄 웰닉스와 집무실에서 면담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내가 왜 너희들과 이 자리를 마련했는지 알겠느냐?" "...... 아니요. 죄송하지만, 모르겠습니다." 국왕 아담샤르의 물음에 베스터도 윌리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사람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 말에 베스터는 기운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지만, 윌리엄은 여전히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베스터. 이번 일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몸을 움찔거린 뒤, 베스터는 눈둘 곳을 몰라했다. ..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3 국왕의 고민2023-12-04 18:48:01국왕 아담샤르는 머리를 감쌌다. 재상에게 지시한 조사 결과, 지난 9년 동안 살베니아 자작령을 다스린 것이 어린 사샤 살베니아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그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다 큰 어른들이 어린아이에게 의지하다니, 그 자작령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자작으로서 가장 어렸던 시기의 사샤 살베니아는 아홉 살이었을 것이다. 아홉 살짜리 소녀에게 통치의 최종 결정권을 맡긴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왕인 자신의 자녀들, 즉 왕자나 공주라면 어린 나이에도 명목상 사업의 주체가 되어 국가에 왕족이 신경 쓴 사업이라는 것을 알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명목상일 뿐 실제로는 군데군데 얼굴을 내미는 정도다, 사업 자체의 구축이나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면 그만큼 살베니아의 혈..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2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후편)(4)2023-12-04 00:53:02"이렇게 보면, 윌리엄 경은 애초부터 사샤와의 약혼 관계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군요." "이, 이건, 사생활 침해다!" 윌리엄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귀족학교라는 공공장소에서의 일인데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사샤는 사라졌고, 윌리엄 경은 사샤를 찾지 않았습니다." "뭐?" "사샤가 실종된 후, 사샤의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러 갔습니까? 그녀의 직장이나 자주 가는 곳을 찾아갔거나 그녀가 갈만한 곳에 부하를 파견했습니까?" "부, 부하 ......" "호오, 미래의 자작 대행인데도 측근 후보도 없는 겁니까. 영지에서 찾지 못했다면 귀족학교에서 찾아보았겠지요." "......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그렇습니까."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드너 변..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2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후편)(3)2023-12-04 00:52:25윌리엄과 사샤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약혼자다. 그 약혼 관계가 지속된다고 해서 다른 사람과 맺은 결혼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책임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녀가 차기 변경백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만큼은 바꿀 수 없다. (아니, 아직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결혼하는 것은 이상해. 이번 일을 위한 위장결혼ㅡㅡ쇼윈도 부부라면 아직 되돌릴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샤를 바라보지만, 눈앞의 사샤는 차기 변경백이 허리를 끌어당기자 수줍어하면서도 기쁜 듯이 볼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토록 가깝고 친밀하게 지내는 두 사람이 침실을 함께 하지 않는 위장결혼을 맺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윌리엄이 아연실색하고 있자, 아버지 베스터의 목소리가 왕실에 울려 퍼졌다. "그, 그런, 혼인이라니! 윌리엄이라는 약..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2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후편)(2)2023-12-04 00:51:27깔깔 웃고 있는 신입 관료들을 보며, 윌리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ㅡㅡ요령이 나쁜 거 아닐까. 이제 그만 돌아갈 테니, 내가 빨리 사라져서 생긴 여가 시간에 효율성에 대해 생각해 봐. 얼굴에 불이 난다는 말은, 이런 거다. (나는 주제도 모르고 그런 말을 ......) 이런 영지에서, 열심히 일하다 녹초가 되어있을 때, 약혼남에게서 '요령이 없다'는 말을 들은 사샤. 윌리엄은 드디어 사샤의 실종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베니아 자작령을 통치하는 것의 어려움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어디까지나 '어렴풋이'이다. 윌리엄은 도무지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는 일의 기초를 배우고 있을뿐, 일 자체를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였으니까. 살베니아 자작령을 다스릴 미래의 당주로서 윌리엄이 주..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2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후편)(1)2023-12-04 00:50:03이쯤 되자, 아무리 유능한 윌리엄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샤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윌리엄은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세세하게 전해지는 내용만으로도 알 수 있다. 윌리엄의 힘으로는 사샤가 한 일을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자작령에서 지금의 윌리엄이 당주를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요컨대, 윌리엄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사샤는 도대체 그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도대체 무슨 사무를 했길래 그렇게 지쳤던 걸까). 이때 처음으로 윌리엄은 사샤가 해온 일에 관심을 가졌다. 아홉 살 때부터 늘 허름한 옷차림이었던 그녀. 윌리엄은 그 점이 불만스러웠지만, 이제야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세 개밖에 사무를 맡지 않은 신입인 윌리엄도 21시 이전에는 퇴근..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1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중편)(2)2023-12-03 23:10:16"다 읽으셨죠? 그럼 설명하겠습니다." "어? 아니, 다 못 읽었어. 처음부터 말했잖아? 시간 내에 훑어보는 정도만 했다고요" "다 읽지도 않았는데, 당신은 정시에 귀가했습니까?" "어. 하지만 정시니까 퇴근해도 되는 거 아니야?" "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하면 상사에게 보고를 해야 합니다. 당신은 지금 제 밑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내가 상사군요. 각 사업 모두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안 보고 마음대로 판단하면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 앞으로는 조심하십시오." "......" "대답은." "아, 알았어." "그래서, 어디까지 읽으셨습니까?" "이 정도."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 중 30% 정도를 가리키자 통치부 부장은 깜짝 놀랐다. "이 정도밖에요? 그 반대가 아니라?" "아니, 이런..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1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중편)(1)2023-12-03 23:09:00사샤 살베니아 자작이, 사라졌다. 윌리엄은 당황했다. 왜냐하면, 사샤는 윌리엄과 면담한 날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버지 베스터에게서 비난을 받고, 자작 대리인 사이러스가 상황을 물어보자 있는 그대로 대답했지만, 윌리엄은 괴로워했다. (하필이면 나랑 면담한 후에 사라지다니. 무슨 짓을 한 거냐!) 그뿐만이 아니다.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고, 자작 대리인 사이러스와 그의 딸 소피아를 챙기느라 학교의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 윌리엄은 그 일에 정말로 화가 났다. 언젠가 사샤가 돌아오면 그녀 때문에 졸업식에 나오지 못한 것을 엄하게 꾸짖어야만 한다. (그건 그렇고 일 따위로 졸업식에 못 나간다니........ 그런 건 누가 해도 똑같은 작업이잖아.) 그는 누가 하든 똑같은 작업만 경험했을 뿐이었지만, ..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0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전편)(3)2023-12-03 22:04:06자작 사샤와는 반년에 한 번씩 방학 때 만나고, 일 년에 몇 번씩 편지를 주고받는 정도였다. 윌리엄이 보기에 귀족학교의 여학생들처럼 외모에 신경쓰지 않는 사샤와의 시간은 왠지 부끄러운 일처럼 느껴졌고, 학생의 생활이 충실했던 탓에 사샤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겨울방학, 윌리엄은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윌리엄. 너, 졸업하면 언제쯤 살베니아 자작령에 갈 거냐?" "뭐?" "뭐야,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구나. 다른 친구들은 진로를 이미 결정한 시기라고? 너야 진로는 정해져 있지만 시기의 조절 정도는 하도록 해라." "아, 알았어 ......" "왠지 걱정되는데. 너, 이번 겨울방학 때 내 밑에서 일해 보겠느냐? 살베니아 자작령..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0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전편)(2)2023-12-03 22:03:12사샤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저 그런 느낌이었다. 윌리엄은 항상 두 형들에게 둘러싸여 살았기 때문에 윌리엄의 지식은 형들에게 전수받는 경우가 많았다. 함께 공부하는 웰닉스 백작령의 관료 후보생들과의 이야기나 유행조차도, 부모님과 형들 입장에서는 항상 재탕 삼탕의 이야기라며 짜증스러워했다. 하지만 사샤는 그런 윌리엄의 지식을 항상 신선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만날 때마다 외모가 점점 초라해지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사샤가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열다섯 살이 되던 해, 윌리엄은 귀족학교에 입학했다. 사샤도 입학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입학하지 않았다. "왜 귀족학교에 안 와?" "...... 시간이 없어서" "영지 때문에? 너는 아이니까 삼촌에게 맡기면 되잖아." "항상 말했지..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10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전편)(1)2023-12-03 22:01:41"사샤 살베니아는 실종되었던 그날 어엿한 성인으로서 자작위를 국가에 반납했으며, 이로써 살베니아 자작과 웰닉스 백작가의 영식과의 약혼은 무효가 되었습니다. 그 후, 내 아들과 혼인하여 현재 그녀는 가드너 차기 변경백 부인이 되었습니다." 윌리엄은 그 말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 윌리엄은 웰닉스 백작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영민들의 지지를 받았고, 두 형제는 모두 우수했다. 귀여운 여동생도 있었고, 자신도 무슨 일을 하든 능수능란하게 해낼 수 있었다.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타고났고, 얼굴형도 좋은 편이라고 자부한다. 그의 인생은 순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베스터 웰닉스가 윌리엄을 불렀다. "윌리엄! 네 약혼자가 정해졌다!" 기뻐하는 베스터에게 윌리엄은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9 가이아스를 믿고 맡긴 결과 (후편)(3)2023-11-05 20:29:42"사샤 양이 우리 집에 온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덕분에 그 자작령의 승격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지." "그래요?" "그래. 살베니아 자작령은 주로 동부, 부차적으로는 북부 교통의 요지잖아? 그 땅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동부 변경백과 북부 변경백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야." "원래는 살베니아 자작령의 격상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더군. 질투심에 사로잡힌 인근의 하급 귀족들과 나머지 서부, 남부 귀족들이 반대했다고 해서 무산되었지만." "거기서 남부 변경백인 우리 가드너 가문이 찬성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 가문이 결정권자라는 것도 가슴 설레는 이야기지." 회심의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을 보며 내가 굳어있자, 두 사람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막대기...... 나, 쓰..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9 가이아스를 믿고 맡긴 결과 (후편)(2)2023-11-05 20:29:14이렇게 해서, 가이아스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젠장. 조사가 끝났으면 되는 거지?" "뒷정리도 해야 한다." "알았다고, 진짜!" 가이아스는 불평을 하면서도, 가드너 변경백이 파견한 조사관과 별도로 자신의 부하들을 살베니아 자작령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여러 옛 친구들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누구한테 그렇게나 연락을 하고 있는 거야?" "응? 귀족학교의 동창들." "......?" "제2왕자라든가, 재상의 아들이라든가, 외무부에 근무하는 고위관료의 아들이라든가, 경제부에 근무하기 시작한 친구라든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는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눈앞의 남자는 차기 변경백. 즉, 통칭 '변경백'이라 불리는 후작의 자리를 물려받을 남자였다. 귀족학교에서도 당연..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9 가이아스를 믿고 맡긴 결과 (후편)(1)2023-11-05 20:27:43그 후의 가이아스의 움직임은 빨랐다. 먼저 다음 날 아버지인 가드너 변경백에게 소식을 전해서, 나는 미래의 시부모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 "사샤 양, 정말 이런 녀석으로 괜찮겠어?" "아버지, 나를 결혼시키고 싶으면 조용히 해 줘." "그래, 여보, 조용히 좀 해. 사샤, 잘 부탁해!" 밝고 경쾌한 성격은 아무래도 혈통인 것 같다. 온화하고 밝은 시부모를 보며 미소 짓고 있자, 가이아스가 폭탄을 던졌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주 안에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 원래 살베니아 자작과 웰닉스 백작가의 영주의 약혼은 왕명에 의한 것이었다. 그걸 감안하면, 나와 가이아스의 관계도 약혼 정도로는 왕명으로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호적에 올려놓으려는 것 같다. 이야기를 ..
- [ 연애(판타지)/피로에 찌든 자작 사샤는 자취를 감춘다 ]8 가이아스를 믿고 맡긴 결과 (전편)(2)2023-11-05 14:26:23눈물을 흘리는 나를, 가이아스가 부드럽게 안아준다. "사샤는 혼자서 열심히 살아왔구나" "...... 응." "하지만 이제부터는 네 곁에 내가 있어." 내가 눈을 떴을 때, 가이아스는 팔을 풀고는 다시 한번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우리 영민들은 온화한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지. 사샤가 다스리던 살베니아 자작령처럼 불합리하게 고함을 지르는 영민은 거의 없어. 설령 있더라도 일정 선을 넘으면 체포되고, 주변에서도 상대해 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 그런 태도면 영지에서 버틸 수 없는 게 사실이야." "그렇구나." "그래도 영주의 부인이니까. 그런 욕을 듣거나 전면에 나설 일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 불안한 마음으로 가이아스를 올려다보자, 그는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런 건 다 내가 할게. 그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