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 전 약혼남 윌리엄=웰닉스 (전편)(2)
    2023년 12월 03일 22시 03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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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샤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저 그런 느낌이었다.



     윌리엄은 항상 두 형들에게 둘러싸여 살았기 때문에 윌리엄의 지식은 형들에게 전수받는 경우가 많았다. 함께 공부하는 웰닉스 백작령의 관료 후보생들과의 이야기나 유행조차도, 부모님과 형들 입장에서는 항상 재탕 삼탕의 이야기라며 짜증스러워했다.

     하지만 사샤는 그런 윌리엄의 지식을 항상 신선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만날 때마다 외모가 점점 초라해지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사샤가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열다섯 살이 되던 해, 윌리엄은 귀족학교에 입학했다.



     사샤도 입학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입학하지 않았다.



    "왜 귀족학교에 안 와?"

    "...... 시간이 없어서"

    "영지 때문에? 너는 아이니까 삼촌에게 맡기면 되잖아."

    "항상 말했지만, 삼촌만으로는 집무가 돌아가지 않아."

    "흐음?"



     어린이인 사샤가 있으면 돌아간다는 말인가.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사샤는 "......모처럼 멀리서 찾아왔으니 이 얘기는 그만하자"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약혼녀는 항상 그랬었다.

     자신이 이 살베니아 자작령을 지탱하고 있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지금까지는 뭐, 그것도 그녀의 자부심일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아이인 사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봐야 도와주는 정도일 텐데,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유로 귀족학교도 다니지 않는다니, 정말 불성실하다.



    "...... 뭐 됐어. 네 몫까지 내가 배워 올 테니까."

    "고마워."

    "너를 위해서가 아니야. 미래의 나를 위해서다. 너도 나중에라도 좋으니 귀족학교에 다니는 걸 생각해 둬."

    "...... 그래."



     슬픈 미소가 거슬려서, 그날은 일찍 귀가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윌리엄은 귀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윌리엄은 특별반에는 편입하지 못했지만 상급반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주변에는 백작가의 적자들이 많아서, 백작가의 셋째 아들에 불과한 윌리엄의 자존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



    (장남과 같은 입장에 내가 있다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모가 좋고, 성적도 준수하고, '그 살베니아 자작령을 다스리게 될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윌리엄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매우 쾌적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초반에는 남학생들도 윌리엄에게 말을 잘 걸었다. 특히 특별반 학생들이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윌리엄과 실제로 대화를 나눈 후 왠지 모르게 낙담한 채로 떠나갔다. 윌리엄은 그들의 그런 태도에 분개했지만, 자신은 시골 자작령에 들어갈 예정이니 남학생들과는 인연을 맺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이 맞는 몇 명의 친구들끼리만 지내며 남학생들 간의 교우관계를 넓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여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특별반 학생들은 왠지 모르게 싸늘한 눈빛으로 떠나갔지만, 상급반 이하의 학생들은 항상 윌리엄을 추켜세우며 데이트를 강요했다.


     "그 살베니아를 다스리는 거죠? 우리 부모님이도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윌리엄 님은 주목의 대상이에요. 국왕 폐하께서도 눈여겨보신다면서요.", "그 자작령을 다스릴 소질이 있다면 관료가 되어도 크게 성공할 텐데." 등의 살베니아 자작령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는 것에 조금은 화가 났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쨌든 윌리엄은 국왕 폐하께서 직접 살베니아 자작령을 맡기기 위해 사샤 자작의 약혼자로 지명한 것이니 말이다. 그것을 모두가 인정하고 윌리엄을 존경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자랑스러웠다.

     참고로 국왕 아담샤르는 '살베니아 자작'과 '웰닉스 백작가의 영식'과의 약혼을 명령했을뿐, 딱히 윌리엄을 지명한 사실은 없었지만 윌리엄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렇게 윌리엄은 귀족학교에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여러 여학생들과 데이트를 하고, 바람을 피웠다.

     학교의 성적을 떨어뜨리지는 않았지만, 살베니아 자작령의 통치 현장을 보러 가지도 않은 채, 왜 주변에서 '그 살베니아 자작령'이라고 입에 오르내리는지 그 이유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저 그 명예와 혜택만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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