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5 어엿한 어른의 증표(2)2023-12-15 20:03:57◆◆◆ ㅡㅡ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비올레타는 아버지가 있는 서재로 향했다. 서재에는 아버지와 일을 돕고 있는 오스카가 있었다. 비올레타는 아버지를 향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영지에서 농사를 짓고 싶어요. 나이트레이븐을 타고 영지와 왕도를 오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안 된다." 단칼에 거절당했다. "부탁이에요, 아버지. 저는 영지를 더 풍요롭게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뜻은 훌륭하지만, 너는 아직 나이트레이븐을 탈 수 없지 않으냐." "그럼 탈 수만 있다면 문제없다는 거네요?" "응?" "시험해 보세요. 무사히 탈 수 있으면 어엿한 성인으로 인정해 주세요." 아버지는 노골적으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비오는 말로는 듣지 않아요. 실제로 자..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5 어엿한 어른의 증표(1)2023-12-15 20:03:33남은 종자는 유리병에 담아 비올레타의 방에 보관했다. 비올레타는 책상 위에 놓인 유리병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아름다워 ...... 반짝반짝 빛나네 ...... 아아, 빨리 이 벼들이 가득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모처럼 볍씨를 늘렸으니,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재배를 하고 싶다. 하지만 대저택의 정원은 그리 넓지 않아서, 비올레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왕 할 거라면 양동이에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논에서 재배하고 싶다. 정원에 논을ㅡㅡ얕은 연못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허락받을 수 있을까? 설령 허락해 준다고 해도, 성공하면 내년에는 더 넓은 땅에서 재배하고 싶어질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역시, 영지 쪽에서 마음대로 하고 싶어) 영지의 넓이에 비하..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4 손바닥만한 벼농사(2)2023-12-15 00:20:34계절이 바뀜에 따라 이삭과 잎의 색깔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부드러웠던 열매가 단단해진다. ㅡㅡ양철통의 벼농사는 성공적이었다. 비올레타는 빛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벼이삭의 모습을 오스카와 함께 바라보았다. "오빠 덕분이에요." "아니, 비오가 열심히 한 거잖아." 열매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어 보여서, 낫으로 베어 수확한다. 그다음은 건조해야만 한다. 양이 적기 때문에, 짚을 몇 개 모아 드라이플라워처럼 말려서 비올레타의 방에 있는 이국적인 기념품인 드라이플라워 옆에 걸어두었다. 충분히 건조되면, 이번에는 열매를 알맹이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한다. 탈곡이라는 작업이다. 이것은 낡은 빗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빗질하듯 짚에서 열매를 떼어내는 작업이다. 모두 합쳐서 양손 가득할 정도의 열매가 나왔다. ㅡㅡ..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4 손바닥만한 벼농사(1)2023-12-15 00:18:30비올레타의 방의 창가에, 커다란 드라이플라워가 매달려 장식되어 있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말린 꽃들 사이에서 비올레타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벼의 열매만 정성스럽게 채취한다. 한 손에 잡힐 정도의 적은 쌀알. 작은 알갱이 속에 잠들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비올레타는 가슴이 뛰었다. 이것을 발아시키고, 모종으로 만들어 키우는 것이다. (성공하면 밥을 먹을 수 있어......!)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지나고, 그리고 봄이 온다. 열한 살이 된 비올레타는 드디어 결행하기로 했다. 실패해서 전멸하면 큰일 나기 때문에, 우선 3분의 1을 사용하기로 했다. (떠올려야 해, 비올레타 ...... 전생의 나는 벼농사 경험이 있었을 거야. 작은 양동이로 했었지만 ......) 비올레타는 먼저 준비한 그릇에 물을 얕..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3 이국의 드라이플라워(2)2023-12-14 23:35:31그리고 아버지가 돌아올 때면 항상 이국의 기념품을 잔뜩 가져온다. 대부분 잘 알 수 없는 민예품이고, 저택 곳곳에 있는 수상한 물건들은 대부분 아버지의 선물이다. 이번에는 어떤 것들이 늘어날까. 이번에는 저주 인형 같은 것이 섞여 있지 않기를 바라며 비올레타는 집사 제임스를 따라갔다. 거실에 도착하니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 오스카, 여동생 루시아가 이미 모여 있었다. 그리고 방 안에는 이국적인 기념품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아버지." "오 나의 천사, 잘 지냈니?" "네, 물론이에요." 아버지가 안아주고 뺨에 뽀뽀를 해준다. 비올레타도 아버지의 뺨에 뽀뽀를 한다. "자, 선물이다. 원하는 걸 고르거라." 화려한 색채로 얼굴이 그려진 이상한 가면, 두개골 모양의 수정. 물결무늬가 그려진 ..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3 이국의 드라이플라워(1)2023-12-14 23:34:36이후 비올레타는 거의 매일 어머니와 함께 정원을 산책했다. 비 오는 날에는 저택 안을 탐험했다. 때로는 루시아도 함께 걸었다. "엄마. 나도~" "그래그래." 어머니는 비올레타에게서 손을 자연스럽게 떼고는, 어린 루시아의 작은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간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축복받은 듯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비올레타의 여동생인 루시아는 어머니를 그대로 닮았다. 눈부신 금발, 보라색 눈동자. 덧없고 사랑스러움이 넘쳐나며 누구나 지켜주고 싶은 존재였다. 삼남매 중 가장 장래가 기대되는 것은 장남인 오스카다. 가장 어리광 부리고 애지중지하는 것은 막내딸 루시아다. 둘 다 금빛 머리와 보라색 눈동자를 가져서, 나란히 서면 정말 아름다운 남매다. 비올레타는 두 사람을 살짝 뒤에..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2 전생영애의 각성(2)2023-12-14 22:31:35곤란한 듯이 웃지만, 진심으로 곤란해 보이지는 않는다. 어머니는 가족과 함께 식탁을 함께 하지 않는다. 고기도, 생선도, 채소도 먹지 않는다. 스테이크도, 수프도, 과일도 먹지 않는다. 항상 케이크다. 매 끼니마다 케이크다. 약이라고 하지만, 케이크만 먹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너무 편식이 심하다. (...... 이걸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 매 끼니마다 케이크만 먹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에 좋지 않다. 지금까지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는데, 전생을 떠올린 영향일까. 기억은 거의 없지만 지식은 저장되어 있는 것일까. 전생의 지식이 외치고 있다. ㅡㅡ건강에 좋지 않다고. "비오야? 왜 그러니, 안 좋은 표정을 하고서." "어머니,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정원에서 같이..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2 전생영애의 각성(1)2023-12-14 22:31:00ㅡㅡ비올레타 레이븐스는 전생자다. 스스로 깨달은 것은 열 살 때였다. 화창한 초여름 날, 비올레타는 장미정원에서 특이한 꽃봉오리를 발견했다. 신기해서 만져보니 그것은 꽃봉오리가 아니라 분홍색 애벌레였다. 비올레타는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져 머리를 부딪치고, 그 충격으로 기억을 떠올렸다. (나는 ...... 전생에 일본인이었어!) 넘어지면서 본 하늘은 푸르러서,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고통보다 전생을 떠올린 충격으로 인해 멍하니 있던 비올레타는 당황한 하인들에 의해 곧바로 방으로 옮겨져 의사에게 치료를 받고 침대에 눕게 되었다. (일본 ...... 한가롭고, 논이 펼쳐져 있고 ...... 지금 계절에는 벼가 푸르러서 ......) 침대에 누워 논밭의 풍경을 떠올린다. 물이 가득 찬 논에 푸르른 ..
- [ 연애(판타지)/전생영애 비올레타의 농업혁명 ]01 결혼 첫날 밤2023-12-14 22:00:13"그러니까 후작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와 아이를 만들 생각이 없다는." 후작령에서의 화려한 결혼식 후, 첫날밤. 신부가 된 비올레타는 남편의 방에 있는 커다란 침대에 앉아, 긴 자줏빛 머리카락을 흔들며 호박색 눈동자로 남편이 된 에르네스트 볼프스를 올려다본다. 에르네스트는 침실 문 앞에서 움직이지 않으며 비올레타를 내려다보고 있다. 파란 눈동자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갑다. 색깔도, 시선의 차가움도. 그리고 아름다운 은발이 그 차가움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얼음 후작'이라는 별명답게 마치 얼음 조각상 같다. "그래, 행실이 나쁜 너를 사랑할 수는 없다." 목소리가 무겁고 딱딱하게 울려 퍼진다. 로맨티스트라고 생각하며 비올레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략결혼이니 헤어지면 될 것을. "그래서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