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4 손바닥만한 벼농사(2)
    2023년 12월 15일 00시 20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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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바뀜에 따라 이삭과 잎의 색깔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부드러웠던 열매가 단단해진다.



     ㅡㅡ양철통의 벼농사는 성공적이었다.



     비올레타는 빛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벼이삭의 모습을 오스카와 함께 바라보았다.



    "오빠 덕분이에요."

    "아니, 비오가 열심히 한 거잖아."



     열매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어 보여서, 낫으로 베어 수확한다.



     그다음은 건조해야만 한다.

     양이 적기 때문에, 짚을 몇 개 모아 드라이플라워처럼 말려서 비올레타의 방에 있는 이국적인 기념품인 드라이플라워 옆에 걸어두었다.



     충분히 건조되면, 이번에는 열매를 알맹이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한다. 탈곡이라는 작업이다. 이것은 낡은 빗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빗질하듯 짚에서 열매를 떼어내는 작업이다.



     모두 합쳐서 양손 가득할 정도의 열매가 나왔다.

     ㅡㅡ적다. 하지만 처음보다는 훨씬 많아졌다. 이것은 큰 첫걸음이다. 재배해서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니까.



    (드디어 쌀을 먹을 수 있게 되었구나!)



     다음은 껍질을 벗겨야 한다.

     부엌에서 절구와 방망이를 빌려와서 테이블 위에서 열심히 문질러댄다.

     어느 정도 문지르고 나서 숨을 불어넣자, 벗겨진 껍질이 가볍게 떠서 날아가 버렸다.



    (여기까지 와야, 겨우 현미 ......)



     갈 길이 멀다.

     밀도 그렇지만, 곡물을 먹을 수 있게 만드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쌀을 대량 생산할 때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도구도 생각해야만 한다.



     ㅡㅡ다음은 정미다.

     쌀을 절구 안에 넣고 방망이로 찧는다. 찧는다. 계속 찧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백미가 될 것 같지 않다.

     쌀겨는 조금씩 나오는 것 같지만.



     비올레타는 지쳐서는 책상에 엎드려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더 이상 하면 깨질 것 같아....... ...... 일단 이 정도만 해도 되겠어 ......"



     백미는 도무지 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해두기로 한다.



    "자, 드디어 취사야."



     한 손에 가득 찰 만큼의 쌀을 들고. 비올레타는 부엌으로 향한다.



     ㅡㅡ여기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렇게 적은 양의 밥을 지을 만한 조리 도구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주방장에게 가장 작은 냄비를 빌려서, 쌀을 깨끗이 씻은 후 물을 부어 수분을 흡수시켰다.

     하룻밤을 물에 담가두니 꽤 부풀어 올랐다.



    (그을리는 것보다는 포리지...... 아니, 죽으로 만들자.)



     우유로 끓이는 죽이 아닌, 물로 끓이는 간단한 죽으로 만들기로 한다.



     가마솥을 사용하는 것은 비올레타에게 무리였다.

     주방장에게 부탁하여 타지 않게 조심해서 끓여달라고 부탁했다.



     ㅡㅡ그렇게 한 시간 후.



    "다 됐어요, 비올레타 아가씨."

    "고마워!"



     하얀 접시에 하얗고 탁한 국물이 쏟아진다. 그 안에는 삶은 쌀이 둥둥 떠 있었다.

     은은한 향은 벼이삭과 같은 향이다.

     소금을 살짝 뿌리고는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천천히, 따끈한 국물을 맛본다.



    "맛있어......"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 한 그릇의 죽은, 비올레타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큼 큰 충격이었다.



    "비올레타 아가씨 ...... 다행이네요 ......"



     왜인지 주방장도 감동한 것 같았다. 이 집 사람들은 모두 비올레타가 이상한 식물을 열심히 키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 만들었냐."



     냄새에 이끌렸는지 오스카도 주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비올레타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죽을 한 입 떠먹었다.



    "...... 이게 뭐야? 맛도 없고, 끈적거림이 기분 나빠. 끈적끈적하고, 뭔가 딱딱해."

    "오빠는 안 먹어도 돼요!"



     비올레타는 오스카에게 죽을 빼앗고는 몸으로 덮으며 사수했다.



    "앗, 임마! 누구의 덕분인데!"

    "제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에요!"



     ㅡㅡ그렇게 해서 첫 벼농사, 첫 도정, 첫 취사는 무사히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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