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 전생영애의 각성(2)
    2023년 12월 14일 22시 31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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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란한 듯이 웃지만, 진심으로 곤란해 보이지는 않는다.

     어머니는 가족과 함께 식탁을 함께 하지 않는다. 고기도, 생선도, 채소도 먹지 않는다. 스테이크도, 수프도, 과일도 먹지 않는다.



     항상 케이크다. 매 끼니마다 케이크다.

     약이라고 하지만, 케이크만 먹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너무 편식이 심하다.



    (...... 이걸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



     매 끼니마다 케이크만 먹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에 좋지 않다.

     지금까지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는데, 전생을 떠올린 영향일까.

     기억은 거의 없지만 지식은 저장되어 있는 것일까.



     전생의 지식이 외치고 있다.

     ㅡㅡ건강에 좋지 않다고.



    "비오야? 왜 그러니, 안 좋은 표정을 하고서."

    "어머니,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정원에서 같이 산책하러 갈래요?"



     비올레타는 빙그레 웃으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호호. 응석꾸러기구나. 하지만 미안해. 엄마는 오늘 좀 피곤해서."

    "어머니와 함께 정원을 걷고 싶어요. 제발 부탁이에요, 조금만이라도 괜찮으니까."

    "...... 후후, 조금만이다?"



     어머니는 편한 원피스로 갈아입고 챙이 큰 모자를 썼다. 비올레타도 모자를 쓰고 손을 잡고 정원을 걷는다.



    "어머. 나이트 레이븐이 날고 있네. 예쁘다."

    "저도 빨리 타보고 싶어요."



     푸른 하늘을, 큰 까마귀가 날고 있다.



     레이븐스 가문에는 새와 교감하는 이능이 있어서, 말을 타는 것처럼 새를 탈 수 있다. 말을 타고 평원을 달리는 것처럼 새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다.



     나도 빨리 하늘을 날고 싶다ㅡㅡ그렇게 생각하며 정원을 걷는다. 많은 꽃이 피고, 많은 새들이 살고, 천국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정원을.



    "ㅡㅡ어머니"



     정원에 있던 금발 소년이, 비올레타 일행을 보고 놀란 듯 일어선다.



    "어머, 오스카"

    "오빠."



     눈부신 금발에, 보라색 눈동자. 어머니를 닮은 얼굴의 소년은 오스카. 비올레타의 오빠이며 세 살 위다.

     똑똑하고 운동신경이 뛰어나 차기 백작으로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머니, 걸어 다녀도 괜찮으세요?"

    "그래, 오늘은 몸 상태가 좋아서. 오스카는 무엇을 하고 있었어?"

    "벌레와 식물의 연구를 ......."

    "어머나, 오스카는 착한 아이네. 엄마한테도 알려줄래?"

    "예!"



     오스카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다.

     그 모습을, 비올레타는 미묘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비올레타는 벌레를 싫어한다.

     조금 전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을 때도, 벌레를 잡아버린 탓에 놀란 것이다.



     레이븐스 가족인 만큼 새들의 먹이인 벌레를 다루는 데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무서운 것은 무섭다. 싫어하는 것은 싫어한다.

     최대한 벌레에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엄마와 손을 잡고서 조금 뒤에서 따라간다.



     오스카는 생동감 있게 엄마에게 정원의 식물에 대해 설명해 준다. 들어주는 것이 너무도 기쁜 모양이었다.



    "오스카는 참 아는 게 많구나. 휴, 그건 그렇고 날씨가 참 좋네."



     푸르던 피부가 살짝 붉어지며, 가볍게 땀을 흘리고 있다.



    "어머니, 저 목이 말라요."

    "어머, 비오도 그러니? 이제 좀 쉴까요? 오스카도 오렴."



     그렇게 정원 산책은 열다섯 분 정도로 끝났다.

     정원과 인접한 테라스의 테이블에서 시원한 물과 따뜻한 차, 그리고 잼이 든 쿠키로 여동생 루시아와 함께 간단한 다과회를 연다.



     어머니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집사 제임스에게 말을 건넸다.



    "제임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싶어. 나에게도 음식을 준비해 줄래?"

    "마님, 물론입니다."



     집사는 깜짝 놀란 듯했지만, 그 표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약간 눈물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의 저녁 식사 시간.



    "운동하고 난 후의 식사는 정말 맛있어."



     어머니는 맛있게 잘 끓인 수프를 마시고 있었다. 다른 음식은 거의 남겼지만, 그래도 조금은 먹어 놓았다.

     그 모습에, 비올레타는 성취감을 느꼈다.



    (가벼운 운동과 영양이 풍부한 식사. 이 두 가지를 조금씩이라도 계속하면 지금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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