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부 베르타 마을 1
    2024년 02월 25일 21시 19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베르타 마을의 저주를 푸는 당일날 아침.



     나는 펠릭스, 루피노, 이사벨라와 함께 마차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 게이트를 통해 장거리 이동을 했기 때문에 총 7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 4시에 출발해 아침 햇살을 등지며 마차는 계속 달리고 있다.



    "이사벨라 님, 몸 상태는 어떠세요?"

    "문제없어요."

    "............"

    "............"



     한 번 이사벨라에게 말을 걸었지만, 냉랭한 대답으로 대화는 끝났다.



     아무리 미워하더라도, 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텐데.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어도 '절대 괜찮다'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저주라는 것이라서, 역시나 불안해진다.



     그런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옆자리에 앉은 펠릭스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에 자신의 손을 살짝 얹어주었다.



    "괜찮아. 나도 함께 있으니까."

    "응, 덕분에 든든해."



     펠릭스가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쥐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베르타 마을의 결계는 국가를 위해 일하는 마법사들이 세웠다지? 그들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텐데, 왜 그렇게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았을까?"



    "당시 베르타 마을에 있던 한 마법사가 목숨을 걸고 끝까지 결계를 세웠다고 합니다. 전부 막을 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피해는 줄었다고 합니다."



     루피노는 달려온 제국의 마법사들이 그 마법사가 세운 결계를 바탕으로 지금의 결계를 만들어 완전히 봉쇄했다고 알려주었다.



    "...... 그랬군요."



     그런 선택,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뛰어난 결계를 세울 수 있는 마법사라면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었을 테니까.



     가슴이 아팠지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저주를 반드시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로드를 꽉 움켜쥐었다.



    "티아나, 손을."

    "고마워."



     펠릭스의 손을 잡고서 마차에서 내리자, 그곳에는 나무들로 뒤덮인 작은 마을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베르타 마을......"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마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다만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며 생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일정한 지점부터는 식물이 전혀 자라지 않아서, 그곳이 결계의 경계선임을 알 수 있다.



    "...... 완벽한 결계네."

    "예."



     무심코 중얼거리자 옆에 서 있던 루피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만든 결계는 정말 훌륭했다. 이렇게 마을 바로 앞에 있어도 저주의 기운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렇기 때문에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ㅡㅡ15년 전에 쳐진 것 치고는 너무 강력하고, 너무 완벽하다.



     강력한 결계라는 것은 항상 마력을 공급해야 한다. 이 정도로 광범위하다면 더더욱 그렇다. 붉은 동굴의 결계도 내 마력을 사용해 계속 유지되었다.



     무엇보다 이것은 성녀가 아닌 당시 마법사에 의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왜 이렇게까지 유지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사벨라 역시 같은 생각을 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던 중 문득 결계 앞에 작은 사당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꽃과 함께 작은 남자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남자의 동상에는 흠집이 난, 낡은 수정으로 만든 팔찌가 걸려 있었다.



    "이건 뭐야?"

    "이 땅에 최초로 결계를 세운 남자를 기리는 것입니다. 이 팔찌가 결계의 매개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뭔가 신성한 것일까?"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