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장 에필로그 후편 너는 누구냐(3)
    2024년 02월 12일 21시 10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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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니 ...... 이 고기를 먹고 나서 프라무르를 먹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서 ...... 나도 신맛은 잘 못 먹거든."



    "어머, 아버님은 신맛을 잘 못 드시는군요."



    "그래, 네 어머니는 프라무르를 자주 먹었었지."



    "네, 정말요. 이 신맛은 좋아하지 않으면 정말 먹지 못하겠어요. 음~!"



     셀레디아에게서 '셀레나는 신맛을 좋아하고 프라무르를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셀레나는 '신맛을 싫어하지만 건강에 좋아서 잘 먹는다'는 이야기였다. 먹다 보니 좋아졌나? 아니면 딸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말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셀레디아가 기억을 잘못한 것일까 ...... 그래, 맞다. 그럴 것이다. 아마 그녀는 프라무르를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셀레디아는 자주 프라무르를 먹는 셀레나의 모습을 보고 좋아한다고 착각한 것 같군)



     그렇게 결론을 내렸을 텐데도, 클라우드의 마음은 동요를 억제할 수 없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와인 잔에 손을 뻗는다. 술의 힘에 의지하려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그 와인을 입에 넣을 수 없었다.





    "프라무르라고 하니, 아버님도 아시는 세실리아라는 분 말인데요."



     클라우드는 와인 잔을 손에 든 채 멈춰 섰다.



    "세실리아 양인가. 그녀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네. 그게 참 재미있는데요......"



     셀레디아는 입술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세실리아의 돌아가신 어머님도 프라무르를 자주 드셨다고 해요. 신맛을 싫어하시는데도 '신맛이 건강에 좋다'며 자주 드셨다 하더라고요. 싫어하는데도 일부러 계속 먹다니 참 재미있죠?"





     ㅡㅡ쨍그랑.





     어느새 클라우드가 와인 잔을 엎질러버렸다.

     와인이 바지에 걸려 바닥에 떨어지면서 잔이 깨져버렸다.



    "어머, 이런. 아버님, 괜찮으세요? ...... 아버님?"



     셀레디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클라우드의 마음은 그쪽을 바라볼 겨를이 없었다. 두통이 있는지 눈썹 사이를 문지르며,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 미안하다, 셀레디아. 오랜만의 저녁 식사에 긴장한 나머지 조금 과음한 것 같구나. 옷도 갈아입고 싶으니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남은 음식은 마음대로 들거라."



    "네, 알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아버님."



    "......"



     클라우드는 더 이상 셀레디아의 인사에 답할 여유가 없었다. 식당을 나온 그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침실로 가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걷고, 걷고, 조금씩 걷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느새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를 정도로 빨라졌고, 클라우드의 호흡은 거칠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과연 너무 빨리 걸었기 때문일까.



     클라이드는 대량의 눈물을 흘리며 집무실 문을 열었다.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먼저 문을 잠갔다. 집무실 서랍을 열고 작은 액자에 담긴 여인의 초상화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와중에도 클라우드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왜, 왜냐...... 셀레나."



     사라질 것 같은 남자의 목소리가 초상화를 향해 부른다. 클라우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서, 마치 무언가를 견디기 위해 얼굴을 움켜쥐는 듯하다.



    "왜, 왜 ...... 셀레디아가 아니라 ...... 세실리아 양의 어머니가, 너와 같은 말을 하는 거냐. 나와 너의 딸은 셀레디아잖아? 그런데도 왜 ...... 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클라우드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울부짖었다.



     클라우드의 머릿속에 세실리아의 얼굴이 떠올랐다.

     머리의 색도 눈동자의 색도 자신과도 셀레나와도 전혀 다른 그 모습 ...... 인데, 어째서!?



    (왜 그녀의 안에 ...... 네가, 있는 거냐...... 셀레나)













     세실리아 맥머든.

     

     너는 대체ㅡㅡ누구냐?


     

     제5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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