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 마리 누나와 새 장비의 첫 공개2023년 08월 29일 21시 0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감정의 파도가 가라앉을 즈음, 칸나 씨가 한 손을 번쩍 들며 밝게 말했다.
"마리아쨩이 마음에 들어 한 새 장비, 괜찮으면 갈아입은 모습도 보여 주실래?"
"나도 보고 싶어~ 마리아 씨, 한번 어때~?"
아주 멋진 장비를 만들어 주었으니, 공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얼른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자, 칸나 씨가 말렸다.
"잠깐만, 옷을 갈아입는 건 일단 방에서 나가고 난 뒤에 해. 모처럼이니까, 예쁘게 꾸미자."
"그럼 길스와 벨도 불러. 가족이잖아."
마레우스 씨의 지적은 일리가 있어.
나는 두 사람을 불러내고서, 루레트 씨가 건네준 장비를 들고 혼자서 방을 나갔다.
옷 갈아입는 것 자체는 순식간에 끝나지만, 함께 한 장비에 대한 애착이 쉽게 그리 하게 두지 않는다.
망설임 끝에, 결심하고서 새로운 장비로 갈아입는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
역할을 다한 장비를 껴안고는 조심스레 정리한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지 않기 위해, 확인도 하지 않고 방으로 돌아갔다.
"어머!"
문을 열자마자, 칸나 씨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잘 어울려. 이젠 어엿한 레이디잖아!!"
"여리여리한 느낌을 좀 더 억제해 봤는데~ 품격 속에 요염함 있어서 정말 멋져~"
"피욧!"
"우리가 만들었으니까 당연하긴 하지만, 뭐...... 나쁘지 않네"
"마레우스여, 이런 때 정도는 솔직히 칭찬하는 게 어떤가."
임금님의 말에, 고개를 딴 곳으로 돌리는 마레우스 씨.
임금님을 상대해도 변함없는 태도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흘린다.
그제야 나는 길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기, 길스는 어디로 갔나요?"
질문에 칸나 씨가 방구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곳은 성에서 이 방으로 통하는 숨겨진 문이 있는 곳이다.
"길스쨩, 이제 나와도 돼."
칸나 씨의 말과 함께 카펫이 들어 올려지더니, 아래에 있던 문이 열린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길스가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방금 전과는 사뭇 다른 인상이다.
뒤로 묶은 긴 은발은 어깨 부근에서 대충, 그러나 자세히 보면 섬세하게 잘려 있다.
검은색 재킷은 색깔이 그대로지만, 칼라가 맞닿은 부분이 깊은 역사다리꼴이다.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이지만, 머리를 자르고 씩씩함을 더한 길스에게 잘 어울린다.
다만 생각하면서도, 이 디자인을 보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는 것 같은 .......
느낀 그대로를 말했더니, 루레트 씨가 기쁜 표정으로 알려주었다.
"역시 대단해~ 이건 19세기 영국 창기병의 제복을 바탕으로 한 거야~"
"교과서 삽화 같은 데서 본 것일지도 모르겠어."
칸나 씨의 말에, 교실 책상에서 교과서를 펼쳐놓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르바이트에 지쳐서 졸고 있는 모습도 떠올랐지만, 그건 무시하고.
"어때, 마리아."
새로운 장비를 입은 길스가 양손을 벌리며 물어본다.
겉모습과 달리, 왠지 모르게 어린아이 같은 몸짓이 미소를 머금고 있어 자연스레 웃음이 흘러나왔다.
"정말 멋져."
그렇게 말하는 순간, 길스가 눈을 가늘게 하며 기뻐했다.
"달라진 건 외모뿐만이 아니야. 몸 자체도 소재를 처음부터 엄선하여 새롭게 만들었지.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을 거다."
장비만 봐도 놀랐는데, 설마 길스의 몸까지 다시 만들어주었다니 .......
감사의 말을 연발하는 나에게, 세 명이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리고 어째선지 길스와 벨도 같은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동료들끼리의 신호라고 생각한 걸까?
참고로 벨은 날개 대신 필사적으로 다리를 들어 올리고 있다.
덕분에 몸이 흔들려서 정말 위험해 보인다.
그 모습이 웃겨서, 나도 웃음을 터뜨리며 모두를 따라 했다.
임금님이 우리를 바라보며 부러움 섞인 소리를 내뱉는다.
"그대들의 인연, 제대로 보았다. 보답으로서 인연의 연결고리인 마리아에게 이것을 하사하마."
그렇게 말하며 임금님이 탁자 위에 올려놓은 것은,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실이었다.
"희귀한 금홍석을 정련해 만든 금속 실이다. 매우 강인해서, 이것을 엮어 만든 외투는 두꺼운 금속 갑옷보다 방어력이 뛰어날 정도이니라."
내민 그것을, 마레우스 씨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그 반응만으로도, 이것이 얼마나 귀중한 물건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나 귀중한 물건, 괜찮으세요?"
"그대를 위해 만든 것이다. 받아주지 않으면 내 체면이 말이 아닐 걸세."
임금님은 껄껄 웃었지만, 물릴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이미 너무 많이 받은 것 같은데 .......
내가 망설이고 있자, 길스가 슬쩍 받아갔다.
"길스!?"
"받아둬. 그리고 또 임금님이 위기에 빠졌을 때 이걸로 도와주면 돼."
"말은 잘하는구나."
길스의 말을 듣고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는 왕.
그래, 이런 데서 자극할 필요는 없어.
'또'라는 한 마디는, 암시적으로 '서약의 동굴'에서 일어났던 일을 가리키는 것 같다.
그때 왕은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붙잡혔었으니까.
물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을 테지만.
이렇게 미묘한 분위기를 남기며, 새로운 장비의 첫 공개는 막을 내렸다.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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