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 마리 누나와 자아낸 마음2023년 08월 29일 20시 30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다리를 꼬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임금님.
테이블 위에 놓인 구운 과자는 그릇 크기에 비해 조금밖에 없어서, 방금 온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왜 이 타이밍에 임금님이 ......"
중얼거리며 깜짝 놀랐다.
혹시 클래스 체인지 때처럼 또 신탁의 낭비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임금님은 진지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짐작했겠지만 또다시 신탁이 내려진......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갑자기 장난스럽게 웃는다.
골탕을 먹은 느낌이었지만, 큰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임금님?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안심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
일단 인식을 맞출 필요성을 느끼며, 나는 모두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건 무슨 일인가요?"
약간 레이티아 씨의 설교 모드로 들어가면서 묻는 내게, 칸나 씨가 대답한다.
"우리들이 별채에서 나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리아쨩의 새로운 장비가 생겼어. 다만 그 공개를 할 때 협력자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협력자 ...... 이 상황에서 이에 해당되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칸나 씨가 시선을 돌리자 임금님은 조용히 컵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듣기로는, 그대의 장비가 새롭게 바뀐다지 뭔가. 게다가 만드는 것은 이 세 사람 ......웬만한 재료로는 그 기술에 부응할 수 없겠지. 그래서 부족한 재료를 짐이 제공하였노라."
"[대마의 숲]에서 우리도 재료를 모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재료가 적지 않았거든~"
"입수 방법조차 알 수 없는 것들도 섞여 있었지."
"역시 나의 왕이셔!"
루레트 씨의 놀라움을 마레우스 씨가 보충하고, 칸나 씨가 억지로 정리한다.
"그대들을 놀라게 했다면, 성의 보물창고에서 찾아낸 보람이 있겠군."
"보물창고!?"
"마리아여, 그대는 카르디아의 영웅이다. 이 정도의 도움은 왕으로서 당연하지 않겠느냐."
아직도 영웅 대접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저로서는,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데요 .......
그런 내 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추가된다.
"게다가 협상을 하러 온 레기오스의 외교관에게 이 사실을 흘렸더니, 즉시 여제에게 알린 모양이더군. 며칠도 채 지나지 않아, 짐조차도 지식으로만 아는 재료가 보내졌지."
왕은 여제의 반응을 예상한 모양인지, 심술궂은 표정을 지으며 키득거렸다.
미지의 소재를 다룰 수 있어서 그런지, 세 명의 표정이 밝다.
이에 반해, 나는 무표정하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내 장비를 새로 바꾸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이야기가 거창해진 거람.
아직 보지 못한 장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일이 커진 것에 두통을 느꼈다.
"이 모든 것은 그대께서 엮어 온 결과물이라네. 그걸 자랑스러워한다면, 짐과 여제도 보람을 느끼겠지."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임금님이 말한다.
치사해, 그런 말을 하다니.........
이렇게 하면 미안해하는 쪽이 더 실례되는 것 같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감사해요."
별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고, 감사하다는 말만 했다.
임금님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세 명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럼, 이제 짐은 물러나도록 하자. 이제부터의 주인공은 그대들이다."
임금님의 권유에 따라 칸나 씨와 마레우스 씨가 나란히 서고, 그 사이로 루레트 씨가 나왔다.
함께 여행한 덕분인지, 루레트 씨와는 이전보다 거리가 가까워진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마주하니 조금 쑥스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루레트 씨도 쑥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서로 작게 웃고 난 후, 루레트 씨가 입을 열었다.
"그저 한결같이 마음을 담아 만들었어~. 마음에 들어 하면 기쁠 것 같아~"
말을 마치자 그녀의 손에 감색과 흰색을 기본으로 한 장비 세트가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하얀색의 하늘하늘한 셔츠에다가, 감색 롱 스커트와 감색의 부츠.
반면 눈앞에 있는 것은, 소매가 훤한 남색의 오프숄더 블라우스, 발목 길이의 흰색 플레어스커트, 그리고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는 그라데이션이 아름다운 숏 부츠다.
전체적으로 더 어른스러운 디자인이며, 블라우스에는 노란색 버튼이 있고, 스커트 주름은 부분적으로 녹색을 띠고 있다.
색의 의미는 분명하다.
내 가족을 상징하는 색들이, 그곳에 넘쳐나고 있었다.
솟구친 감정이 둑을 뚫고서, 물방울이 되어 흘러내린다.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까지 우리를 생각해 줘서.
이렇게나 마음을 따스하게 해 줘서.
뿌옇게 흐려진 시야 속에서, 어느새 나는 루레트 씨의 가슴에 안겨 있었다.
마치 애지중지하는 것처럼 안겨 있었다 .......728x90'SF, VR > 게임 초보자 마리 누나랑 가는 VRMMO 한가로운? 체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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