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전히 성능이 전혀 따라잡지 못해, 방패 너머로 큰 피해를 입으며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으윽!"
"에르마 씨!"
루체가 내 이름을 부른다.
"이 상황, 안 좋은 건 에르마보다 너라고, 루체."
칼로스는 루체에게 칼날을 겨누고 있었다.
그녀의 속도로는 칼로스의 공격을 쳐낼 수 없다.
"어이쿠,......?"
그때, 칼로스의 자세가 무너졌다.
나의 <그림자밟기>다.
날려지기 전에 칼로스의 그림자를 밟아둔 것이다.
스탯에서 지고 있기 때문에 녀석의 움직임을 구속할 수는 없지만, 내가 날아가 버린 충격을 이용해 녀석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용살 찌르기>!"
루체가 몸을 숙여 칼로스에게 크리티컬을 노린 일격을 날린다.
칼로스는 그것을 검으로 쉽게 막아냈다.
"용살계는 너무 세게 휘둘러. 대인전에서 상급자에게 ...... 움직임이 둔해졌다고 해서 정면으로 그런 스킬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지. 에르마에게 배우지 못했나 봐?"
칼로스는 아직 이 싸움을 싸움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덤으로 하는 놀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덕분에 스킬을 발동할 수 있는 틈을 얻었다.
"<라이프 실드>!"
나의 생명력이 실체화되어 ...... 빛의 벽이 되어 온몸을 감싸고 있다.
자신의 생명력을 %만큼 지불하고, 그 값과 동일한 내구도를 가진 방벽을 얻는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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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마 에드반】
클래스: 중기사
Lv :33
HP :68/82
MP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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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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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의 폭룡> 【특성 스킬】
남은 HP가 20% 이하일 때, 공격력과 속도가 100 %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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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안쪽에서 붉은빛이 새어 나와 온몸을 뒤덮는다.
나는 일부러 <매직 가드>에 사용하는 MP를 대폭 절약했다.
물론 MP가 중요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라이프 실드>와 함께 <사선의 폭룡>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HP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에르마 씨 ...... 여기서 그 스킬을 ......!"
루체가 붉은빛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길 수 있는 계산이 서기 전까지는 <사선의 폭룡>을 쓰지 않아.
너무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칼로스의 수를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여기서 <사선의 폭룡>을 쓰는 것은 도박이었지만,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했다.
칼로스는 내가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들 중 가장 강력한 적임에 틀림없다.
제대로 싸우면 틀림없이 루체도, 메아벨도, 켈트도 몇 분도 채 못 버티고 한 명씩 죽게 될 것이다.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내가 <사선의 폭룡>으로 스탯을 올려 칼로스에게 달라붙어 공격 자원을 계속 빼앗는 방법밖에 없다.
내 <그을린 이빨>와 루체의 <사신의 흉수>.
맞기만 한다면 레벨이 높은 모험가에게도 통할 수 있는 일격이 될 것이다.
상급 모험가라고 해도, 이쪽 스킬트리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
"놀라운걸...... 설마 했지만 ...... 정말로 〈그을린 이빨〉을 능동적으로 넣었구나. 재미있네, 넌."
칼로스가 감탄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남자 ...... 너무 전모가 안 보인다.
힐데를 통해 내 정보가 일부 흘러들어 갔겠지만, 말투로 미루어 보아 <그을린 이빨>의 진가를 파악한 것 같다.
이 세계의 사양에 무지한, 순전히 자신의 기량과 재능만으로 승승장구해 온 타입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는 모양이다.
왕국 전역에서 활동해 온 상급 모험가로서, 웬만한 귀족들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울로드 후작가는 모르겠지만, 잘못하면 에드반 백작가보다 훨씬 이 세계의 사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
나는 크게 늘어진 칼로스의 그림자를 <그림자밟기>로 밟은 뒤, 땅을 박차며 힘차게 칼로스에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