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시연회2020년 07월 29일 16시 07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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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가 끝났는데, 법의를 새로 만들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네이마르가 방에 가져다 준 새로운 '성녀' 의 법의는, 오라버니의 선물이라고 한다.
위로연에서는 평범한 드레스를 착용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는 '성녀'의 모습이 아니면 안된다고 한다. 독주회에서는 법의. 듣고 보니, 모두 성녀를 보러 오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다.
독주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은 회장이 될 강당에서 악단 사람들과 시연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가를 부르면 소모가 극심하였기 때문에 나는 거의 부르지 않을 예정.
"독주회와 위로연 뒤에는, 저는 어떤 예정이 있나요?"
언제까지나 이 '객실' 에서 거주하는 것도 좀 그렇다.
그라우에게 말한 것처럼, 마물을 만나러 가게될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오라버니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오라버니가 예정이 없다 하신다면, 나는 나대로 처신을 생각하고 싶다.
"확실히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위로연까지는 아직 비밀로 싶다고 하시다고 폐하께서는 생각하고 계십니다."
답답한 말투다.
"그렇다는 것은, 예정은 있다는 거네요?"
"있다, 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네이마르는 긍정했다.
"비밀로 하는 이유는요?"
그 정도는 가르쳐 주어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
"첫째는 독주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둘째는 주변의 의도를 떠보기 위함입니다."
의미를 모르는 나에게, 네이마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22년이나 되는 긴 세월 동안 최전선에 있었던 소피아님은. 군부의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으면서 영향력이 강한 분. 연일 소피아님과 면회하고 싶다는 시정잡배가 궁전에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예?"
전혀 몰랐다. 손님이 온다고 알려주지 않았으니.
애초에, 군부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다니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향력 같은게 어디에 있는 것인지 나한테 가르쳐 달라고.
"듣지 못했는데요?"
"당연합니다. 폐하께서 모두 소피아님께 전달하지 말고 거절하라고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전혀 이야기를 이해 못하겠다.
"전하를 통하지 않고, 소피아님을 농락하려는 잡배가 많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혼담, 상담(商談)이네요."
"혼담?"
상담은 아직 이해가 간다. 군의 사람들과 친하다고 생각된다면, 중개를 부탁하고 싶은 사람은 있을거야.
하지만, 혼담?
"저, 40세인데요?"
"정략결혼에는 연령이 관계없습니다. 소피아님께는 정치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제 와서 아이 낳기도 어려울 터인데요."
40세여도 아이를 임신하는 일은 있다고 하지만, 그걸 기대고서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것은 너무 불안한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내 어머니는 고아. 황제의 누이동생이기는 하지만 어머니의 본가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나 개인이 갖고 있는 것 밖에 없다.
"당신이 부인이라는 일이야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잘 모르겠네요."
물론 정략결혼에 사랑은 필요없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지만, 아이도 필요없다고는 생각치 못했다.
어떤 의미로 결혼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갖고 있던 꿈을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소피아님을 지키면서, 억지로라도 그런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은밀하게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하셨습니까?"
"어떻게든요."
나는 긍정했다.
네이마르는 공손히 머리를 내리고서 방을 나갔다.
"혼담인가."
새로운 법의를 바라보면서, 나는 창의 밖으로 눈길을 주었다.
정원의 녹색은, 오늘도 눈부시다.
설마 그런 이야기가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5년 전, 혼담이 있다고 말했었던 그 혼담은 어떤 상대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는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가 모르는 장소에서 자기가 모르는 '가치' 가 멋대로 자신에게 가미되어 있는 것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오라버니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를 농락하려 하다니.
세상 모르는 아줌마이니 속이는 것 정도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노리는 것은 군부일까. 군부를 밀어서 오라버니에게 대항하려는 것일지도.
정말 수상쩍은 이야기다. 실제로 나를 부인으로 삼아도 군부가 내 말을 들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오라버니로서는 방치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예정이 있다' 는 말은 오라버니는 이미 내 '상대' 를 정해놓았다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냥 빨리 발표하게 되면, 불온분자의 '색출' 은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니까.
결국 오라버니는 상대의 나오는 태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황족으로 태어난 이상 정략결혼은 극히 당연. 당사자 간의 생각같은 것은 두 번째다.
남편이 누구라고 해도, 사랑받지 없어도, 사랑하지 않아도 관계는 없다. 알고 있다. 오라버니가 원한다고 하면 나는 그 혼담을 받아들이겠지. 그런 것이다.
뇌리에 그라우의 얼굴이 떠올랐던 것은, 분명 신경 탓. 계속 인생의 우여곡절 때마다 그가 옆에 있어 주었기 때문이겠지.
"사람들이 천진난만하게 사랑과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소피아님 덕분입니다. 소피아님은, 좀 더 가슴을 펴야합니다."
느닷없이 그라우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오라버니의 치세의 안정은 모두의 생활을 지키는 일에 연결된다.
성녀가 되었을 대, 사랑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
이제 와서 무얼 원하는 건가.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도, 괴로울 뿐이다.
나는 결코 불행하지 않다.
나에게는 앞을 향하는 용기를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마음에 내가 없어도, 그 말은 진짜이니까.
"그렇네. 나는 좀 더 내가 해왔던 일에 자부심을 갖지 않으면."
새로운 법의의 소매를 통해서 보이는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일단은 독주회에 힘써야겠네."
몇 명 와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라우는 와준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독주회의 시연은 많은 구경꾼이 밀려드는 와중에 엄숙히 진행되었다.
악단이 멤버는 이전에 탑에 왔던 적이 있었던 사람이 절반 정도.
평소에는 '인간 관객' 상대로 연주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나보다 노하우는 갖고 있다. 그들이 쓰는 것은 마악기로, 연주할 때에 소리에 마력을 부여하는 물건.
가창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나름대로의 마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보통은 마력이 담기지 않은 평범한 악기를 사용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잘 지내셨나요. 소피아님. 오래간만이에요."
악기를 조율하는 중에 분장실로 마련된 방에 가자, 오랜 지인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에밀리. 지금은 공작부인이며 나와 같이 주가를 배웠었던 여성이다. 소문에 의하면 '성녀' 후보로도 이름이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내 쪽에 성녀의 이야기가 왔을 때에는 내가 갈 수 밖에 없어졌기 때문에, 분명 그녀는 거부한 것이겠지. 성녀는 결코 인기있는 직업이 아니다.
그녀는 황족으로서는 '직계' 는 아니었지만 황태후님의 친족이어서 나보다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당시에는 문자 그대로 경계의 탑은 최전선이었고, 마물이 침공을 시작하고 있었으니 거부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쪽이야말로."
나는 미소로 화답하였다. 여러가지로 그 일로 생각하는 점은 있었지만. 22년 전의 일이고 같이 공부한 관계이기도 하다. 제도에 지인이 적은 나로서는 반가웠다.
"허브티는 어떠세요?"
에밀리는 나에게 소파에 앉도록 권유하고, 컵을 내 앞에 내어주었다.
"고마워."
나는 컵을 손에 들어서 입에 대었다.
그건 그렇고 에밀리의 복장은 차분한 모스그린의 드레스. 화려한 장식은 없었지만, 고급스러운 천으로 만든 것이다. 공작부인이니 당연하다고는 해도, 어떻게 보아도 '악단' 멤버의 복장은 아니다.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에밀리는 내 코러스가 되기에는 너무 이름이 높다. 그녀는 어엿한 황족이다. 게스트라면 모르겠지만, 이런 연출은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
"당신,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야?"
악단의 관계자도 군의 관계자도 아니다. 그런 사람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 것일까/
"악단의 멤버한테 부탁해서 인사하러 왔지요. 독주회는 군의 관계자만 들어갈 수 없다고 들어서요."
그녀는 빙긋이 웃었다.
위험해. 왠지 몰라도 도망가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소파에서 일어서려 했지만,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소파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누가......"
마력을 담아서 소리치려 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궁전에 물어봐도, 다과회에 초대할 수 없었는걸요. 그래서 마중하러 왔지요."
그것을 끝으로, 세계가 어두워지며 나는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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