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 참모장
    2020년 07월 28일 22시 38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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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2894gj/5/





     회장이 될 막사로 쓸 장소는, 넓은 강당이라고 한다.


     나는 그라우에게 안내되어 군의 부지를 걸었다. 집무실이나 대기실이 있는 건물을 나오자, 다양한 훈련시설이 늘어서 있었다.


     활기차게 훈련 중인 병사들의 소리가 근처에 울려퍼진다.


     "미안해요. 장군에게 안내시키고 말아서."


     "아니요. 구태여 발걸음을 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장군과 걷고 있어서일까, 아니라면 성녀의 법의 덕분일까.


     괜히 시선을 느껴버려서 조금 진정되지 않는다. 탑에 있을 때에는 이런 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잘 생각해보니 탑에 성녀가 머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여기에 성녀가 있을 일은 없다. 드문 것이 들어와 있다는 느낌은 들거야.


     "저, 되게 쉽게 생각하고 말아서요. 혼자서 탁 보고 팟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어요. 네이마르에게도 많이 혼났지만요."


     설마 이런 식으로 멀리서 에워싸이고 주목받으면서 걷게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무투장에서 훈련 중이었던 병사들이 훈련까지 멈추고서 내가 걸어서 멀어질 때까지 경례하고 있다니! 미안해요. 저, 정말 실례하고 있습니다. 예.


     "당연합니다. 혼자서 군 시설에 오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주세요."


     그라우스 얼굴을 찌푸렸다.


     "군은 거의 남자 뿐이라구요?"


     "그건 그렇겠지만, 저는 아줌마라구요?"


     '경계의 탑' 이라면 몰라도 제도에서는 거리에 나오면 젊은 여자는 많이 있다. 군에 있는 병사들의 대부분은 나보다 어린 것이다.


     뭐가 좋아서, 이런 아줌마한테 무모한 일을 할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령이 어쨌든, 절대로 안됩니다. 애초에 혼자서 외출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반드시 호위를 붙이세요. 요청하신다면, 제가 찾아오겠으니까요."


     그라우한테 지긋이 쳐다보여서, 그만 두근하고 말았다.


     안되겠어. 이런 일로 동요를 해서는 안돼. 애초에, 나는 지금 주의를 받고 있는거야. 혼나고 있는데도 두근두근하다니 나는 이상한 지도 모르겠어.


     "제도는 역시 갑갑하네요."


     마음 속 동요를 감추기 위해서 불평해보았다.


     물론 황제의 여동생이니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 네이마르나 그라우 쪽이 바른 것이다. 그건 알고 있지만, 역시 꽉 막힌 느낌이다.


     "제도이니까, 가 아닙니다. '경계의 탑' 에 있을 때의 당신은 좀 더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라우의 얼굴이 엄격했다.


     "그런 법일까요?"


     "그렇습니다!"


     왠지 말이 끊기고 말았다.


     확실히 생각해보니, 탑에 있을 때에는 경비병의 숙소에 가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용건도 없었지만.


     자기 생활권에서 벗어나서 밖에 갈 때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었다.


     나는 성녀이고 많은 목숨과 관련된 사명을 띠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이 자부심이기도 했다.


     "왠지 긴장의 끈이 끊겨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무심코 쓴웃음지었다.


     "이제 국가를 위해서 노래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더니, 매우 개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네요. 저는 폐하의 여동생인걸요. 저 자신의 가치는 없다고 해도, 정치적으로는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네요."


     좀 더 젊었다면 몰라도, 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다. 오라버니의 치정이 진정되었다고는 해도 아무 일도 없다는 보증은 없다.


     "가치가 없다니 말도 안됩니다. 성녀가 아니어도, 황족이 아니어도, 당신은 영리하고 아름답습니다. 말해서는 안되는 말을 하고 싶어지고 맙니다."


     그라우의 얼굴이 괴로운 듯 일그러졌다.


     '말해서는 안될 말?"


     무슨 의미일까.


     "지금, 말씀드릴 것은 한 가지 뿐. 그 옷을 입고 계신 동안은, 당신은 성녀입니다. 누구보다도 훌륭하고 귀한 몸입니다."


     그는 조금 머리를 숙였다.


     왜일까. 조금도 기쁘지 않다. 하지만, 독주회가 끝날 때까지는 성녀로서의 일이 남아있다.


     "그러네. 아직 나는, 성녀였어."


     아직 텅텅 비워지기에는 아직 일러. 기합을 넣지 않으면, 모처럼의 독주회를 망쳐버릴거야. 정말로 관객이 올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여러 훈련소의 건물이 늘어선 부지를 빠져나오자, 조그마한 정원으로 나왔다.


     "소피아님!"


     "어머."


     정원의 벤치에서 휴식중이던 인물이 당황하며 일어서서는 경례했다. 사십대 중반의 장교다.


     "부르가 참모장?"


     "예! 오랜만입니다."


     부르가는 그라우 정도는 아니었지만, 빈번히 탑의 군역으로 왔었다. 나이는 그라우보다 조금 위였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만났을 때보다 얼굴이 둥글어졌네요."


     "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살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른 느낌에 위협적인 눈을 하고 있었던 남자는 약간 통통한 몸매가 되어서 따스한 눈을 하고 있었다.


     "참모장은 삼 년 전에 결혼해서요."


     그라우스 옆에서 참견했다.


     "어머. 축하드려요. 행복하시겠네요."


     "에, 맞아요."


     브루가는 흘끗 하고 그라우에게 눈을 부라렸다.


     "상당히 방황한 끝의 결혼이었습니다만, 좋은 가족이라 행복합니다."


     "잘됐네요."


     내 미소에, 부르가는 복잡한 미소로 대답하였다. 왜일까. 뭔가 이상한 것을 말했을까.


     "오늘은 왜 이쪽에?"


     "독주회의 회장을 시찰하신다."


     내가 대답하는 것보다도 먼저 그라우가 대답했다.


     "그렇습니까. 계승의 의식을 보지 못해서, 정말 분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기대되네요."


     브루가는 왠지 그라우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기뻐요. 아무도 오지 않으면 섭섭하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걸요."


     그렇다면, 조금은 기억하는 얼굴은 와주지도 모르겠어. 조금 기쁘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오히려 회장이 작다고 의구심을 받고 있습니다."


     브루가는 붕붕하고 머리를 저었다.


     "현역 뿐만이 아니라, 퇴역군인도 보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해서 추첨을 해야한다고까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와. 그게 정말이라면, 저는 행복하겠네요."


     가고 싶다고 말해도 실제로는 오지 않는 일도 있으니까. 너무 기대해서는 위험. 애초에 인간 상대로만 노래한 일은. 그거야말로 성녀가 되기 전의 일. 약간 불안했다.


     "강당이라면 제가 안내하도록 하지요. 마침 휴식시간이었고, 장군도 많이 바쁘실테니까."


     "그런 걱정 필요 없네. 귀중한 휴식시간이다. 참모장은 느긋하게 쉬게. 소피아님은 내가 안내한다."


     브루가의 제안을 그라우가 지체없이 거절한다.


     "에?"


     뭘까. 어. 이것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내가 당혹해하자, 브루가는 씁쓸한 미소를 띄웠다.


     "어쩔 수 없네요. 장군한테는 이길 수가 없네요."


     "저기?"


     잘 모르겠지만. 이건 해결된 것으로 좋은 걸까나.


     "소피아님, 독주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브루가는 경례를 하였다.


     왠지 모르게 그라우의 옆얼굴이 화난 듯도 보였던 것은, 어째서일까.


     "저기. 무슨 일이라도?"


     "아니요. 상당히 참모장과 친하시네요."


     "예?"


     생각도 못한 말에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몇 번이나 취임해온 분 정도는 기억하고 있어요."


     아무리 타인과 관련되지 않게 살았다고는 해도, 최소한의 교제는 해왔다.


     "모두가 행복을 제도에 남겨두고 탑에 왔던 것이네요."


     브루가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다시금 생각했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네요."


     나한테는 제도에 오라버니는 있었지만, 양친은 이미 없다. 가족을 얻는 일도 어렵겠지.


     "연주회가 끝나면, 저는 제도에서 뭘 하면 좋을까요."


     "무얼 하신다고 해도, 저는 당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내가 황제의 여동생이라서야? 라고 물어볼 수는 없다. 혹여 그가 수긍하기라도 한다면, 22년의 세월을 후회하고 말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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