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독주회2020년 07월 30일 14시 53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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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우는 나에게 달려가려던 발을 멈추었다.
칼날의 싸늘함이 느껴진다.
에밀리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지만, 진심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나를 죽이게 되면 그녀의 요구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아챌 상태는 아닌 듯 하였다.
"그라우 장군, 나에게 붙는게 어떤가? 나쁘게는 안하겠네."
공작은 손을 펼치며 생글생글 웃었다. 열세인 상태를 이제부터라도 역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했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주겠다. 당신이 아군이 된다면 두려울 게 없지."
교섭을 진행하는 공작에 반해, 그라우는 무표정이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요?"
말투만은 정중하게 대답한다, 인가. 그라우는 예리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에밀리의 틈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돈도, 지위도 마음대로다. 알고 있다고. 자네, '최고검사' 의 영예로운 포상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그걸 받지 않았다고 했었나."
"호오. 그러한 일까지, 알고 계시다니 의외로군요.'
빙긋 하고 그라우가 웃었다. 포상을 받지 않았다니, 어떻게 된 일인 것일까.
그라우는 계속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공기가 긴장으로 충만했다.
갑자기, 박쥐가 에밀리의 얼굴을 향해서 날았다.
"앗, 시, 싫어!"
에밀리가 무심코 소리를 치며, 손으로 박쥐를 쳐내려고 했다.
그라우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앗 하는 사이에 거리를 좁혀서는 에밀리의 검을 쳐서 떨구었다.
그게 신호가 되었다. 방에 병사들이 쏟아져 들어와서는, 공작 일행의 몸을 구속하였다. 끝나고 보니 허무한 결말이었다.
"무, 무슨 짓이냐!"
"바로 죽이지 않는 것도, 감사하다고 생각하세요. 소피아님을 이런 꼴을 당하게 한 것만으로도 죽어 마땅합니다."
싸늘한 눈으로 그라우가 내뱉었다. 이런 냉랭한 그라우는 본 적이 없었다.
"네노옴! 벼락출세한 놈 주제에!"
"그렇습니다. 저는 벼락출세 했습니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입니까?"
그라우는 냉소지었다.
"저는 돈도 지위도 자력으로 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원했던 것은, 폐하께서 하사하실 예정입니다."
"뭣이?"
"그 예정을 폐하께서 어기셨다면, 당신의 말에 동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당신은 방법이 틀렸습니다. 소피아님을 해하려 하는 녀석은 논외입니다. 교섭은 상대를 잘 알고나서 하는 것입니다."
냉담하게 내뱉고는, 끌고 가라고 병사에게 신호를 주었다. 그리고 그라우는 내 결박을 조심스레 풀기 시작했다.
"괜찮으십니까?"
방금까지와는 다르게 상냥한 어조였다. 부드러운 눈길로 쳐다보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예. 괜찮습니다. 잘도 여기를 알아채셨네요."
"군 시설 안에서 당신이 납치되었다니.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라우는 머리를 숙였다.
"아니요. 방심했던 제가 나쁜걸요. 신경쓰지 마세요."
나는 미소지었다. 그라우가 앞장서서 도우러 와준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용의자는 몇 명인가 있었습니다만, 당신이 경계를 하지 않을 인물이 있는 곳이어서 이쪽으로 찾으러 왔습니다."
그라우는 어깨를 으쓱하고, 천장에 매달린 박쥐에 눈길을 주었다.
"이 쪽의 저택 상공에 이상하게 박쥐가 있어서 말이지요.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소피아님이 목소리가 들린 것입니다. 그것과 동시에 박쥐가 돌연히 저택에 돌입하고 말아서 우리들도 뒤를 따라왔다는 순서였죠."
"불가사의한 이야기네요."
나는 박쥐를 바라보았다. 박쥐이면서 박쥐가 아닌 느낌.
"당신, 마물이네요. 저를 만나러 와주었나요?"
끼 하고 박쥐가 작게 소리를 내었다.
마치 대답을 하는 듯 하였다.
"마물?"
그라우가 이상하다는 듯 박쥐를 보았다.
물론, 숲의 마물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이형적이어서 어디가 눈인가 코인가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그것들은 겉모습만으로도 공포를 주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런 낯익은 생물과는 다르다.
"아마도 독주회를 보러 와주었네요. 제도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생물의 모습을 빌려서."
"설마, 그런."
"그래서 저의 주가에 반응해 주었던 것이네요. 이상한 일이지만요."
황당무계한 말이었지만, 나한테는 진실이라고 생각되었다. 내 주가에 반응해서 여기에 모여들고는 나를 도우러 와주었다. 틀림없다.
"독주회의 관객은 당신들이 주역이 아니야. 나는 지금까지 탑에서 나를 지켜준 사람들을 위해서 부를거야. 그래도 좋다면 천장에서 들어주어도 좋아."
박쥐는 키킷하고 알았다는 듯 소리내고서 방에서 날아갔다.
확실히 내 말을 이해한 듯 보였다.
"설마, 마물이 제도에까지 쳐들어왔을 줄이야."
바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라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네요. 거짓말 같지요."
그라우가 결박을 풀어주어서, 나는 손발을 움직여 보았다. 문제없이 움직일 수 있어보인다. 조금 아직은 아팠지만.
"상처는 없으십니까?"
"없네요. 조금 상처가 생긴 것 뿐이고."
긍정하고, 일어서려 하는 것을 그라우가 안아들었다.
"어?"
두 번재의 공주님안기. 그러니까. 오늘의 저는, 걷을 수 있다구요. 아마도.
"무리는 좋지 않습니다."
"저기, 하지만?"
"불쾌하십니까?"
그라우가 물어보자, 얼굴이 뜨거워졌다.
싫지는 않다. 싫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쁘다.
"제가 이렇게 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하게 해주세요."
그라우의 눈에 내 모습이 비추어졌다. 계속 나만을 보았으면 해.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독주회 당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입석은 물론, 강당의 바깥에까지 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주가는 상당히 멀리까지 퍼지기 때문에, 방마대책을 하지 않으면 회장 바깥이라고 해도 듣는 일은 가능한 것이다. 천 명이나 모였을 줄이야, 정말로 놀라서 떨렸다.
천정에는 많은 박쥐가 쥐죽은 듯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정말로 내 노래를 들으러 와준 것 같다. 이상했다.
군부 뿐만 이라는 이야기였지만, 오라버니도 네이마르도 그라우와 같이 제일 앞에 앉아있었다.
맨 처음에는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집안 사람들만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치 못할 정도로 성황인 입구.
나는 계승의 의식과 마찬가지로 다섯 곡을 불렀다. 노래는 악단의 의견을 참고해서 '제도' 에서 인기있다는 것을 골랐다.
그 때문도 있어서일까. 회장은 요동치기 시작하는 열기에 휘감겨서, 나는 지금까지 받았던 일이 없었던 환성에 휩싸였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전에 없을 정도의 고양감.
22년간 사랑을 등지고 스스로를 규제해 왔다.
그러한 나날을 쌓아왔던 성녀였기 때문의, 행복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은 누구보다도 행복하다.
제일 앞에 있는 그라우의 모습이 보인다. 그와 같이 보내었던 추억이 뇌리에 떠올랐다.
틀림없이 나는 행복하다.
"소피아님, 앵콜을."
악단의 단원이 나를 재촉했다. 소리가 끊기지 않는 박수와 함성에 휩싸여, 나는 힘을 쥐어짜내며 노래를 불렀다.
"22년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넘쳐나는 생각을 감사의 말로 매듭지었다.
성녀였던 '시간' 을 하얗게 불태워버렸다, 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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