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외전> 임명2022년 01월 22일 10시 22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894gj/12/
그라우 시점. 본편보다 6년 전이 됩니다.
임명장이 왔다.
언젠가 올 거라 생각했지만, 드디어 왔다는 느낌이다.
통상의 임기보다 길게 근무하고 있었으니, 거부할 수는 없다.
나는 임명서를 움켜쥐면서 한숨을 쉬었다.
열려진 창을 통해 보이는, 깊은 경계의 숲.
이미 제도의 집보다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는 이 풍경도 마지막이 된다.
몇 번이나 벗어나서 이곳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이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제도로 돌아가면 난 '출세'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성녀 소피아의 방을 방문해서, 인사한다.
소피아는, 나한테 임명장이 온 사실을 알고 있던 모양이다.
"축하해요. 제도로 돌아가서 장군이 된다고 오라버니한테서 들었어요."
"아니요. 아직 관직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
난 말끝을 흐렸다. 아마 그렇게 될 거라 느끼고는 있지만, 아직 임명받은 것은 아니다.
"저는, 그라우 레젤트 경비대장을 장군으로 삼고 싶으니 제도로 되돌린다는 편지를 받았답니다."
소피아가 미소짓는다.
"아바마마께서 돌아가신 뒤로 아직 상중. 오라버니는 아직 황제가 되지 않았지요. 그래서 탑의 인사에 대해서는 일단 저의 허가를 맡으려고 생각한 모양이네요."
"그렇습니까."
그 말은, 조금 섭섭하게 느껴졌다.
만일 인사권이 성녀에게 있다면, 그 임명을 거부해줬으면 했다.
하지만. 내가 탑에 남기를 조금이라도 부탁한다 해도, 그녀는 붙잡아둘 수 없을 거다. 오히려 그런 부탁을 한다면 더욱 나를 제도로 돌려보낼 것이 틀림없다.
소피아는, 성녀로 있을 것을 자신에게 굳게 다짐하고 있다. 성녀의 사랑은 엄금. 그녀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기울어진다면, 오히려 나를 멀리 할 것이 당연한 것이다.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어요. 이제 이쪽에 오는 일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당신 덕분에 나도 여기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영광입니다."
예의상 한 말이라 해도, 그 대사는 기쁘다.
돌이켜보면, 자신의 인생은 성녀를 지키기 위한 인생이었다.
"설령 어디로 간다 한들, 저는 소피아 님을 지키겠습니다."
"고마워요."
소피아가 미소 짓는다.
아마 그녀는 모를 것이다.
나는 성녀를 지키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은, 소피아다.
다만. 지금은 아직 그 사실을 전할 수는 없다.
설령 그녀가 나를 좋게 보고 있다 해도, 대답은 반드시 NO가 된다. 그녀는 한 명의 여성이기 전에 성녀니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가능한 일인가요?"
"노래를 불러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저를 위해."
마물에게 바치는 노래가 아닌 노래. 역할이 아닌, 나만을 위한 노래.
"좋아요. 리퀘스트는 있나요?"
소피아가 미소 짓는다.
"[첫사랑]을."
그건 옛날부터 있는 오래된 노래다. 애달픈 멜로디 라인이 인기 있는 영원의 스탠다드 넘버.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래 부르기 시작했다.
낭랑한 목소리가 탑의 구석구석에 울려 퍼진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녀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일을 떠올린다.
그 미소를 지키자고 남몰래 맹세했던 그날부터,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정해진 것이다.
제도로 돌아간다 해도, 마음은 언제 까지든 소피아를 지키고 싶다.
"정말 감사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나는 머리를 숙였다.
감미로운 소피아의 노랫소리는 끝없이 가슴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 스퀘어에닉스 노벨 출판사에서 서적을 발매했다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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