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22 평화로운 아침 (이세계 4일째)
    2021년 03월 03일 22시 11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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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9795dx/23/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했다.

     

     이렇게 느긋하게 보낸 시간은 얼마만일까.

     

     실내엔 나 혼자.

     

     혼자의 시간이란 소중하구나.

     

     자, 오늘은 얼마나 즐거운 하루가 될까?

     

     진짜 방에서 나가고 싶지 않네.

     

     

     

     나는 방에서 나온 후 곧장 엘레노아에게 재촉당해 옥좌까지 왔다.

     

     알현실에 들어서자, 고참 부하들이 모두 모여 정렬해있는 모습이 보였다.

     

     안 좋은 예감만 든다.

     

     나는 얼굴이 경직되는 걸 참으면서 옥좌로 향하였고, 조용히 허리를 내렸다.

     

     그러자, 모두가 일제히 한쪽 무릎을 지면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뭐, 뭔가요?"

     

     엘레노아의 부름에, 난 무심코 존댓말로 대답했다.

     

     "주인님. 저희들은 모두, 주인님께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였고, 몸도 마음도 전부 바친 상태에요."

     

     엘레노아는 거기까지 말하고서, 얼굴을 들었다.

     

     "모두, 주인님을 숭배하고 사랑하고 있어요. 주인님, 저희들을 신뢰해 주시겠나요?"

     

     "...물론이다. 나에게 있어, 너희들은 최고의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알현실에 팽배했던 분위기가 점점 풀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엘레노아는 더욱 눈꼬리를 들어올리며 결사저긴 표정을 만들었다.

     

     어? 아직 계속되는 거야?

     

     "주인님, 감사드려요. 저희들은 이후로도 주인님의 부하로서 분골쇄신 노력하겠어요."

     

     "그래...잘 부탁해."

     

     "그런데, 주인님."

     

     오니가 나타났다. 우리 동네에 오니가 나타났다고!

     

     "주인님을...어리석게도 매도한 자들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엘레노아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엘레노아의 등 뒤의 여러 곳에서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용서 못해요."

     

     엘레노아는 냉랭한 저음으로 한 마디 말하고서는, 일어섰다.

     

     "저희들에게 있어, 주인님은 신과 같은 의미에요. 그 주인님을 모욕하는 녀석을 살려둘 수 없어요."

     

     엘레노아가 그리 말하자, 엘레노아의 등 뒤에 서 있던 모두가 일제히 일어섰다.

     

     "...하지만, 주인님께선 저희들이 감정을 제어할 수 없을 거라며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엘레노아는 제대로 나의 의향을 이해했음이 틀림없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엘레노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어리석은 자들에게 보여주겠어요. 주인님의 힘과 지혜의 결정을. 저희들이라는 전력과, 보지도 못한 마술, 매직아이템, 이 지아이성을. 전부 주인님께서 창조하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훌륭한 것들을요."

     

     "그걸, 너희들은 의논해서 결정한 건가."

     

     "....!"

     

     내가 작게 중얼거린 한 마디에, 엘레노아는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을 긴장시켰다.

     

     보아하니, 엘레노아의 뒤에서 날 보고 있는 부하들도 고개를 숙이며 굳어진 모습이다.

     

     ....과연. 내가 너무 눈에 띈 것 때문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불의의 사태에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이해하지만, 자신들의 주인인 내가 모욕당한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인가.

     

     그래서 결론을 얻고 내게서 허가를 구하려한다, 는 일인가.

     

     "너희들의 결론인가?"

     

     나는 엘레노아가 아닌, 그 등 뒤로 말을 걸자, 열의 한가운데 부근에 무릎꿇고 있던 사이노스와 세디아, 서니가 고개를 들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사이노스는, 굳은 표정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소인들은, 어제 셋이서 대화하였소. 소인들의 행동에 의해, 경을 불안하게 만들고 만 점을 깊게, 깊게 후회하고, 반성하였소."

     

     "대장이 모욕당한다면, 우리들은 머리가 새하얗게 될 정도로 화가 나고, 슬퍼. 하지만, 대장이 원치 않는 행동을 하는 게 제일 나쁘다는 것을 눈치챘어. 그러니, 대장이 생각하는 일을, 대장이 응시하는 앞을, 우리들 나름대로 생각해서 행동하려고 생각......생각, 합니다."

     

     세디아가 더듬대며 그렇게 말하자, 알현실에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런 와중에, 서니가 한손을 들고 소리내었다.

     

     "마스터가 괜찮다고 말한다면 내가 그 나라를 소거할게."

     

     "서니, 내용이 달라!"

     

     나는 깊은 한숨을 토하고서, 아직도 몸을 긴장시키고 있는 엘레노아를 보았다.

     

     "...알았다. 그럼, 행동을 일으키도록 하지. 오늘은 영주인 백작이 기사를 모으고 있을 무렵일 거야. 란브라스에 있는 상주기사단부터 나올 테니, 어쩌면 그라드 촌에 향할 무렵일지도 모르겠어."

     

     내가 엘레노아에게 그렇게 말하자, 엘레노아는 고개를 들고 날 보았다.

     

     "그, 그럼..."

     

     엘레노아의 눈에는 기대와 불안감이 뒤섞여 보였다.

     

     난 그걸 바라보며, 입가를 들어올렸다.

     

     "백작의 간담을 떨어지게 해줄까. 지아이성에 초대해주겠다."

     

     내가 그렇게 결정하자, 알현실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걸로 우리들의 존재가 들켜버린다.

     

     뭐 성가신 일 정도는 문제없다.

     

     이 녀석들이 기뻐한다면 일단 해보자.

     

     모두들에게서 시선을 떼어 옆을 보니, 엘레노아가 젖은 눈으로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엘레노아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 녀석들이 자랑해할만한, 우리들의 나라를 만들겠다.

     

     건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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