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0 네 번째의 희생자2021년 03월 03일 18시 23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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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스 일행은 탈의실 중앙에 캐티를 세우고서, 그녀의 고양이 털이 뽀송뽀송해질 때까지 넷이서 온몸을 닦아주었다.
그 사이에도 캐티는 계속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그럼, 캐티를 방으로 안내할게."
겨우 온몸을 말린 캐티의 손을 잡고, 에리스는 재빨리 최후의 방에 캐티를 데리고 가버렸다.
그런 두 사람을 레베, 후라우, 클레어 세 명은 말없이 배웅하였다.
"자, 우리들도 방에 돌아갈까."
"그렇네요."
클레어는 캐티에 대한 질투심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어째서 레베와 후라우는 태연하게 있을 수 있나 하고.
"저기 레베, 후라우. 둘은 캐티에게 에리스를 빼앗겨버려도 괜찮아?"
그러자 레베와 후라우는, 놀란 표정으로 클레어를 바라보았다.
"네가 그걸 말하는 거니?"
"걱정은 필요없어요."
"그래?"
"그렇다."
"그래요."
납득한 듯한 클레어를 데리고 세 사람도 제각각 잠옷으로 갈아입고 부엌의 조명을 끄고 제각각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쪽은 에리스와 캐티.
새카만 방의 침대 위에서 캐티는 다시 울고 있었다.
"여기에 있게 해달라냐, 함께 있게 해달라냐......"
에리스는 무의식적으로, 침대 위에서 엎드린 채로 울고 있는 캐티의 목에 손을 대어서 손가락으로 간지럽혀보았다.
그러자 캐티는 무의식적으로 목을 울렸다.
"그르릉이다냐."
오?
다시 한번.
"그르릉이다냐."
에리스가 계속 캐티의 목을 기분좋게 하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위를 보고 누웠다.
"후냐아."
캐티의 의식이 완전히 날아간 것을 확인한 에리스ㅡ에지는, 잠에 빠진 캐티의 목을 다시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다시 느껴지는 쾌감에 캐티는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그르릉이다냐........"
◇
다음날 아침은 후라우의 아침식사 콜에서의 시작이었다.
6인용 테이블에는 중앙에 에리스, 그 앞에 레베, 에리즈의 왼쪽에 후라우, 후라우의 정면에 클레어가 당연한 것처럼 앉아있었다.
캐티는 비어있는 자리를 확인하고서, 럭키라는 듯 에리스의 오른쪽에 앉았다.
"좋은 자리가 비어있다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거겠지."
레베의 의미심장한 중얼거림은 캐티에게 들리지 않았다.
실은 레베와 클레어는 에리스를 쳐다보고 싶어하는 쪽이다.
그래서 레베는 에리스의 정면, 클레어도 레베의 오른쪽, 다시 말해 에리스의 왼쪽 대각선 자리를 고른 것이다.
한편 후라우는 에리스를 돌보고 싶은 쪽이다.
그래서 후라우는 에리스의 왼쪽에 앉아서, 접시나 조미료나 냅킨 등의 자잘한 시중을 옆에서 들어준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에리스는 후라우 쪽으로 향할 기회가 많아진다.
세 명 모두 그런 상황을 고려한 끝에 자기 자리를 선택한 것이다.
한편 캐티가 앉은 에리스의 오른쪽 자리는 사실 최악의 선택이다.
왜냐하면 조금 전 서술한대로, 에리스는 대부분 후라우 쪽을 바라보고 마니까.
다시 말해 식사 중에 캐티가 보는 것은, 대부분 에리스의 뒷머리 뿐인 것이다.
결국은 고양이과구나.
라며, 세 사람은 싱긋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아침식사를 끝내자, 에리스는 캐티에게 이사를 해오도록 재촉했다.
"곧바로 짐 싸오겠다냐!"
캐티가 기세좋게 저택을 뛰쳐나간 것을 확인하자, 에리스는 세 명에게 자기 생각을 말했다.
"캐티도 동료가 되었으니까, 내 능력에 대해 설명해줄까 생각해 ."
그런데 후라우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에리스, 그건 조금 더 상황을 본 후가 좋다고 생각해요."
"어째서?"
"도적길드와 캐티의 관계가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후라우의 제안에 에리스도 납득하였다.
"그렇네. 후라우의 말대로 캐티는 조금 더 상황을 보도록 할게."
그러자 레베도 에리스에게 제안했다.
"어제의 평의회결정에 의해, 오늘부터 도적길드와 상인길드에서 출납관리인과 판매원이 파견될 거다. 그 녀석들의 상태도 당분간 관찰하기로 하자."
"그렇네. 레베의 말대로야."
그런데 클레어는 후라우와 레베의 제안에 의의를 제기했다.
"그렇게 사람을 의심하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맞아.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래. 의심하는 게 아니라, 신뢰하기 위한 준비로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이야."
이 에리스의 한 마디에 의하여, 그 자리는 끝이 났다.
그 후 조금 지나사 모험가길드가 수배한 마차가 백합의 정원에 도착했다.
승차해 온 상인길드와 도적길드의 각 담당자에게, 에리스 일행은 열심히 상품의 반입과 접수의 룰과 판매금의 관리방법 등을 가르쳐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접수대는 상인길드에서 가져온 각종 목욕용품으로 채워졌고, 도적길드가 관리하는 튼튼한 금고가 방문객의 사각에 있는 위치에 놓여졌다.
참고로 에리스와 레베가 매입했던 상품의 재고는 매입가격 그대로 상인길드에 팔았던 것이다.
◇
이렇게 인수인계나 그 외의 일로 바쁜 나날이 지나갔다.
그 후 에리스는 평의회의 정기회의에 참석하여, 의장에서 '백합의 정원' 의 운영계획을 다시 평의회원들에게 설명해나갔다. 운영계획은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이어서 에리스의 평의회 준회원 가맹의 건이 회의에 의제로 올라왔다.
이것에는 에리스가 놀랐다.
설마 8세의 소녀를 의회의 멤버로 가입시킨다니?
그런데 이 안건은 이미 각 길드마스터에 의해 밑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에리스는 백합의 정원의 경영자니까. 당연한 일이겠지."
라며, 테세우스가 당연하다는 듯 에리스를 추천했다.
"역시 사업의 중심인물인 에리스를 도적길드가 독점하고 있을 수는 없다."
라고, 바르디스도 이어말했다.
그렇게 되어 에리스의 준회원 가맹도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그 후 바르디스가 가르쳐줬다.
"준회원은 의결권이 없는 명예직같은 것이니 신경쓰지 마. 그보다도 의회의 정보를 네가 빨리 입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을의 움직임을 사전에 알 수 있는 것은, 너처럼 총명한 소녀한테는 즐거운 일이겠지."
아, 그런 일인가.
이 사람을 날 눈여겨보고 있다.
에리스는 바르디스가 신뢰할만한 인물이라고 다시금 통감한 것이었다.
사실, 바르디스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에리스는 백합의 정원을 설립하는 도중, 이 시설을 아무 의심도 없이 도적길드의 비호하에 두기로 결정했다.
길드에서 막대한 상납금을 요구받는 것도 상관치 않고.
그 결단은 올바르다.
적어도 지금의 와란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바르디스는, 이 8살 소녀를 와란 운영에 참여시키는 일에 흥미를 가졌다.
이 총명한 소녀가 이제부터 무엇을 해나갈까.
그래서 바르디스는 에리스를 도적길드에 묶어두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녀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그 대신, 이전부터 에리스 일행과 같이 행동하고 싶어했던 캐티를 에리스의 곁에 심어두기로 했다.
"캐티는 속박되지 않았으니 안심해라."
바르디스가 속삭인 그 한 마디로 에리스는 확신했다.
'이 아저씨는 날 지지해주고 있다' 고.
거기다 며칠 후.
마을의 중심에서 모험가길드가 운영하는 정기마차가 '백합의 정원 앞 정거장' 으로 도착했다.
여기서 운이 좋다면 부인들이 먼저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은, 전라의 상태로 지붕 끝에 거꾸로 매달린데 더해 새빨간 염료로 전신이 칠해지고, 고간에 컬러풀한 리본이 매달린 남자들의 모습이다.
통칭 '비색의 세탁물'.
이것은 백합의 정원의 명물 중 하나.
이 녀석들은 남자가 금지된 장소로 들어가려 하던 자들의 비참한 최후다.
또 하나의 명물인 '온수 화장실' 에는, 항상 줄이 생겨나 있다.
목욕 후 깨끗이 땀을 씻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에 부인들이 향하는 곳은, 확장공사로 새롭게 건설된 레스토랑.
여기서 우아한 점심식사와 대화를 편히 즐긴 부인들은, 만족스러워 하며 정기마차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백합의 정원' 은 공중목욕탕이라는 명칭에서 와란 동쪽 교외의 명소로 바뀌었고, 거기에다 대륙 전체에 알려진 와란의 명소로 알려지게 되었다.
드디어 손이 비게 된 다섯 명은 점심식사를 먹으면서, 여러 잡담을 말하고 있었다.
"에리스, 난 날뛰고 싶다."
"전 메이스도 시험해보고 싶어요."
"나도 데리고 가줘."
"나도 놀고 싶다냐아."
여기서 에리스는 눈치챘다.
그래, 캐티의 모험스타일을 확인해야겠어.
"캐티는 어떤 식으로 싸워?"
"난 '캣 파이터' 다냐."
캣 파이터?
들어본 일 없는 직업이라서 네 명이 멍하게 있자, 캐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편이 빠르다냐."
캐티는 일단 자기방으로 돌아갔다가 바로 돌아왔다.
" '건틀릿 클로' 와 '레가스 클로' 다냐."
그에 맞춘 방어구는 하드레더의 톱브라와 핫팬츠 뿐.
"우리들은 더위에 약하니까 전신 방어구인 장비나 색이 짙은 옷은 싫다냐. 그 대신 건틀릿과 레가스를 방패삼아 적의 공격에서 몸을 지킨다냐."
"짐은 어떻게 할 거야?"
그러자 캐티는 뒷편에 놓아뒀던 천주머니를 에리스에게 보여줬다.
그것은 튼튼한 천으로 짜여진 커다란 돈주머니와 비슷했다.
"보통은 이걸 메고 있다냐. 전투할 때는 주위에 놔둔다냐."
이건 또 거창스럽다며 에리스 일행이 질린 표정을 짓고 있자, 캐티는 신경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 시범을 보여주겠다냐."
캐티는 그 자리에서 일단 파이팅포즈를 취한 상태로 정지했다.
"간다냐."
갑자기 휘몰아치는 바람.
캐티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민첩' 을 체현한 것이었다.
아아, 이것이 방어구가게 주인이 말했었던 '횟수 중시의 공격' 이라는 것인가.
에리스는 납득했다.
후라우는 공방중시형.
레베는 만능형.
캐티는 횟수중시형.
에리스는 전투를 머릿속에서 시뮬레이트해보았다.
잡졸을 캐티가 처리하는 사이 후라우가 보스의 정면에서 상대하여 그 움직임을 묶는다.
그 사이 레베가 적절한 위치에서 강력한 일격을 때려넣는다.
이걸로 되겠네.
"호오, 이거 대단하구나."
"이건 전투 플랜의 폭이 늘어나겠네요."
"좋아. 그럼 시험삼아 미궁에 가볼까."
에리스의 제안에 레베와 후라우는 살기등등하여 동의했고, 캐티도 빙글빙글 춤추면서 기뻐하였다.
그런데 혼자 그 분위기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모두들. 날 잊지 말아줘......."
아........
에리스 일행은 클레어의 장비를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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