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9 필사적인 아버지들2021년 03월 03일 08시 16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19/
여성전용 공중목욕탕 '백합의 정원' 은, 에리스 일행의 예상을 상회하는 인기를 얻었다.
아무래도 마을의 혼용 공중목욕탕에 불만을 가진 여자들은 에리스의 생각 이상으로 많았던 모양이다
오늘도 목욕탕의 영업이 끝났다.
네 명은 아무도 없는 목욕탕에서 몸을 담구고서, 제각각 좋아하는 자세로 기지개를 켰다.
아아, 기분 좋구나아.
이렇게 매일 목욕탕에서 씻게 된 결과, 에리스 일행 네 명의 피부는 여태까지 이상으로 윤기가 나게 되었다.
이런 느낌으로 매일이 흘러간다.
백합의 정원 경영은 순조롭다.
이용객은 날로 늘어만 갔고, 매상도 순조롭게 늘어났다.
하지만, 매일매일 똑같은 일만 하면, 역시 질리게 된다.
에리스는 노점을 돌며 발굴 작업을 하고 싶어졌다.
레베는 슬레이프닐을 채썰어버리고 싶어졌다.
후라우는 미노타우로스를 사정없이 두들기고 싶어졌다.
클레어는 매번 제외되었던 미궁탐색을 모두와 함께 가고 싶어졌다.
이렇게 네 명의 생활은 조금씩 괴로워졌다.
◇
어느 날 이른 아침.
아직 아침을 먹고 있는 에리스 일행에게, 출입관리인인 캐티가 도적길드마스터 바르디스의 명령을 갖고 왔다.
"오늘 저녁, 목욕탕의 폐관 후에 에리즈의 저택을 방문할 것이니 모두 집합해둘 것. 그리고 저녁식사는 술과 식사를 4인분 마련해둘 것."
전언의 내용을 듣고, 에리스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에리스의 예감은 맞아들었다.
눈이 돌 것 같은 하루가 끝나고, 에리스 일행은 무슨 일인가 하면 불안해하면서도 도적길드마스터의 도착을 기다렸다.
그러자 저택 앞에 호화로운 마차가 멈추었다.
이어서 네 사람이 마차에서 내려왔다.
도적길드마스터 바르디스의 모습을 확인한 에리스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졌다.
모험가길드마스터 테세우스의 모습을 확인한 후라우는, 아버지가 뭔가 혼내는 것이 아닐까 하여 움츠러들고 말았다.
공방길드마스터 후린트의 모습을 확인한 클레어는, 철권을 떠올렸는지 반사적으로 머리를 양손으로 가렸다.
상인길드마스터 마리아의 모습을 확인한 레베는, 그 모습이 첫날의 고객과 같다고 눈치챘다.
"오우 에리스, 들어가겠다!"
"후라우, 관리인의 일은 제대로 하고 있겠지?"
"오오, 귀여운 간판이구만."
"실례할게요."
네 사람을 부엌에 안내하여 낮은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는 소파를 권하면서, 에리스는 긴장섞인 떨리는 소리로 물어보았다.
"여러분, 오늘은 어떤 용건으로 오셨나요?"
"뭐 신경쓰지 마라. 일단 식사나 갖고 와라."
에리스 일행은 부엌 테이블의 옆에 예비 테이블을 들어서, 후라우가 준비해뒀던 저녁식사를 늘어놓았다.
마스터 네 명에게는 과일주를, 에리스 일행에게는 과즙 음료를 놓았다.
에리스는 이때야 평소에 비해 한 명 많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어째선지 평소에는 귀가하던 캐티도, 이 자리에 태연히 섞여 있었던 것이다.
별것 아닌 담소와 함께 식사가 진행되었다.
"자, 오늘의 이야기 말인데."
테세우스가 담소를 제지하려는 듯 오른손을 그의 앞에 올리자, 마리아가 이어나갔다.
"아가씨들, 이 사업에 마을이 참여하게 할 수 없겠나요?"
마리아의 제안은 에리스 일행에게 있어선 생각도 못한 것이었다.
상인길드는 목욕탕 시설 내에서 판매를 전담한다.
거기다 상품 매상의 10%를 '시설사용료' 로서 에리스 일행에게 지불한다.
모험가길드는 와란의 중심부에서 백합의 정원까지 정기마차를 왕복하게 하여, 교통비를 받는다.
매상에 대해서는 상인길드와 마찬가지로 10%를 에리스 일행에게 '정거장 사용료' 로서 지불한다.
도적길드는 '시설관리자' 가 되고, 접수겸 입장료 관리자로서 행동하며 백합의 정원의 인원을 1명 파견한다.
인원파견료는 입장료 수입에서 1명 분의 인건비를 제외하고서, 남은 매상의 50%를 '시설임대료' 로서 에리스 일행에게 넘긴다.
그 대신 상인길드와 모험가길드에서의 수수료 수입에 대해서는 상납을 면제한다.
이걸로 백합의 정원은 정식으로 도적길드의 관할이 되었다.
여기까지를 제 1 단계로 한다.
제 2 단계는 상인길드와 모험가길드의 공동영업으로, 백합의 정원에 인접한 식당과 탁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모험가길드의 여자기숙사로서 사용하고 있던 전 케빈 저택의 내부 장식을 개수하여 모험가의 숙소로서 운영을 개시한다.
그 뒤에도 수요에 따라 시설을 수시로 추가해나간다.
각 시설의 설계는 각 길드에서 클레어 설계사무소에 의뢰힌다.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시공은 후린트의 공방길드가 도급업자로서 취급되게 된다.
"어때,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닭뼈를 깨물면서 후린트가 물어보자, 네 사람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은 30대 인 에리스ㅡ에지 조차도, 이런 급전개는 읽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네 명에게 있어 생각도 못한 일이다.
이걸로 에리스 일행은 노동에서 해방되어, 다시금 자유롭게 놀러다닐 수 있다.
그래서 네 사람을 대표하여 에리스는 마스터 일행에게 고개를 숙였다.
"부디 잘 부탁드리겠어요."
그러자 마리아는 와란 평의회의장의 입장으로서, 다음 정기회의에 에리스가 출석하도록 정식으로 요청하였다.
"그런데 에리스. 목욕탕을 보여줘라."
아~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에리스는 바르디스에게 저항하는 기색을 보여주었다.
"마스터. 백합의 정원은 남자 엄금인데요......."
"아아, 안 들리네에."
안 되겠다. 끝났다.
에리스는 쭈뼛거리며 마스터 일행을 목욕탕으로 안내했다.
사실 에리스 일행은 마음껏 쓰고 있던 발광의 돌과 발열의 돌에 대해 출처를 의심받을 까봐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오히려 발광의 돌을 등롱에 넣어서 간접조명으로 쓰는 방법과, 발광의 돌을 발열시킨 채로 쓰는 아이디어를 후린트 일행들에게 칭찬받았던 것이다.
또한 목욕 후의 손님에게, 냉각의 돌을 써서 만든 차가운 음료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도 그들에게는 맹점이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9명이 목욕탕에서 이리저리 하고 있는 사이에, 모두가 듣지 못하도록 바르디스가 에리스에게 속삭였다.
"실은 백합의 정원사업과 병행해서, 중심가의 목욕탕도 남성전용으로 재개발을 하게 되었다. 너희들이 여기까지 보여준 아이디어는 거기서 녀석들이 충분히 베낄 예정이니, 이번 건은 은혜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그런 일인가. 그거라면 안심이다.
다시 말해 마을의 남자들은 시끄러운 부인과 딸들을 교외로 내쫓고서, 자신들은 거리 안에서 야단법석을 피우겠다는 뜻일 것이다.
◇
마스터 일행이 돌아간 후, 에리스 일행은 다시 목욕탕에 들어갔다.
여기서 에리스는 평소와 사람 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어라? 왜 다섯 명이야?
잘 보니, 목욕통 중앙에 커다랗고 흰 털뭉치가 둥실둥실 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털뭉치는 에리스를 끌어안았다.
"에리스, 나도 여기에 살게 해달라냐!"
털뭉치의 과격한 어택에, 에리스는 멈칫하고 말았다.
그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에리스ㅡ에지는 순식간에 '퍼리(Furry)' 에 눈을 뜨고 말았다.
진정해라 나.
에리스는 흥분을 다스리려는 것처럼 한번 심호흡을 하고서, 캐티를 천천히 떼어놓고 회색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도적길드는 괜찮아?"
"나도 도적모험가로 재등록했다냐. 마스터가 '재주껏 에리스의 파티에 잠입해라' 라고 내게 지시를 내려주셨다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솔직하게 말해버리는 소녀다.
"캐티는 그래도 괜찮아?"
"나도 부디 여기에 살고 싶다냐. 모두 즐거워보여서 부러웠다냐."
캐티는 그렇게 심정을 토로하고서 울고 말았다.
그런가, 조금 전까지 조용히 모두와 함께 있던 것은, 그걸 우리들에게 부탁하고 싶어서였나.
평소엔 수다스러운 캐티가 이렇게까지 말없이 지내는 건 힘들었을 텐데.
"알았어 캐티. 방 하나만 비어있으니 오늘부터 거길 써."
에리스와 캐티의 모습에, 다른 세 사람은 체념의 한숨을 지은 후 다시 밝은 표정을 지었다.
"환영할게."
"환영할게요."
"환영해요."
이렇게 에리스 저택은 경사스럽게도 만원이 된 것이었다.
728x90'판타지 > 도적소녀로 전생한 나의 사명은 용자와 마왕에게 ×××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1 장보기 (0) 2021.03.04 020 네 번째의 희생자 (0) 2021.03.03 018 첫 손님 (0) 2021.03.02 017 목욕탕 완성 (0) 2021.03.02 016 감정의 기초 지식 (0) 2021.03.02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