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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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1월 13일 07시 08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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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 날 아침, 레오루드는 불현듯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그때 이사벨이 무언가를 하려던 중이었다.

     레오루드가 깨어나자 이사벨은 재빨리 손을 감추고는 경건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레오루드 님. 기분 좋은 아침이네요.”

    “아니, 넘어가지 않을 건데? 네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거 다 보고 있었는데?”

    “네? 무슨 말씀이신가요?”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사벨.

     너무 억지스러운 능청맞음에 레오루드도 어이가 없었지만, 추궁한다고 해서 딱히 벌을 주는 것도 아니다.

     아침부터 귀찮은 일은 사절이라며 레오루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



    “어? 꾸짖지 않으시는 건가요?”

    “꾸짖어봤자 반성하지도 않을 거잖아?”

    “잘 알고 계시네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네가 구제불능인 녀석이라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보다 실비아랑 샬은 일어났어?”

    “아니요. 아직 주무시는 것 같아요.”

    “그래. 뭐, 어제는 즐거웠겠지. 좀 더 자게 해 줘.”

    “알겠습니다.”



     레오루드는 그렇게 말하고 단련을 하러 갔다.

     남겨진 이사벨은 침대를 정리하고 방을 청소한 후 실비아와 샤를로트에게로 향했다.

     레오루드의 지시대로 두 사람을 조금 더 재우고 아침 식사 시간까지 다른 일을 처리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련을 마친 레오루드가 돌아오자 옷과 수건을 내어준 다음 아침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 정말 평소의 태도만 고쳐주면 최고일 텐데.......”

    “주저하지 말고 칭찬해 주세요. 세계 최고의 시녀라고!”

    “예예, 맞습니다요.”

    “아~ 왠지 의욕이 없어졌어요. 저택의 시녀들을 모두 데리고 떠날까요.”



     무서운 말을 시작하는 이사벨의 모습에, 레오루드는 두통을 참는 듯이 관자놀이를 누른다.



    “그만둬 ......”

    “후후, 반쯤 농담이에요.”

    “반은 진심이었구나 ......”



     지금 이사벨이 저택에서 나가버리면 분명 패닉에 빠질 것이다.

     설령 농담이라고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레오루드였다.



    “땀 좀 씻고 올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 둬.”

    “알겠습니다.”



     훈련으로 흘린 땀을 씻기 위해 목욕탕으로 향한다.

     레오루드는 땀을 씻는 와중에 오늘 실비아와 관광이라는 이름의 데이트를 할 것을 떠올리며 꼼꼼히 몸을 씻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땀냄새가 나지 않도록 깨끗하게 몸을 씻고 욕조에서 나왔다.



    “음? 실비아와 샤를은 어쨌어?”



     목욕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식당에 온 레오루드는 실비아와 샤를로트의 모습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 이사벨 님께서 깨우러 가셨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두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릴까.”



     아침을 준비하던 시녀로부터 이사벨이 실비아와 샤를로트를 깨우러 갔다는 말을 듣고 레오루드는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다 잠시 후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레오루드는 실비아가 서둘러 오나 싶어 식당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식당 문이 번쩍 열리며 잠옷 차림의 푸스스한 실비아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늦잠을 자게 될 줄은.”

    “아, 뭐. 그런 건 상관없지만 ...... 그 옷차림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은데?”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차림새를 하고 있는 실비아의 모습에 레오루드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다.

     그리고 약혼은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비아의 그런 모습을 쳐다볼 수 없어 레오루드는 눈을 돌리면서 그녀의 옷차림을 지적했다.



    “에 ......?”



     레오루드의 지적에 실비아는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얇은 캐미솔 차림에 손질이 안 된 머리.

     남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모습이 아님을 깨달은 실비아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꺄악!!!!”



     비명을 지르며 식당에서 도망치는 실비아.

     실비아를 쫓아와서는 장난이 성공했다는 듯이 웃음기가 가득한 이사벨은 레오루드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 그녀를 쫓아갔다.



    “힘들겠네~. 실비아도.”

    “넌 신경 안 쓰이는 거야?”

    “나는 평소에도 그러잖아. 이제 와서 그러기야?"



     슬그머니 레오루드의 곁에 앉은 샤를로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실비아와는 달리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는 네글리제 차림이다.

     남자들의 눈길을 빼앗겠지만, 다행히 식당에는 레오루드를 제외한 다른 남자들은 없다.

     그리고 레오루드도 익숙한 모습이라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 그렇지. 새삼스럽군.”



     세간의 남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미녀가 옆에 있지만,  레오루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따른 홍차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시간은 괜찮겠지?”

    “문제없을 거야. 이사벨이 스케줄을 파악하고 있을 테니 저건 분명 일부러 그랬을 거야.”

    “아까는 역시 이사벨의 짓이었구나......”

    “그렇다니깐~”



     빙그레 웃고 있는 샤를로트는 테이블에 놓여 있는 빵을 하나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잠깐. 아직 실비아가 오지 않았잖아.”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그건 그렇지만 밥은 다 같이 먹는 게 더 맛있지 않겠어?”

    “그건 맞지만, 나는 배가 고프거든. 그러니 내가 먼저 조금만 먹을게~”



     그렇게 말하면서 샤를로트는 빵을 씹어 먹었다.

     입 안을 오물오물 움직이며 빵을 씹어 삼켰다.



    “아~ 맛있어~. 아침이니 와인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외출 전에 마시지 마.”

    “쳇~. 나는 괜찮잖아. 딱히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니까.”

    “설령 그렇다 해도. 술 취한 사람을 데리고 갈 생각은 없어.”

    "레오루드는 쫀쫀해~"



     불만을 토로한 샤를로트는 근처에 놓여 있던 포크를 들고 레오루드의 뺨을 찔렀다.



    “그만해! 그보다 그거 못 쓰게 되잖아!”

    “레오루드가 쓰면 되잖아. 만진 건 나지만 찌른 건 네 뺨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샤를로트는 레오루드의 뺨을 찌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말했잖아!”



     화가 난 레오루드는 샤를로트의 손을 쳐서 포크를 날려버렸다.



    “아~!  레오루드가 포크를 떨어뜨렸다~!"

    “네가 말해도 그만두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지 ....... 미안하지만 새것을 준비해 줄 수 있겠어?”

    “알겠습니다.”



     근처에 있던 시녀는 레오루드의 지시에 따라 바로 새 포크를 준비한다.

     혹여 샤를로트에게 연속으로 포크를 찔리면 안 되기 때문에 레오루드는 먼저 못을 박아두었다.



    “미리 말하지만, 다음에는 용서하지 않는다.”

    “네에~”



     정말 알아들었는지 걱정하면서도 레오루드가 샤를로트에게서 눈을 떼고 다시 차를 마시려는 찰나, 빵이 입 안에 억지로 들어왔다.



    “이제 레오루드도 공범이네!”

    “...... 너라는 녀석은! 더는 용서할 수 없어!”



     샤를로트는 웃는 얼굴로 레오루드의 입에 빵을 쑤셔 넣었지만, 이제 그도 화가 난 모양이다.

     빵을 베어 물며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샤를로트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코브라 트위스트를 시도했다.

     완전히 코브라 트위스트에 걸린 샤를로트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꺄악!  레오루드는 변태, 야수~!"

    “닥쳐! 아침부터 귀찮게 하기는!"

    “아야야야야야! 자, 잠깐만! 이거, 정말 아픈데!?”

    “당연하잖아! 그렇지 않으면 넌 또다시 같은 짓을 반복하니까!”

    “아, 알았어! 반성할 테니까 놔줘!"

    “실비아가 올 때까지 이대로다! 각오해!”

    “아파 아파! 빨리 와 줘, 실비아~!”



     레오루드는 실비아가 올 때까지 적당히 샤를로트를 혼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힌 실비아가 식당에 와서야 샤를로트는 풀려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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