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89
    2024년 11월 12일 11시 41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나온 다과를 다 먹은 레오우드 일행은 담소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어서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용기 등은 내일 가져다주기로 하고 그대로 두었다.



    “밤이 깊어졌으니 이제 그만 자자."

    “뭐? 조금 더 있다 자도 되잖아."

    “샤를 언니. 내일은 빨리 일어나야 하니 딱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실비아도 좀 더 놀고 싶지 않아?”

    “그건 그렇지만 ...... 내일도 놀면 되니까요”

    “본심은?”

    “조금은 외롭네요.”

    “것 봐~!”



     실비아도 이렇게 말했으니 조금만 더 놀아도 되지 않겠냐고 샤를로트가 호소하지만, 레오루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한다.



    “안 돼. 가뜩이나 늦잠꾸러기인 네게 밤샘을 허락할 수 있겠냐.”

    “내일은 제때 일어날 테니까~! 자, 실비아도 한마디 해줘.”

    “샤를 언니. 역시 레오루드 님의 말씀이 옳으니 편은 못 들겠어요......”

    “이제 알겠지? 샤를, 포기하고 침실로 돌아가.”



     투덜대던 샤를로트였지만, 레오루드와 실비아 두 사람의 말에 반박도 못하여 슬픈 표정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 모습이 너무 슬퍼 보여 실비아가 레오루드에게 어떻게 할 수 없냐고 눈빛으로 호소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어쩔 수 없음을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며 실비아는 두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힘없이 문으로 향하는 샤를로트에게 말을 걸었다.



    “샤를 언니, 괜찮으시다면 같이 잘래요? 그러면 수다도 더 떨 수 있을 거예요.”



     샤를로트는 힘차게 뒤돌아보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실비아의 양손을 잡았다.



    “좋아! 그거 정말 좋아!"

    “그, 그럼 침실로 갈까요?”

    “그래! 이런 따분한 남자는 내버려 두고 원 없이 수다 떨자!”

    “저, 적당히 부탁드릴게요.”

    “물론이지! 여차 하면 수면 마법으로 강제로 잠들게 해 줄게!”

    “그건 왠지 불안한데요!?”



     실비아는 도움을 청하듯 레오루드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는 매우 애매한 미소를 지을 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약혼남에게 배신당한 실비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애초에 레오루드는 샤를로트를 막을 수 없어서 이렇게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미안. 실비아. 나로서는 방법이 없어......”

    “...... 레오루드 님. 살아 있다면 내일 뵙도록 해요.”

    “둘 다 너무 하네~. 레오루드라면 몰라도 실비아한테는 그런 짓 안 해.”

    “나한테도 하지 마!”

    “당신은 강해져야만 하잖아요?”

    “지당한 말이지만 집에 있을 때만큼은 쉬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항상 전장인 것처럼 행동하라구.”

    “말이 쉽지......”



     레오루드도 샤를로트를 본받아 평상시에도 장벽을 쳐서 기습 등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

     물론 수행의 일환이기도 하여, 마력을 세밀하게 통제하는 수련이기도 하다.

     마력 공유에 더해 자신의 마력만으로도 국내는 물론 대륙 최고의 마력을 자랑하는 레오루드가 마력을 충분히 다룰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부족해.”



     그렇게 말하면서 샤를로트는 레오루드가 볼 수 없는 속도로 마법을 발동하여 여러 겹으로 둘러쳐진 장벽을 뚫고 지나갔다.



    “낭비가 많아. 좀 더 정진하셔.”

    “...... 명심해 두지.”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아.”

    “그렇군. 성장하고 있다는 뜻인가.”

    “맞아. 그럼, 실비아. 가자!”

    “아, 네. 레오루드 님.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잘 자. 실비아, 샬.”



     두 사람은 레오루드의 앞을 떠나 침실로 향했다.

     홀로 남겨진 레오루드는 한동안 소파에 앉아 두 사람과의 담소의 여운에 젖어 있다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실비아와 샤를로트 두 사람은 함께 침실로 향하여 심야의 수다 모드로 전환했다.

     샤를로트의 침실에 도착한 두 사람은 큰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작은 조명만 켜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실비아~. 내일은 어떻게 할 거야~?”

    “글쎄요. 아침을 먹은 후 이동해서 점심까지 왕도에서 관광을 즐기면서 쇼핑을 할 예정이에요.”

    “이제 와서 말이지만 왕도는 너무 익숙한 도시라 재미가 없을 것 같지 않아?”

    “샤를 언니의 말은 일리가 있지만, 그...... 레오루드 님과 함께라면 저는 어디든 즐길 수 있어요.”

    “꺄악~! 실비아 귀여워~!”



     갑자기 껴안긴 실비아의 얼굴은 자신의 말에 수줍어하여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발그레해진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실비아는 샤를로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신음 소리를 내었다.



    “으~......”

    “여기엔 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그건 그렇지만 ....... 하지만 역시 부끄러운 건 부끄럽잖아요.”



     실비아는 샤를로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꼭 껴안았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패기 없는 목소리와 불안한 표정으로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제가 ...... 레오루드 님께 짐이 되지 않을까요?”

    “갑자기 왜 그래?”

    “항상 바쁘고,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먼 미래를 바라보며 정신없이 달려가는 레오루드 님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레오루드 님에게 짐덩이가 되는 게 아닐까 하고......”

    “그럴 리가 없어. 레오루드는 당신이 온 후로 더욱더 힘을 내고 있는걸. 저건 분명 허세 부리는 거야.”

    “정말 그럴까요?”

    “그래. 레오루드가 당신을 부담으로 생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샤를로트의 말을 듣고도 실비아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이 레오루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그런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샤를로트는 매우 초라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실비아의 양 볼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자비의 미소로 안심을 시켰다.



    “실비아. 당신이 지금까지 보아온 레오루드를 믿어. 레오루드가 걸어온 길을 모두 칭찬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룩한 업적과 쌓아 올린 성과는 진짜잖아?”

    “네 ......”

    “하지만 또 불안해지면 나한테 와. 얼마든지 고민도 들어줄 수 있고, 울고 싶으면 가슴도 빌려줄게. 난 레오루드뿐만 아니라 당신도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는 편이 더 행복하지 않겠니?”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일상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샤를로트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레오루드도 실비아도 웃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샤를 언니 ......”

    “게다가 뭘 불안해할 필요가 있어?  레오루드는 단 한 번도 당신을 귀찮게 생각한 적이 없어. 하지만, 그래. 레오루드가 당신을 못살게 굴면 그때는 내가 날려버려 줄게.”



     윙크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샤를로트를 보며, 실비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 샤를 언니라면 정말로 레오루드 님을 날려버릴 것만 같네요.”

    “당연하지. 내 귀여운 여동생을 울린 죄는 무거운걸.”

    “샤를 언니 ....... 오늘은 용기를 내 상담해서 다행이었어요. 이렇게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실비아는 모든 불안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까보다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럼 내일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래? 아니면 레오루드 뒷담 대회라도 할래?”

    “후후, 둘 다 놓치기 아깝네요.”



     고민하던 실비아는 샤를로트에게 양보하는 쪽을 택했다.



    “그럼 둘 다 해볼까요?”

    “아주 좋아! 그럼, 우선 레오루드의 뒷담부터 시작해 보자고!”



     두 사람은 희미한 조명 아래의 침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오루드의 뒷담을 시작으로 내일의 일, 더 먼 미래의 일,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잠들기 전까지 계속했다.

    728x90

    '판타지 > 에로 게임 전생 - 운명에 저항하는 금돼지 귀족의 분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1  (0) 2024.11.14
    390  (0) 2024.11.13
    388(2)  (0) 2023.12.12
    388(1)  (0) 2023.12.12
    387(2)  (0) 2023.12.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