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 030 대화 따위 하고 싶지 않아
    2021년 03월 02일 07시 32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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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35/

     

     

     

     

     어째서 '밑준비' 가, 레티시아파라리스와의 페어 학습인 거야!?

     

     물론 폭력을 휘두르고 만 일은 나빴어.

     싸웠다면 둘 다 처벌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도 알아.

     

     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한 일이고, 레티시아파라리스가 나쁘지 않은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지만.

     아마 이르마와 라우라가 조금 각색해서 모리아 선생에게 이야기했겠지.

     

     그 결과가 페어학습.

     그것도, 자수.

     작업하면서 대화하는 것이 추천되는 수업.

     

     즐거운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지만 우리들은 마주 보며 앉아서 오로지 수만 놓고 있었다.

     

     껄끄럽다.

     

     물론 거리를 두는 것 뿐으로는, 이제부터 더욱 껄끄러워질 거라는 건 알고 있어.

     어라? 그거 좋은 일 아냐? 괴롭히지 않아도 거리를 둘 수 있어서......

     아냐.

     껄끄러워하는 건 나 뿐인걸!!

     

     정말.

     정말.

     정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도움을 청하려고 이르마와 라우라의 자리를 봤지만, 미소를 가득 지으며 검지를 올리고 있을 뿐.

     

     아니, 친구라면 도와줘도 되잖아!?

     정말 싫어, 이런 상황.

     대체 어째서 마법학원에서 자수를 하는 거야!

     

     "이런 거, 마법에 관계없잖아! 이런 게 아니라, 난 마법의 공부가 하고 싶은 거야!"

     "이것도 마법의 훈련 중 하나니까요."

     

     !

     생각만 할 셈이었는데, 입으로 나왔다!?

     갑자기 대화가 시작되고 말아서, 당황하고 말았다.

     

     "이런 건 억지야. 보기 좋게 신부수업을 시킬 뿐이란 말야!"

     

     말에 억지가 있는 건 나도 알지만, 멈출 수 없다.

     

     "넌 꽤나 괜찮은 모양이네! 언제든지 시집갈 수 있으니까."

     "글쎄요. 아직 결혼은 생각해본 일도 없는데요."

     

     순 거짓말!

     그럼 왜 오라버님과의 결혼을 진행한 거야!

     

     "2년 잠들어서 다시 한번 1학년을 하고 있잖아? 이제 한창 중년인걸."

     

     우리 가문이었다면 벌써 이것저것 말하면서 내쫓았을 거야.

     

     "그럴까요. 잠들어서 실감은 없지만요."

     "어차피 결혼한다면서, 중퇴할 거잖아. 쓸데없다고."

     

     그래, 언제까지 일이 진행되는지,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알아두고 싶어.

     

     "설마요. 전 졸업할때까지 제대로 공부할 셈이에요. 그래서......."

     "뭐어!? 졸업할 쯤에는 이미 나이도 한가득이잖아. 벌써 할머니야. 그런 나이로 오빠의 신부가 될 셈? 나이 차가 얼마나 난다고 생각하는 거야. 부끄러움도 없는 거야?"

     

     왜 그런 거짓말만 하는 거야!

     이쪽은 사활문제라니까!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으니, 오빠도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으니까 나이차는 변함없어요."

     "아."

     

     그 말대로야!

     부끄러워!

     

     "하지만, 큭!"

     "어머."

     

     바늘을 꾹 누른 채로, 있는 힘껏 힘을 넣은 모양인지 손가락을 찔리고 말았다.

     손끝에 핏방울이 맺힌다.

     

     "괜찮나요!?"

     "괜찮아!"

     

     레티시아파라리스가 재빨리 손수건을 꺼냈지만 거절한다.

     

     "그런 거 필요없어."

     

     이런 일로 빚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

     내 손수건에 작은 핏방울이 스며든다.

     

     하아, 이거 리리아나한테 잔소리듣겠네.

     피의 얼룩은 지우기 힘들다......라던지.

     

     "정말, 이런 건 내가 할 필요 없는데. 메이드한테 시키면 된다고! 쓸데없어 정말."

     

     그래, 내가 힘들게 겨우 자수놓은 이 꽃.

     니콜레였다면 좀 더 예쁜 걸 같은 시간에 10개는 수놓았을 거야.

     

     "쓸데없지 않아요. 이렇게 한땀한땀,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할 셈으로 수를 놓으면....."

     

     레티시아파라리스는, 일정한 우직임으로 침을 움직인다.

     수놓는 몸짓도 숙련되어서 쓸데없는 움직임이 없다.

     

     "당신, 누구한테 줄 셈이야."

     

     설마 오라버님은 아니겠지!?

     그만 둬!

     그런 것 작은 오라버님이 좋아할 것 같으니까!

     

     "에다에게 선물해줄까 생각해서요."

     "뭐? 누구?"

     "저의 메이드.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는 왕도까지 따라와 준 아이에요."

     "애정을 담아서 만들었는데, 주는 건 메이드한테?"

     

     어째서 그런 일을?

     이 애는 정말 이해를 못하겠어!

     

     "저는 그렇지요. 하지만, 글로리아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 셈으로 수놓으면 어떨까요."

     

     좋아하는 사람?

     그 말에 확 머리에 피가 솟는다.

     

     어째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너도 귀족의 일원이라면 알잖아!?

     

     왜, 어째서!?

     우리들이 자유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는 걸 방해하는 당신이,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난 책상에 손을 대며 일어나서, 레티시아파라리스를 노려보았다.

     귓가에는 파직파직하는 소리가 났다.

     너무 흥분해버려서, 제멋대로 마법이 짜여지고 있다.

     번개가 넘쳐날 것 같다.

     

     좋지 않아.

     이런 상태에서 내성이 없는 사람이 만진다면, 큰일 나버려!

     

     "뭐! 바보 아냐?"

     

     진정해야 해, 진정해야 해!

     하지만 말을 그칠 수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웃겨 정말. 귀족의 딸은 말야, 좋아하는 사람 따위 만들어도 쓸데없어! 사랑이나 연애같은 구린 말 하지 마! 어차피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결혼할 수 밖에 없으니까ㅡㅡ"

     

     찰싹!

     

     뭔가가 볼을 쳐버린 소리가 났다.

     

     눈앞에는, 레티시아파라리스.

     

     볼이 아프다.

     손으로 만져보니 열기가 느껴졌다.

     

     "어?"

     

     나, 따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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