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 028 만져질 수는 없어
    2021년 03월 01일 01시 30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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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ncode.syosetu.com/n6977fi/33/

     

     

     

     레티시아파라리스는 때때로 아련한 눈을 할 때가 있다.

     체육시간, 운동장에서 혼자 떨어져 서 있는 그녀는 지금도 그런 눈을 하고 있다.

     

     정말로, 덧없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버릴 정도로.

     

     나의 악의에도 눈치채지 못하고 표표하게.......이 아이 이러면 이 앞을 살아갈 수 있으려나?

     괴롭혀야 할 상대지만 불안해진다.

     하지만, 봐줄 수는 없다.

     

     "자, 나의 실력, 보여주겠어."

     

     제대로 선전포고!

     레티시아파라리스는 너무 태평해서, 제대로 선언해두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셋이서 상담한 끝에 결정해 둔 것이다.

     

     ......당사자 본인은 선언의 의미를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이긴 후에 모욕의 말을 하면, 싫어도 알겠지!

     모욕도 셋이서 의견을 내놓아서 결정했다.

     라우라는 정말로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서 대단해.

     

     어쨌든, 꼬리가 없는 사람에게 질 리가 없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레티시아파라리스는 스타트의 신호와 함께, 대단한 기세로 뛰쳐나갔다.

     너무 놀라서 한순간 스타트가 늦어졌지만, 곧바로 따라잡았다.

     

     그녀는 앞으로 앞으로 미끄러지듯 달렸다.

     

     "우으으."

     

     어금니를 깨물고, 어쨌든 다리를 움직인다!

     레티시아파라리스는 나보다 키가 커서, 그만큼 다리도 길다.

     그래서 그녀 이상으로 다리를 움직여야만 한다.

     

     골 따위 보고 있을 틈은 없다.

     어쨌든 달리고, 달려서......레티시아파라리스가 속도를 늦춘 것을 보고, 어쨌든 골을 통과한 것을 눈치챘다.

     

     "하아, 하~ 어느 쪽!?"

     

     가파른 숨으로, 측정하는 애한테 말을 걸었다.

     

     내 쪽이 빨랐다.

     그럴 터였지만.......

     

     "에에~ 시간은ㅡㅡ"

     "시간보다 누가 먼저야!?"

     "저기, 그건."

     "누구!?"

     "으음~? 아마.......동시, 려나?"

     

     "뭐라고!?"

     

     그럴 리가 없다.

     .......라고 우길 수 없는 것이 분하다.

     스타트가 늦지만 않았다면!

     

     "크으으. 그럼, 다시 한번!"

     "후~ 하아아.....난 상관없지만, 아직 모두의 측정이 끝나지 않았으니, 다음에 안 할래요?"

     "모두가 끝나면, 다시 한번이야!!"

     "저기, 글로리아. 잠깐 괜찮을까요."

     

     쭈뼛거리는 기색으로, 반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응? 왜 그래?"

     "소피가 발을 접질려서요. 소피가 양호위원이었는데."

     "어라, 양호위원은 또 한명 있잖아? 저기, 분명, 사만다."

     

     지금 난 그럴 때가 아닌데!

     

     "사만다도 이제 곧 측정이라서, 그."

     "그래. 알았어. 내가 양호실까지 데려다줄게."

     

     어쩔 수 없네.

     어째서 투표로 내가 선택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학급위원이 되어버렸으니 일은 해야지.

     

     "내가 보건실까지 데리고 갈게. ......승부는 다음이야!"

     "네, 네에."

     

     .......정말로 이 애, 다음까지 기억하고 있으려나?

     

     

     

     보건실로 데리고 가서 보고를 끝내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써버렸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서, 셋이서 레티시아파라리스의 자리에 갔다.

     

     재도전의 약속을 잊지 않도록, 못을 박아두지 않으면!

     

     "레티시아."

     "......."

     

     ........왜 저래?

     계속 멍하게......

     설마 또 저주같은 건 아니겠지!?"

     

     "레티시아!!"

     "으아!?"

     

      큰 목소리로 외치자, 이제야 이쪽을 눈치챘다.

      .......뭐야, 체육으로 체력을 너무 써버린 것 뿐이네.

     

      "마음이 여기에 없네. 피곤한 거야!?"

      "미안해요. 무슨......일......인."

     

     레티시아파라리스는 이쪽을 보고, 다시 아련한 눈을 하였다.

     이대로 먼 곳에 가버릴 것 같아서 난 서둘러 말을 걸었지만, 그게 귀에까지 닿을 리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ㅡㅡ"

     "글로리아, 넥타이가 비뚤어져...."

     

     그러자, 하얀 손이 다가왔다.

     

     번쩍.

     하고, 기억의 뚜껑이 열렸다.

     

     헛간에서 몰래 놀던 때.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서, 자그마한 이르마와 라우라가 안겨들었을 때.

     난 무의식적으로 마법을 발동해버린 모양이다.

     

     갑작스런 충격과, 날려져버린 이르마와 라우라의 모습.

     기적적으로 목숨에 지장은 없었지만.......그래도 그녀들 두 사람은 당분간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강요당했다.

     

     아픈 듯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으면서도, 내 탓이 아니라며 웃어주었던 그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로부터.......난 맨손으로 사람을 만지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마법의 컨트롤은 가능할 테지만,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 두려워서 견딜 수 없다.

     

     "싫어!"

     

     갖고 있던 교과서로, 뻗어온 손을 치고 말았다.

     저질러버렸다!

     

     "미안......."

     

     안 돼, 사과하면 안 돼!

     나, 이 애를 괴롭혀야 하니, 이걸로 되었어!!

     

     "하, 함부로 만지지 말란 말야!"

     

     난 그것만 말하고서 교실을 나갔다.

     그렇지 않으면, 죄책감에 짓눌릴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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