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32 나만의 새언니2021년 03월 02일 15시 05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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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레티시아・파라리스는 3일의 근신처분을 받았다.
상태를 보러 온 선생이 본 것이, 흐느껴 우는 나와 레티시아・파라리스였기 때문에......
설명을 요구했지만, 나는 눈물이 그치지 않아서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주변 학생들의 말로는, 레티시아・파라리스가 나에게 따귀를 날린 일 외에 확실한 것은 모른다는 모양이었다.
진정되고 나서 항의하러 갔지만, 폭력을 휘둘렀을 경우엔 최소한 3일 동안의 근신, 의 규칙은 깨트릴 수 없었다.
레티시아・파라리스가 없는 3일 동안.
나는 틈만 나면 수를 놓았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바늘을 움직인다.
대답이 안 나오는 의문과, 타협이 안되는 감정이 빙글빙글 휘몰아쳐서 넘쳐버릴 것 같아서......
손을 움직인다.
교과서에서 보고 손수건에 그렸던 구도대로 바늘을 꽂는다.
한땀 한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침을 꽂고, 실을 당기고, 실의 색을 바꾸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침을 꽂고, 실을 당겨서, 그래서 겨우 꽃잎이 하나 만들어졌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작업이다.
"딱히, 어울려주지 않아도 돼."
어째선지 이르마와 라우라도 함께 반짇고리를 둘러싸고 있다.
"음~ 그냥 재밌으니까 하는 것 뿐인걸."
"그렇슴다. 글로리아와 함께라면, 다른 것은 재미없슴다. 그리고 저기."
이르마가 턱을 움직여서 교실을 가리켰다.
대부분의 반 친구들이 자수를 놓고 있다.
그 일로 인해, 이 학급에만 자수 붐이 일어난 것이다.
'쓸데없지 않아요. 이렇게 한땀한땀,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할 셈으로 수를 놓으면.....'
레티시아・파라리스의 대사.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애들이 퍼트린 모양이다.
"뭐, 난 금방 질릴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럴 생각이 드는 한~"
"흥. 마음대로 해."
"그렇게 하겠슴다. 아, 파란 실 필요함다."
"자~ 어떤 파랑~?"
나는 다시 자수로 돌아간다.
한땀, 한땀.
어째선지, 레티시아・파라리스의 일만 생각하고 만다.
정말 덧없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정말 강한 사람의 일을.
그 사람에게는, 무슨 색이 어울릴까?
이 학교에서 오로지 혼자만 달고 있는 순백의 스카프.
언제나 머리를 장식하는 장미색의 리본.
밤에 저무는 순간의 하늘색 눈동자.
옅은 푸른색이 어울려보여.
하지만 빨강과 주황색도 어울려보여.
달의 노란색도, 분명 그녀의 색.
그런 식으로 실에 손을 뻗는 사이에, 꽃은 하나하나 늘어갔다.
"그거, 레티시아한테 주면 어떻겠슴까?"
"뭐?"
갑자기 말을 듣자 나는 다시 바늘로 손을 찌르고 말 뻔했다.
"어째서!?"
"사과~ 글로리아 탓에, 3일 간 근신이니까~"
"응응응."
분명,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글로리아, 절차는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안 됨다."
"그래그래~"
"아, 알았어!"
아, 정말, 그 사람에게 넘겨준다면 좀 더 정중하게 대했으면 좋았는데!
아니,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는걸!
그 사람에게 주고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는!
3일 걸려서, 나는 손수건에 자수놓기를 끝냈다.
꽃이 한바퀴 빙글 돈 참에, 그 이상 놓으면 사용감이 나빠진다며 이르마와 라우라가 말렸다.
스스로는 꽤 잘 되었다고 생각하지만.......이거 무슨 표정으로 건네주면 좋겠냐고!!
"안녕하세요......"
레티시아・파라리스가 느긋하게 교실에 들어왔다.
왔다!
어쩌지, 어쩌지!?
시선을 돌려 이르마와 라우라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이런 때에 한해 멍하게 천장을 보고 있다.
아아아아아악!
"안녕하세요. 레티시아님, 오늘부터네요."
"힘들었겠네요. 아무 일도 없었나요?"
"이거, 3일 분의 노트에요."
"저희들 모두가 만들었어요."
"어머, 고맙네요."
반 친구들이 레티시아・파라리스를 둘러싸고 즐겁게 웃음소리를 내고 있자......갑자기 뭔가, 싫은 기분이 가슴에 차올랐다.
"잠깐, 길 좀 열어줄래?"
그녀들을 물리치며 레티시아・파라리스의 앞에 섰다.
"미안하네요. 때린 곳 아팠나요?"
"흥. 그런 건 산들바람이 분 거나 마찬가지인걸. 그 정도로 날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래요?"
아아, 정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지만, 따로 뭘 이야기해야 좋을까!?
아아아아, 맞다, 손수건.
사과하며, 손수건을 넘기면 되는 거야!!
"나도 조금 말이 지나쳤으니, 이건 사과의 뜻이야."
손수건을 레티시아・파라리스에게 내밀었다.
"고마워요. 멋진 자수네요."
앗, 안 돼!
지금, 나 당황하고 있다.
이런 때에 날 만지면 큰일난다니까!
"나, 나한테 닿으면 감전된다니까."
책상 위에 손수건을 두고서, 재빨리 손을 뗀다.
"감전.....정전기네. 그럴 때는, 조금 퍼트려놓으면 괜찮아져요."
레티시아・파라리스는 손수건을 펼치고는, 나의 손에 살짝 올리고서 흔들거리며,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괜찮네요."
살짝 나의 손을 잡았다.
"뭣!"
맨손으로 누군가에게 만져지다니, 언제 이후의 일까?
촉촉한 손, 따스한 손가락......심장이 두근거리고, 멋대로 마법이 짜여진다!
안 돼!!
그런데, 갑자기 그것이 전부 흩어졌다.
"어라? 거짓말.....아무렇지도 않아."
"이렇게, 전기를 도망치게 하면 되는 거에요."
"어? 어어?"
레티시아・파라리스가 내게 뭔가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다.
공교롭게도 폭주하려던 나의 마법이, 제대로 진정되었다.
이런 일은 두 번째.
레티시아・파라리스에게 따귀를 맞았던 그 때와, 오늘.
이 사람은 내게 뭔가를 해준 걸까?
그리고, 그걸 말하지 않은 채로 있어주는 걸까?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난 이제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정말, 괜찮다.
"그 정도로 괜찮슴까?"
"어~? 따닥하지 않네~? 안 나네!"
"한번 퍼트리면 당분간은 괜찮을 거에요."
이르마와 라우라가 만져든다.
그녀들의 감촉을 느끼는 것도 오랜만이다.
만지는 것도, 만져지는 것도 두렵지 않다.
두 사람의 눈에는 눈물이 약간 그렁거리고 있다.
나도 울 것 같다.
"레티시아님, 똑똑하시네요."
"대단하네요."
"다른 것도 뭔가 있나요?"
"가르쳐주시겠나요."
"글쎄........"
다시, 가슴이 술렁인다.
"잠깐! 너희들 내 새언니한테 민폐 끼치지 말아줄래?"
"네?"
아아아아아, 난 무슨 말을!?
아니, 틀리지 않아. 틀리지 않는걸!!
"오라버님의 약혼녀니까, 새언니잖아!"
"어머, 그렇네요."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지금은 내 새언니......지요?"
"그렇, 네."
그래, 레티시아・파라리스는 나의 새언니야.
너희들과는 입장이 다르다고!!
물론, 새언니는 오라버님에게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나도 나름대로 이곳저것 할 수 있게 되어있을 테니, 새언니를 도와줄 수도 있을 테니!
"그럼, 새언니.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잘 부탁.....해."
그래서 그때까지는, 새언니로 참을래!
그때까지는, 말야!
728x90'연애(판타지) > 백합 남자는 이세계 전이되어, 마법학원의 사랑받는 언니가 되어버립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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