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네마리 님, 너무 강해."
"동감이에요 ......"
루시아나와 멜로디는 놀란 표정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안네마리가 이렇게까지 싸울 수 있는 귀족영애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보기에는 여유로워 보이는 안네마리였지만, 실상은 상당히 조급하고 있다.
(어떻게든 대처하고 있지만, 이대로는 마력이 부족해져. 장기전은 불리해)
어렸을 때부터 마왕과 싸우기 위해 개발한 오리지널 마법이라 자신은 있지만, 어찌 됐든 평범한 재능밖에 없는 안네마리의 마력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에 반해, 다소 대미지를 입긴 했지만 저쪽이 마력이 더 풍부할 것이 틀림없다.
(기술의 기세가 덜한 것은 적당히 싸워서 이쪽의 소모량을 노리는 것일지도. 역시 흑화 크리스토퍼, 얕잡아 볼 수 없어)
사실은 '백은의 바람'에 마구 당한 탓에 상대도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지만, 실상을 모르는 안네마리가 알 리 만무하다. 그리고 멜로디 본인도 모르고 있다.
"이제부터야!"
"ㅡㅡ읏."
안네마리와 크리스토퍼의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루시아나와 멜로디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멜로디, 혹시 크리스토퍼 님의 저 검은색은."
"네, 검은 마력이에요."
"역시. 그럼 저번처럼 마법으로 싹 없애버리면 되지 않아?"
"그게 안 되겠어요. 피부에 마력이 스며들어 있어서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면 크리스토퍼 님께 심각한 손상을 입힐 것 같아서요."
"그런. 어떻게 하면 좋담?"
(내가 '은청결계'를 사용할 수 있다면 ......)
멜로디는 자신의 한심함에 이를 악물었다. 한 번은 쓸 수 있었던 마법을 쓸 수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 '은청결계'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안네마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싸울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멜로디, 왠지 안네마리 님이 밀리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있던 멜로디는, 루시아나의 말에 당황하여 안네마리 쪽을 바라보았다.
"하아아아아! 별똥별아, 연이어 몰아쳐라 [스타더스트 윕]!"
작은 지팡이 끝에서 작은 별 모양의 마력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채찍의 형태를 이루었다. 안네마리는 이를 능숙하게 조종해 크리스토퍼를 때리려 했지만, 가시가 막아서며 그를 보호했다.
"쳇!"
반격하듯 가시가 안네마리에게 다가온다. 안네메리는 가벼운 스텝과 최소한의 '공중보행'으로 가시를 피하였고, 가시의 틈새를 뚫고 '별똥별 채찍'으로 크리스토퍼를 공격했지만, 날아오는 참격이 채찍의 행방을 막았다.
그 전투를 보고 멜로디는 확실히 안네마리가 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까의 다채로움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어쩌면 마력이 부족한 것일지도 몰라요. 절약하지 않으면 싸울 수 없는 걸지도요."
"그런! 큰일이야. 멜로디, 나도 가볼게. 안네마리 님과의 연계는 불가능하지만, 내가 앞에 나서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거야."
"하지만 아가씨, 저 가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보호 마법이 있으니 괜찮잖아?"
"다치지는 않겠지만, 가시에 걸리면 우리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어요."
"윽, 그건 ...... 나는 멜로디처럼 하늘을 날지도, 안네마리 님처럼 공중을 달릴 수도 없으니, 피할 수 없을지도? 하지만 이대로는."
조바심이 난 루시아나. 멜로디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하면 크리스토퍼 님과 안네마리 님을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아 두 사람의 싸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도와주고 싶은 모양이네]
"어?"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