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ㅡㅡ.
"보였다! 여기 누군가가 있어!"
ㅡㅡ순간적인 것이었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광경이었다.
"공격당하고 있어, 도와줘야 해!"
안네마리에게 보였던 광경. 그것은 크리스토퍼가 멜로디의 목을 조르는 모습이었다. 안네마리는 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달려갔지만, 도중에 무언가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건, 결계!?"
(크리스토퍼 녀석, 이런 것까지 준비하다니! 흑화했다고 해서 용서하지 않을 거야!)
준비한 것은 현재 절찬리에 위기 중인 메이드였지만, 안네마리가 알 리가 없었다.
"어떡하지, 못 들어가겠어. 그럼 마법으로!"
스커트 속으로 손을 넣은 안네메리는 은제 지팡이를 꺼냈다. 굳이 '한정 전이'로 불러낼 필요도 없다. 마력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깐만요, 안네마리 님."
"루시아나 씨? 하지만 서둘러야."
"괜찮아요."
루시아나는 결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그곳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ㅡㅡ
"안네마리 님, 여기 들어갈 수 있어요!"
루시아나는 안네마리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단숨에 결계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대단하다! 대체 어떻게. 아니,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멜로디를 도와야 해!)
참고로, 루시아나는 딱히 결계의 구멍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멜로디의 수호 마법을 상대로 결계는 무의미하니깐!)
루시아나의 교복의 수호 마법이 멜로디가 주변에 강요하는 꿈으로부터 루시아나의 현실을 지켜준 것이다. 안네마리는 루시아나와 손을 잡음으로써 수호 마법의 대상에 포함된 것 같다.
멜로디가 사용하는 다양한 마법 중. 옷에 거는 수호 마법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마법이 아닐까.
이렇게 해서 루시아나와 안네마리는 멜로디의 곁에 도착한 것이다.
"먹어라! [슈팅스타]!"
별 모양의 마탄이 고속으로 발사되었다. 크리스토퍼는 옆으로 뛰어 피했지만, 안네마리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선회한 마탄이 크리스토퍼를 추적하듯 공중을 날아다녔다.
피해도 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크리스토퍼는 검을 들고 날아가는 참격으로 '유성격'을 상쇄하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토퍼는 안네마리를 바라보며 새카만 검을 땅에 꽂았다.
"안네마리 님, 가시가 와요!"
멜로디가 외쳤다. 하지만 안네마리는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 몸에 가벼워지는 발걸음을 [에어스텝]"
안네마리는 멜로디처럼 하늘을 날 수 없다. 하지만 압축된 공기의 발판을 만들어 공중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것은 가능했다. 땅을 기어 다니는 가시덤불을 피해 공중으로 올라간 안네마리는 발판을 유지한 채 한동안 공중에 머물러 있었다. 크리스토퍼는 안네마리를 올려다보고 있다.
(흠, 크리스토퍼도 [공중보행]을 사용할 수 있을 텐데,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마왕이 부여한 힘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려나? 크리스토퍼의 능력은 못 쓴다는 뜻? 그렇다면 조금은 편할지도 모르겠네)
땅을 기어 다니던 가시가 안네마리를 향해 하늘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너무 빨라서 도무지 식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안네마리는 당황하지 않고 지팡이를 휘둘렀다.
"[유성격]은 적 한 명에게만 유효한 내 최대 화력이지만, 무수한 가시 같은 공격에는 광역 마법이 효과적이지ㅡㅡ하늘의 별들이 비처럼 대지에 쏟아진다 [마이크로 메테오 샤워]!"
안네마리의 상공에 모래알 크기의 뭇별의 마탄이 무수히 쏟아져 내렸다. 지팡이를 휘두르자 별똥별의 유성우가 가시덤불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하나하나의 크기는 작지만, 각각 관통력이 있어 광범위하게 쏟아지는 유성우로 인해 지상의 가시는 대부분 너덜너덜하게 파괴되고 말았다.
일부는 크리스토퍼에게도 닿았는지, 방어를 하긴 했지만 교복은 상당히 흠집투성이였다. 공중의 발판을 해제하자, 안네마리는 루시아나 일행에게서 등을 돌리며 우아하게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