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301화 에필로그・그들이 보답받는 이야기를(5)
    2024년 06월 21일 03시 03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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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온한 분위기를 풍기며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세레스티아. 놀란 표정을 짓는 크로노에게, 여전히 설교하듯 말을 이어간다.



    "크로노 님은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어요. 이미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믿기지 않지만, 나, 혼나고 있는 거야?"

    "그래서 크로노 님은 저에게 손을 대는 연습을 하기로 했답니다."

    "마음대로 결정하면 안 돼. 그런 재판에 직결되는 사안을 혼자서 결정하지 말아 줄래?"



     진지한 표정으로 뺨을 붉히며 세레스티아는 아주 담담하게 타일렀다.



    "걱정 마세요. 저와 함께 조금씩 치료해 나가도록 해요."

    "병에 걸린 것처럼 말하지 말아 줄래?"



     놀리는 것 같지만, 눈빛에 열정을 불태우는 세레스티아를 앞에 두자 도움을 청하기 위해 릴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어떻게 생각해? 아무리 마왕이라 해도 부하에게 손을 대지 않는 건 내 잘못이라던데? 이게 참모라니 믿을 수 있겠어?"

    "릴리아도 왕녀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뭣 ......!?"



     이미 옆에서 흥분하고 있는 릴리아를 보고, 크로노는 "혹시 비상식은 내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일본의 가치관에 익숙해져 이 세계에서도 의문을 느끼지 못했을 뿐, 왕국에서는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그러나 .......



     의구심을 품고 경계하는 크로노를 사이에 두고 즐거워하는 두 사람은, 시끄럽게 말을 건넨다. 평소보다 말수가 많고, 남의 시시한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러던 중, 다행인지 불행인지 왕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 여기에도 술이 있다네. 제랄드에게 가져다주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나머지는 세레스티아에게 맡기기로 하고, 크로노는 술병을 들고 카지노로 향했다. 뒷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마르코의 모습이 보였다.



    "마르코, 제랄드는 있어?"

    "옙, 형님이라면 사무실에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럼 조금만 맛보도록 해. 어차피 제랄드가 다 마셔버릴 테니까."



     희망자에게는 고급 브랜디를 조금씩 나눠주고서, 2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제랄드, 술 선물이야."

    "......뭘 좀 아는구만."



     웬일로 책을 읽던 제랄드는, 소파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술잔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두 잔으로.



    "............ 항상 함께 있던 그 그림자는 오늘도 없나 보네. 싸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직 안 왔어?"

    "그 녀석은 보스한테 쫄아서 나오지 않아. 다시는 당신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했어."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 왜 그렇게 싫어한대 ......"



     용을 쓰러뜨린 마왕에게, 노로이는 일체의 관여를 거부하고 있었다. 지금쯤 별장으로 부르는 오스왈드의 안에서 소란을 피우며 놀고 있을 것이다.



    "그 종이 조각을 회장한테 가져다줘. 마르코가 싫어해서."

    "힐데? 좋아. 지금 갈게."

    "아, 잠깐만."



     제랄드는 잔에 부은 브랜디를 내려놓고, 자신의 잔으로 마시며 말했다.



    "......네가 있으면 조용해서 좋아. 조금만 어울려 봐."

    "오, 그럼 맛을 좀 볼까요?"



     이례적으로 제랄드는 크로노에게 술을 권했고, 조용히 좋은 술을 즐겼다. 맛도 훌륭하고, 언제까지나 여운으로만 즐길 수 있을 만큼 향도 진하다.



     향기로운 브랜디를 어느 정도 마신 후, 제랄드가 맡긴 자료를 힐데가르트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회 본부에 없었고, 오후에는 집에서 쉰다고 하여 그곳으로 향했다.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요."



     정원에서 오후의 한가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데, 일을 들고 온 마왕. 담소를 나누던 노파를 물러나게 한 힐데가르트는, 말없이 눈빛으로 고충을 토로한다.



    "...... 지금도 왕도가 시끄러운데, 휴가조차도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하는 건가."

    "그냥 전달하러 왔을 뿐이라니깐. 카인 군이 하도 말해서 여기까지 가져왔어."

    "............ 그 녀석."

     

     의도를 짐작한 힐데가르트는, 더 이상 나무라지 않고 서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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