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ㅡㅡㅡㅡ"
좋아하는 그를, 이 손으로 떠나보낸다.
슬픔은 돌변한다. 타인을 해치는 것을 두려워했던 휴이의 몸을 이용해 폭압의 끝을 보인 악의의 천사를 단숨에 격멸한다.
떠나보내는 데, 처단하는 데 고전을 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싸움조차도 아니어야 한다.
처음으로 마파엘을 죽이기 위해 주먹을 쥔다. 눈빛에 격렬한 분노가 제대로 반영되어, 지금의 마파엘을 쓰러뜨릴 수 있을 만큼의,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과도한 '힘'이 담긴다.
억눌려 있던 원인이 제거되고, 품고 있던 진정한 격정이 오른 주먹에 한껏 실려 오른 주먹에 실린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을 강하게 움켜쥔다. 이야기를 미담으로 장식하는 편리한 구원은 주어지지 않았고, 내뻗은 손을 주먹으로 바꾸어 자신의 손으로 그 '아이'를 물리친다.
"종막이다."
[ㅡㅡㅡㅡ!?]
뒤쪽의 공간에 주먹 망치를 내리쳐 마력을 터뜨려서 초가속을 하는 마왕. 용의 아이를 애도하고 천사를 도륙내기 위해, 구름을 넘어 하늘로 올라가는 본전을 향해 활공하기 시작했다.
[ㅡㅡㅡㅡ]
마치 다른 존재로 변해 있었다.
그 분노로 불타오르는 눈빛. 영혼을 얼어붙게 하는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발산하는 기세. 자신에게 향하는 분노의 정도와, 그에 상응하는 마왕의 살의를 받아들인 마파엘은 ㅡㅡㅡ확실한 죽음을 깨닫는다.
죽임을 당한다. '위엄'이, '힘'이, 형태를 갖추며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 이, 이탈이 최우선 사항입니다! 떨어지세요!]
마파엘은 쓸모없는 용의 몸을 버리고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 뒤에 남은 것은 수호병기로 변한 시체뿐. 하지만 시체의 꼬리는 벗겨지기 직전의 마파엘을 잡고서 풀지 않는다.
"이제 와서 도망치는 건 용납할 수 없어! 각오가 안 되었던 것은 우리뿐이었다!!"
[큭......!?]
"그 아이는 우리보다 훨씬 강한 아이야!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고결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불운〉!!]
역시 마파엘에게 남은 것은 운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더럽게 침을 튀기듯, 권능을 거침없이 휘두른다.
"그러니 적어도 ...... 내 손으로 보내주마."
근처의 구름에서 날아오는 번개가, 오른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에 휩싸인다.
떨어지는 운석도, 기괴한 비행체도, 마충의 무리도 거대한 마력에 휩쓸려 방해가 되지 않는다. 크로노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불운도 비틀어, 막을 내리기 위해 떨어뜨린다.
지상에서도 그 모습이 잘 보였다.
"...... 검은 날개가, 날갯짓을 하고 있어."
최고 속도로 날아가는 금속체의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쿠토가 중얼거렸다. 하늘을 집어삼키려는 듯한 칠흑의 거대한 날개가 으르렁거리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모두들 발걸음을 멈추고, 피하는 것도 잊은 채 그 거대한 검은 날개를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매우 애절하고, 슬프고, 애처롭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름답고, 따스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무언가도 보였다.
[〈불운〉, 〈불운〉, 〈불운〉!!!!!]
운도 때려눕혀서 검은 날개가 먹어치운다. 방해하는 모든 것을 멸망시키고, 가로막는 모든 것을 검은색으로 삼키며 나아간다.
멈출 수 없는 흑의 유성은, 마파엘이 발버둥 치는 본전으로 일직선으로 흘러내렸다.
[〈불운〉, 불ㅡㅡㅡㅡㅡ]
순간, 마파엘은 금기의 의미를 이해했다.
ㅡㅡㅡㅡ눈앞에 내려앉은 마왕.
오른쪽 반신에서 극흑의 어둠을 뿜어내며, 격정에 물든 두 눈을 단 한 명에게로 향한다. 찰나의 순간, 단 한 명의 천사에게만 향한다.
시야의 절반을 검은색으로 물들이면서도, 마주한 마파엘은 소멸할 미래를 깨닫는다.
불운하게도 용을 빼앗아버린 금기를 알게 되자, 진정한 절망을 알게 되었다.
이전과 달라진 마왕의 기질을 마주하자, 그는 마침내 존재의의에 반하는 자신의 과오를 깨닫는다.
"ㅡㅡㅡㅡ"
깊은 애정과 격렬한 슬픔으로, 악의의 천사에게 분노의 주먹을 휘두른다.
마왕과 작은 용사의 이야기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