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2 세 번째의 희생자2021년 02월 28일 09시 28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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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는 소독이다~.
점심식사 후, 에리스는 다시 클레어를 바깥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두 사람이 그걸 쉽사리 허락할 리도 없다.
"저녁식사 외에 세탁과 목욕의 준비를 맡긴다, 후라우."
"레베, 세탁과 목욕의 준비 외에 간단한 거라도 좋으니 저녁식사를 만들어 줘요."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자기 일을 떠넘기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시선 끝에는, 에리스와 클레어가 지금이라도 나갈 것 처럼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려 하고 있다.
신발을 신는 곳에서 우물쭈물대는 클레어를 제쳐두고, 에리스는 갑자기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그럼, 레베, 후라우. 다음은 부탁할게."
"그런......."
"저도......."
하지만, 에리스는 냉정히 되풀이했다.
"집・보・기・를, 부탁할게. 둘 다."
돌아본 에리스의 표정을 목격한 두 사람은, 여러가지로 포기하는 것이었다.
자, 시냇물 근처까지 다시 걸어간 참에 에리스가 클레어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조금 전의 열원 이야기인데요."
말을 이어나가면서, 에리스는 숄더백에서 자그마한 돌멩이를 꺼내들고 동시에 꺼낸 집게로 그걸 쥐고서 클레어에게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건 어떨까요."
[붉어져라]
에리스가 외친 커맨드워드에 의해, 자그마한 돌은 열을 내기 시작했다.
그걸 에리스는 지면에 놓인 시냇물 근처에 생긴 작은 웅덩이에 떨어트리자, 돌은 웅덩이의 물을 치이익하며 덥혔다.
"발열의 돌인가아, 확실히 이 돌이라면, 커맨드가 지속되는 한 더운 물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겠네."
클레어는, 그 방법이 있었냐는 것처럼,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돌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돌 하나로는 주전자를 끓이는 것만으로도 10분 정도는 걸리겠는데."
발열하는 돌과 웅덩이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클레어는 그렇게 짐작했다.
"이 돌로 욕탕까지는 무리야."
"클레어. 그럼 이 돌이 몇 개 정도 있다면, 1메텔의 정육면체인 물을 항상 따뜻하게 할 수 있을까요?"
에리스는 지면에 나뭇가지로 수로의 간단한 설계도를 그리며, 클레어에게 물어보았다.
"그렇네. 이 정도라면, 500밀메텔의 발열의 돌이 필요하려나. 하지만 욕탕 정도의 온도라면 200밀메텔이어도 좋을걸. 아, 당연하지만 커다란 돌 하나보다 작은 돌 몇 개 쪽이 표면적이 커서 열전도 효과도 높아져. 그만큼 정신력은 더욱 필요해지겠지만."
참고로 1000밀메텔은 1메텔이다.
1메텔은 에지의 세계의 거의 1미터에 달하는 것은 전에 상술한 대로.
"그럼, 여기에 물놀이 장소를 만들고, 시냇물에서 물을 항상 이정도의 수류로 통과시킨다고 치고, 흐르는 물을 항상 욕조의 온도로 만든다면 얼마나 들까요?"
"겨울을 기준으로 한다면, 역시 500밀메텔 정육면체 정도는 필요하려나. 다만, 이거라면 여름엔 너무 뜨거워지니까, 이렇게 물만 우회시키는 다른 수로를 만들어서 온도가 너무 높은 물의 온도를 내리는 장치를 달면 좋겠네."
"그럼, 이런 수로는 어떨까요."
라면서, 에리스와 클레어는 서로 나뭇가지로 여러 아이디어를 지면에 써내려갔다.
"항상 더운 물을 욕조에 쏟기로 하고, 그 대신 반대측에서 욕조를 일정량 빼는 시설을 만들어요. 이걸 화장실용의 수로와 합류시킨다면, 겨울에도 차갑지 않은 수세식 화장실이 되겠지요."
"배수는 습지까지 연결하면 그 사이에 충분히 차가워지겠네."
이렇게 완성된 것은, 공중목욕탕과 온수 화장실의 도면이다.
"클레어, 대단해요!"
"이게 만일 실현된다면 재밌겠네."
클레어는 에헤헤하며 웃었다.
"10명 정도가 동시에 들어갈 욕조와, 그걸 두르는 가옥의 건설비는 얼마 정도 하나요."
"욕조는 목제로 500만 릴, 석제면 1천만 릴 정도려나. 가옥은 목제가 1천만 릴. 벽돌과 석재를 사용하고 세세하게 마감해도 3천만 릴 정도로 어떻게든 될 것 같아."
에리스는 그 금액과, 오전 중에 클레아에게 견적을 내게 한 수로의 금액을 머릿속에서 계산해보았다.
"그렇다는 말은, 수로건설과 합치면 돌의 욕조와 본격적인 건물에 5천만 릴로 보면 되겠네요."
"응, 그 정도면 충분하려나. 그건 그렇고 대단한 금액이네."
클레어는 공상을 즐기는 것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여기서 에리스는 클레어의 미소에 대해 갑자기 주저없이 날카롭게 추궁했다.
"그런데 클레어, 클레어는 마술을 쓸 수 있나요?"
정면에서 그렇게 추궁하는 에리스.
한편 클레어는, 너무 당돌한 에리스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 클레어의 굳은 표저을 무시하는 듯, 에리스는 되풀이했다.
"클레어. 당신은 마술을 쓸 수 있죠?"
"왜 갑자기 그런 일을......"
"괜찮으니 대답해요!"
에리스의 추궁에 클레어는 동요했다.
몰라. 그런 거 몰라.......
"클레어. 당신은 마술을 쓸 수 있죠?"
끈질겨 에리스......
그런 거, 왜 나한테 그런 말을 물어보는 거야?
조금 전까지 에리스는 나한테 상냥했었잖아.
둘이서 즐겁게 대화하고 있었잖아.
레베 씨도 후라우 씨도, 상냥했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나한테 그런 걸 묻다니?
왜 날 추궁하는 거야?
하지만 에리스는 클레어를 놓지 않았다.
"클레어. 다시 한번 묻겠어요. 당신은 마술을 쓸 수 있죠?"
왜, 어째서, 어째서 그런 심술궂은 질문을 하는 거야?
"클레어, 마술을 쓸 수 있죠?"
참지 못하겠다는 듯, 에리스는 물러서는 클레어의 오른손을 왼손으로 붙잡았다.
싫어, 떠올리고 싶지 않아.
싫어.
만지지 마!
하지만 에리스는 주저없이 질문을 되풀이했다.
"마술을 쓸 수 있죠?"
이젠 싫어 죽어버려!
클레어는 에리스를 향해, 반사적으로 '익스플로전' 을 외친 것이었다.
곧장 자아를 되찾은 클레어는, 충동적으로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주문을 쓰고 만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그 때 공포에 휩싸여 외치고 말았던 주문.
그녀의 몸에 뱀 같은 손을 뻗으며, 바로 끝나니 참고 있으라고 말했던 숙부를 향해 외치고 만 주문.
또 외치고 말았다.
또 나는 뇌수의 색으로 물드는 걸까?
에리스의......
클레어는 스스로의 잘못 때문에 시야를 새카맣게 물들이고 말았다.
하지만, 클레어는 곧장 어둠에서 돌아왔다.
"바보네요, 클레어는."
누군가가 상냥하게 클레어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것은 그녀가 머리를 날려버렸을 소녀였다.
다행이다, 살아있었다.
클레어의 머릿속이 이번엔 새카만 세계에서 새하얀 세계로 바뀌었다.
끌어안긴 머리가 기분좋다.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이제 누구도 저주하고 싶지 않아.
이제 누구한테서도 숨고 싶지 않아.
왠지 자신을 모르겠어.
"클레어, 이쪽을 봐요."
소녀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울렸다.
소녀는 자그마한 손으로 클레어의 두 볼을 감쌌다.
"부모가 없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에요."
한편 30대 방구석 백수는 클레어에게 침착하게 대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왜냐 하면, 클레어의 주문의 완성과 함께 에리스ㅡ에지의 머리는 폭발에 휩싸였고, 동시에 허리에 매어두었던 희생의 인형이 깨끗하게 흩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일격필살.
에리스ㅡ에지는 클레어의 몸을 부축하면서 안도와 맹세를 가슴에 떠올렸다.
다행이다, 희생을 복사하기 위한 인형을 많이 사두어서.
희생의 인형만큼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겠구만.
자, 엘스가 클레어를 끌어안으면서 저택으로 돌아온 참에, 마침 프라우와 레베도 제각각의 일을 끝내놓고 있었다.
에리스가 후라우와 레베에게 살짝 귓말을 했다.
"오늘 목욕은, 둘이서 먼저 가서 기다려주지 않을래?"
레베와 후라우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같이 쉬었다.
"모두와의 목욕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만들려는 것이네요."
후라우가 애처롭게 에리스의 확인을 구하자, 에리스는 부조리한 단언으로 대답했다.
"실패하면 후라우 탓이야."
놀라는 후라우를 보고 에리스는 표정을 풀었다.
"잘 되면, 곧장이라도 클레어에게 나의 비밀을 알려줄 거야. 그러니 협력해 줘."
오늘의 저녁은 후라우가 만든 로스트치킨.
거기에 빵과 달달한 수프가 곁들여져 있다.
"마음껏 드세요."
후라우의 추천에, 클레어는 포크를 움직인다.
하지만, 마음은 여기에 있지 않다.
클레어는 비몽사몽인 채, 취침 전의 목욕타임을 맞이했다.
"그럼 클레어. 목욕하고 자요."
"응......."
클레어의 반응이 둔하다.
하지만, 에리스는 상관치 않고 클레어를 세면장에 데리고 갔다.
세면장에서는, 푸르고 슬레더한 미소녀와, 붉고 글래머러스한 미소녀가 둘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광경이 자극이 되어, 클레어는 자아를 되찾았다.
그것은 클레어 자신이 원한 세계이기는 했지만, 현실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세계였다.
아름다운 여성만의 세계.
여태까지 자신의 세계에서 웅크리고 있던 클레어는, 자신의 세계에서 눈앞의 세계로 간단하게 이끌려 나왔다.
"클레어, 이쪽으로 와."
"클레어, 오세요."
레베와 후라우의 권유를 받자 다시 혼란스러워지는 클레어.
그 자리에서 서 있는 클레어의 옷은, 에리스가 주저없이 벗어제꼈다.
에리스는 마지막으로 클레어의 머리카락을 묶고 있는 끈을 풀어버렸다.
그러자 하나로 묶였던 머리카락이 해방되어, 곱슬기가 있는 검은 머리가 찰랑 퍼져나갔다.
"가요."
에리스에게 손을 잡혀서, 칠흑은 금발과 함께 푸른색과 붉은색이 기다리는 성역으로 뛰쳐들었다.
"여기에는 날 괴롭히는 사람이 없어."
푸른색의 미소녀가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씻어주고, 붉은색의 미소녀가 몸을 상냥하게 닦아주는 와중에 클레어는 생각했다.
눈앞에는, 투명해보이는 하얀 피부와 깨끗한 금색의 대비가 아름다운 여동생 정도의 소녀가 즐겁게 목욕을 하고 있다.
그러자, 갑자기 에리스는 클레어의 검은 눈동자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클레어, 힘들었죠."
에메랄드색에 비추어진 클레어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된다.
무의식 중에, 클레어는 눈앞의 소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운다. 전혀 사양치 않고 운다.
마음 깊숙이 쌓여있던 것을, 눈물과 함께 흘려보낸다.
"클레어, 가요."
에리스는 클레어의 몸을 타월로 깨끗이 닦고 잠옷을 입힌 후, 클레어의 손을 이끌고 손님방으로 향했다.
남겨진 레베와 후라우도 납득한 모양이다.
두 사람도 말없이 제각각의 방으로 돌아갔다.
오로지 에리스에게 어리광부리는 듯 안기는 클레어.
"괜찮아, 괜찮아요. 클레어."
"응, 응 나도 괜찮아 에리스."
클레어는 오랜만에 아무 두려움도 없는 세계를 맛보았다.
그 세계는 클레어를 상냥하게 꿈의 세계로 인도해주었다.
728x90'판타지 > 도적소녀로 전생한 나의 사명은 용자와 마왕에게 ×××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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