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0 마도구의 가치2021년 02월 27일 11시 04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ncode.syosetu.com/n3461cg/10/
점심식사를 끝낸 후의 세 명은, 여태까지 왕복했었던 큰길 이외의 노점과 중앙의 상점도 들러보기로 했다.
"후라우, 마도구를 파는 가게 알고 있어?"
"알고 있어요. 뭔가 구입하실 건가요?"
"응, 마도구의 시세를 알고 싶다고 생각해서."
에리스의 질문에 후라우는 알았다는 듯 미소를 향하며, 가볍게 윙크를 해보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가게에서 포식의 가방은 꺼내면 안 돼요. 틀림없이 패닉이 일어날 테니."
"알았어."
에리스는 마도구의 시세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노점에서 그때그때 되는대로 모으는 게 아니라, 목적에 걸맞는 마도구를 효율좋게 얻을 수 있을까를 알기 위해 후라우에게 상점의 안내를 부탁한 것이다.
그 가게는 고급점이 늘어선 중심가의 한쪽에 세워져 있다.
그러자, 가게 가까이에서 후라우는 일단 발을 멈추고, 두 사람을 슬쩍 돌아보았다.
"그럼, 에리스, 레베, 일단 마도구를 몸에서 떼어주세요."
"왜?"
"이 가게의 주인은 꽤 전문가에요. 다시 말해 마도구의 냄새를 잘 맡다는 거죠."
두 사람은 후라우의 지시대로, 몸에 차고 있던 마도구를 제각각의 숄더백과 파우치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제일 곤란한 '포식의 가방' 이 세 사람의 수중에 남아버렸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에리스에게, 레베가 제안했다.
"난 바깥에서 망을 보고 있겠어. '첩보의 귀걸이' 로 에리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으니까."
"그렇네. 그럼 레베, 불침번 잘 부탁해."
에리스와 후라우는 레베한테 숄더백과 토트백을 넘겨주고서, 대신 지갑을 받아들었다.
이어서 레베는 에리스에게 '첩보의 귀걸이' 의 능력을 해방했다.
"그럼 갔다올게, 레베."
"그래, 즐기다 와 아가씨."
"그럼 가요."
에리스와 후라우가 둘이서 가게의 입구를 지나갔다.
가게 안에는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았고, 벽 전체에 뭔가 기재된 종이가 많이 붙여져 있었다.
"물품은 두지 않는 걸까."
"바꿔치기라던가, 여러가지 있으니까요."
음~ 노점처럼 능력을 공짜로 얻을 수는 없겠네......
그러자 안에서 점주같은 노인이 나타났다.
"오오 후라우, 오랜만이구나. 오늘은 모험가길드의 심부름이냐?"
"아뇨, 오늘은 어떤 물건이 있는지, 다시 보러 왔어요."
"그래그래, 뭐, 천천히 보다 가거라. 오오, 귀여운 아가씨도 데려왔구나."
"안녕하세요."
후라우와 에리스는 일단 점주와 인사를 나눈 후, 벽면의 설명서를 다시 읽기 시작하였다.
'염탄의 반지'
상대에게 염탄을 쏜다.
기본 대미지 10
필요 정신력 5
가격 1천만 릴
이건 최초로 에리스가 발견한 설명서의 내용이다.
후라우의 설명에 의하면, 일반적인 성인남성의 체력은 10, 정신력 10이 평균이라는 모양이다.
그래서, 기본 대미지 10인 이 반지는 매우 강력하다는 뜻.
그 대신 가격도 강력하지만.
"공격계의 마도구는 호신용으로 뛰어나니까요."
"그런가아. 그렇겠네. 하지만, 1천만 릴은 비싸네."
후라우의 설명을 들으면서 설명서를 읽어나간다.
"공격마법은 노점에서 파는 걸 기다리는 편이 좋겠네."
그렇게 혼잣말을 하자, 에리스는 포기한 듯 다른 벽으로 눈을 돌렸다.
"그쪽은 보조마법이란다."
붙여진 설명서의 카테고리를, 점주가 안내해주었다.
'침묵의 호부'
상대 한 명의 마법을 봉한다.
필요 정신력 5
가격 100만 릴
공격마법의 가격에 비해 보조마법은 매우 싼 편이었다.
"이거 이득이야?"
"확실히 보조마법도 나름대로 강력하지만, 보조마법은 사용 상대와 사용상황이 한정되어버리는데 더해, 공격마법과 마찬가지로 정신력을 반쯤 써버리고 마니까요. 그래서 보조마법은 일반적으로 사용감이 나쁘다고 일컬어지고 있어요."
"그래."
그게 가격이 10분의 1인 이유네.
에리스는 납득한 표정으로 다음 게시물을 들여다보았다.
'정신의 반지'
장착자의 정신력을 +10시키고, 이 반지부터 먼저 정신력을 소비한다.
필요 정신력 0
정신력의 충전이 가능
가격 1억 릴 재고없음
우와! 최고가액이라고 이거.
게시물을 흥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에리스에게, 프라우가 설명해주었다.
"정신의 반지는 단점이 없는 데다가, 그 능력으로 초보자여도 염탄같은 공격마법을 실질적으로 2발까지 쓸 수 있으니까요. 부자들이 제일 먼저 노리는 대인기 마도구네요."
그러자 에리스는 후라우의 얼굴에 손을 대고서, 귀속말을 했다.
"팔면 얼마나 할까?"
"모험가길드의 매입으로 5천만 릴이에요. 다만 길드에 따라 출처를 철저히 체크하는 건 틀림없어요."
다시 말해 '도난품' 이 아닌가 의심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는 말은, 손쉽게 일확천금은 무리인가.
정신의 반지 대량판매를 포기한 에리스는, 다른 게시물에도 순서대로 눈길을 주었다.
'희생의 인형'
몸에 지닌 자의 체력이 일격에 0이하가 되는 공격을 받았을 경우, 그 대미지를 전부 흡수하고 인형은 파괴된다.
필요 정신력 0
가격 1억 릴 재고없음
"그런가, 그렇겠네. 사실상 생명을 두 개 가진 것과 같으니까. 이것도 최고액인 1억 릴이구나."
그러자, 희생의 인형에 대한 설명을 응시하고 있는 에리스의 모습이 신경쓰였는지, 점주가 설명해주었다.
"이 부근은 아이템 대체마법이란다. '회복' 과 '해독' 이라면 10만 릴 정도부터 있단다."
거기에 후라우가 설명을 보충해주었다.
"여기부터는 미궁 등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발견되는 마도구고, 효과는 아이템으로 대용할 수 있어서 가격도 그럭저럭이에요. 그래서 모험가가 만의 하나를 위해 보험으로 장비하는 일이 많네요."
가격은 10만 릴인가.
그러면 판매가격은 하나에 5만 릴 정도라는 말이다.
이런 걸 찔끔찔끔 복사해서 팔아제끼는 것ㄷ 재미없다.
왠지 귀찮아진 에리스였지만,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마도구의 게시물을 발견했다.
'발열의 돌'
돌 그 자체가 새빨갛게 작열한다.
필요 정신력 1
가격 10만 릴 부터
이건 재밌을지도.
"이 돌은 어떤 용도야?"
"이건 석탄의 대체마도구에요. 하나 있으면 충분히 취사를 할 수 있지요. 이건 미궁 안에서도 안전하게 따스한 걸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험가가 가지거나 해요."
취사인가.
에리스는 생각했다.
이어서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싱긋 웃었다.
"저기 후라우. 이걸 대량으로 복사한다면 욕조를 데울 수 있지 않아?"
"그렇네요, 에리스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해요."
"그럼 살게."
"알겠어요."
후라우는 에리스의 손을 이끌고, 가게를 보는 위치에서 앉아있는 점주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발열의 돌을 주문했다.
"잠깐 기다려무나."
점주는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가, 조금 지나 커다란 상자를 품고 돌아왔다.
상자 안에는 몇 가지의 돌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것들은 전부 조약돌 정도의 크기였다.
"먼저 주먹만한 크기부터인데, 마음에 드는 물건은 있느냐?"
"그럼 이거!"
에리스는 제일 작은 돌을 아이답게 골랐다.
그러자 점주는 만일을 위해 에리스에게 확인을 구했다.
"아가씨, 발열의 돌은 그 크기로 발열능력이 달라지는데, 그래도 좋으냐?"
그러자 후라우가 대신 대답했다.
"네, 불씨 대용으로 쓸 것이니, 작아도 문제 없어요."
"그래, 그럼 10만 릴이다."
먼저 후라우가 점주에게 10만릴을 꺼내어 주었다.
그러자, 점주는 에리스가 지정한 돌을 집게로 집고는, 커맨드워드를 외웠다.
[붉어져라]
그러자 돌은 빨개졌다.
[검어져라]
그러자 돌의 발열이 멈추고 급속히 식었다.
"전용의 집게로 돌을 쥐는 것으로, 돌에 대한 커맨드워드가 유효하게 되는 것이란다. 그리고 발열을 멈추지 않으면 계속 발열된 채이니 신경써야 한단다."
"언제까지 뜨거워지나요?"
에리스의 물음에, 점주는 좋은 질문이라는 듯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갖다 댄 철이 녹을 정도로는 열이 난단다. 역시 돌을 녹일 정도까지 온도가 오르진 않지만."
에리스와 후라우는 발열의 돌을 하나 얻고서, 만족하여 가게를 나왔다.
"어서 와 아가씨, 쇼핑은 잘 즐겼어?"
레베가 건 말에, 에리스는 미소지으며 대다했다.
"그래, 어쩌면 좋은 걸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상당한 시간을 마도구점에서 보낸 에리스는, 휴식하자며 셋이서 근처의 카페로 갔다.
의자에 앉아서 직원에게 각각 음료를 주문한 참에, 에리스는 자기 계획을 두 사람에게 설명하였다.
후라우가 현실적인 견해를 말했다.
"실제 계획을 어느 정도로 해낼 수 있을지가 어려운 점이겠네요."
하년 레베는 느긋했다.
"이왕이라면, 대규모 시설로 만들어서 손님을 부르면 어때?"
그런데 레베의 아무렇지도 않은 한마디가 에리스의 심금을 울렸다.
"대단해 레베! 나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닿지 않았어!"
이어서 에리스는 다시 후라우 쪽을 보고서, 건설관련의 인재를 모르냐고 질문했다.
"한 명 생각나는 지인이 있어요. 이런 걸 정말 좋아하는 애가."
하지만, 바로 걱정되는 표정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설계와 제작을 의뢰하려면 에리스의 능력을 상대에게 설명해야 되는데요."
"괜찮아, 물을 쓰는 곳만 설계와 건설을 해주면, 마감은 우리들만으로도 어떻게든 되니까."
그것도 그런가 하고 얼굴을 맞대는 레베와 후라우.
직원이 테이블에 놓은 과즙을 단번에 쭉 들이킨 에리스를 보고, 레베와 후라우도 서둘러 제각기 주문했던 코코아와 홍차를 후후 불면서 마셨다.
"그럼 가자!"
그리고 세 사람은 기세좋게 카페를 나왔다.
후라우의 안내로 세 사람이 향한 곳은 대장간골목이라고 불리는 모퉁이였다.
거기에 후라우의 지인이 있다고 한다.
"여기네요."
어떤 공방의 앞에서 후라우가 멈추고서, 익숙한 기색으로 공방의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클레어는 있나요?"
"오오 후라우, 오랜만이구나. 이건 또 어여쁜 소녀와 귀여운 아가씨를 데려왔구나. 이 아저씨는 부럽기 그지없다고."
그러고 감독은 공방의 안을 향해 외쳤다.
"어이 클레어! 손님이 왔다!"
그러자, 에리스보다 머리 하나 큰 정도의 검은 머리를 바짝 죈 소녀가 고개를 내밀었다.
"나한테 무슨 일?"
왠지 소녀는 쭈뼛거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기색에 전혀 상관하지 않고, 후라우는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일의 의뢰인데, 괜찮을까."
"일?"
"그래. 설계와 시공의 일이야."
후라우의 의뢰에 흥미를 가졌는지, 소녀는 에리스와 레베의 모습을 확인하고서, 뜻을 굳힌 듯 공방에서 한 걸음 내딛었다.
그러자 감독이 클레어에게 말을 걸었다.
"벌어 오기만 하면, 뭘 하고 와도 좋다!"
그런 감독의 말에, 소녀도 결심한 듯 세 사람을 공방 안으로 초대했다.
"알았어. 이쪽에서 이야기를 들을게."
세 사람은 소녀의 안내로 회의실같은 곳으로 갔다.
거기서 제각각 자기소개를 나누었다.
먼저 후라우가 두 사람을 소개한다.
"클레어, 이쪽은 에리스와 레베에요, 잘 부탁할게요."
다음으로 소녀의 자기소개가 이어진다.
"난 클레어. 잘 부탁......"
에리스가 세 사람을 대표하여 클레어에게 계획의 상세를 설명해나갔다.
일단의 설명을 들은 클레어는, 휴 하고 한숨을 쉬었다.
"재밌어 보이는 일이네."
"흥미있나 봐?"
"응, 하지만, 한번 현장을 확인하고 싶은데."
"그거라면, 내일 와."
"그래, 마침 담당한 일이 끝난 참이니."
아무래도 클레어는 계획에 흥미를 가져준 모양이다.
"만일 괜찮으면, 내일은 집에서 묵을 셈으로 와줘."
에리스의 부름에 왠지 경직되는 레베와 후라우.
두 사람을 쭈뼛거리며 에리스의 표정을 확인했다.
거기에 짓고 있는 것은 킹 오브 쌍놈의 미소.
이른 바 '밤의 표정.'
클레어만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레베와 후라우는 다시 서로에게 얼굴을 향하고서, 동시에 한숨을 짓는 것이었다.
대장간골목에서 돌아가는 길.
레베는 쭈뼛거리는 모습으로 에리스에게 물어보았다.
"아가씨, 혹시 크레아하고 함께 잘 셈인가?"
대답은 즉시 돌아왔다.
"불만있어?"
너무한 우격다짐에, 레베와 후라우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얼마간 말없이 걷다가, 이번엔 후라우가 용기를 내어 에리스에게 물어보았다.
"같이 자는 날이 줄어버리는 건가요?"
뭐야, 그런 일이었나.
에리스ㅡ에지는 미소를 가득 띄우고서 후라우를 돌아보았다.
"후라우가 그런 걱정을 하니, 오늘 밤 함께 자야겠네."
안심하는 후라우.
하지만, 이번엔 레베가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어버린다.
"걱정하지마. 다음 순서는 레베니까."
그 에리스의 말에, 레베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안 되겠다 이 녀석들.
그날은 노점을 돌면서, 후라우가 쓸 마도구로 만들 여러 도구와, 대량의 손가락 크기의 인형을 사왔다.
저녁은 야채 스튜로 하자는 후라우의 제안에, 두 사람도 동의하여 재료를 사서 귀가길에 올랐다.
먼저 이제부터 후라우가 사용하게 될 앵거스의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에리스와 레베가 앵거스의 유품을 정리하는 사이, 후라우는 옆의 모험가길드 여자기숙사에 임시로 두었던 자신의 사유물을 방으로 들고 왔다.
에리스는 앵거스의 유품을 치울 때, 자연스레 눈물이 나왔다.
일기를 읽어서일까, 아니면 에리스의 몸이 울고 있는 것일까.
에리스ㅡ에지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눈물을 닦으려고는 생각치 않았다.
정리가 끝난 후, 후라우는 부엌에서 저녁의 준비, 레베는 세면실에서 세탁과 목욕의 준비를 하였다.
한편 에리스는 평소처럼 부엌의 카페트 위에서 마도구의 제작과 실험에 몰두했다.
그 다음은 세 명의 식사. 목욕. 부히히히히.
"내일은 레베의 방에서 잠자기로 하고, 오늘은 후라우의 침대에서 자야겠네."
잠자는 순서를 짜는 일도 즐거웠던 30대 방구석 백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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