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9 여기는 이세계2021년 02월 27일 00시 35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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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팔리게 될 위험은 없어졌으니, 다시 이 세계의 상식을 확인해볼까."
케빈 일행을 처리하고, 당분간의 자금도 손에 넣어 일단 안심한 에리스는, 자신이 오게 된 이 세계로 흥미를 옮겼다.
그래서 에리스는 두 사람에게 제안하기로 했다.
"레베, 후라우. 아침식사를 다 먹으면, 집의 주변을 돌지 않을래?"
"그래. 요즘 바빠서 시장과 길드만 돌아다녔으니."
"그렇네요. 옆집부터 시작해, 여러가지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옆이라는 후라우의 대사에, 에리스는 신경쓰였다.
"어라, 그런데 후라우, 모험가길드의 일은 어쨌어?"
"접수인가요? 내일부터 다른 자가 담당하게 되었어요."
그러자 레베가 옆에서 참견했다.
"그럼 지금은 백수라는 말인가?"
"실례네요, 지금의 전 모험가길드 여자기숙사의 관리인이라구요!"
라는, 너무나 제멋대로인 후라우의 직업 자랑을 보고 레베는 그만 내뿜고 말았다.
역시 그 태도에는 열받았는지, 프라우는 레베를 도발하는 듯 내뱉었다.
"진짜 백수, 그것도 가출소녀인 식객이 누구를 웃는 건가요?"
이건 그야말로 레베의 일이다.
"난 모험가다!"
"그럴 거면, 조금은 벌어주는 게 어떨까요?"
빠직.
"앞으로 나와!"
"원하던 바에요!"
아아~
입씨름으로는 후라우 쪽이 위네.
"자, 그만그만."
에리스는 무심코 일어선 레베와, 그걸 받아들이려는 듯 일어선 후라우를 귀찮다는 듯 말렸다.
어쩔 수 없네 이 두 사람, 하면서 투덜대면서.
자, 어쨌든 아침식사는 무사히 종료.
에리스ㅡ에지는 두 사람을 데리고 다시 집의 구조를 확인해나갔다.
최악인 것은 화장실.
그보다, 화장실 없잖아.
화장실이 없다는 말은, 뭐 그렇다는 것.
중세 프랑스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이건 좀 어떻게 하고 싶어."
그리고 욕탕도 어떻게든 하고 싶다.
"추워진 후에도 물을 끼얹는 건 싫은데."
그래서 에리스는 무심코 후라우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욕조라는 거 알고 있어?"
"에리스는 공중목욕탕에 가고 싶은 건가요?"
"아, 있구나."
"하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건 아니에요."
"왜?"
에리스의 솔직한 물음에, 후라우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남자들의 시선이 성가신다구요. 그리고 목욕 가운이 몸에 달라붙는 것도, 그다지 기분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후아루의 말을 들어보니, 이 세계의 목욕탕은 혼욕인 모양이다.
그것도 옷을 입고 들어간다는 뜻.
"욕조의 뜨거운 물은 어떻게 공급해?"
"일반적으로는 장작이네요."
욕조에 대한 기본적인 구조는 이 세계에도 있다는 뜻.
에리스는 일단 여기서 대화를 멈추고,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서 후라우에게 자신의 능력을 설명해주기로 했다.
"실은 말야......."
에리스의 설명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보이는 후라우.
거기서 에리스는 후라우의 앞에 자신의 숄더백을 놓았다.
"이건 포식의 가방이야."
"포식이라니!"
에리스의 설명에, 후라우는 매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놀람을 보고 에리스와 레베가 오히려 놀라고 말았다.
"이거, 레어 중의 레어아이템이에요!"
"얼마나 하는데?"
"가격을 붙일 수 없다구요!"
후라우의 흥분은 멈추지 않는다.
"이 가방 하나로 얼마든지 옮길 수 있게 되어버린다구요!"
그녀의 기세에 놀라는 에리스와 레베를 향해, 후라우는 흥분을 가속시키면서 단번에 말을 쏟아냈다.
"포식의 가방은 별명 '상인죽이기' 라는 이명을 가진 마도구에요! 그렇도 그렇죠. 왜냐면 마을과 마을의 시세를 쉽게 망쳐버리게 하니까요! 어떤 의미로 '저주받은 도구' 이기도 해요!"
"그거라면, 이게 두 개나 있다고 한다면?"
"있을 수 없어요!"
무슨 바보같은 말을 하냐는 듯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후라우의 앞에서, 이번엔 레베가 자기 파우치에다 대고 커맨드워드를 외웠다.
자그마한 파우치에서 그녀의 장비가 슥슥 꺼내는 레베의 모습에, 이번엔 새파랗게 되는 후라우.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저기 후라우, 마음에 드는 가방이 있으면 들고와. '포식' 이 되어도 좋은 가방을 말야."
에리스에게 그렇게 부추겨진 후라우는, 믿을 수 없어라고 되뇌이는 듯 중얼거리면서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는, 가르쳐준 대로 검은 가죽 토트백을 에리스의 앞으로 안고 왔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가방이에요....."
"그러면, 봐봐."
에리스는 일단 양손의 가방을 들고, 다시 한번 마도구 복사를 외쳤다.
"자 완성. 커맨드워드는, 넣을 때 [식사 시간] 꺼낼 때는 [나올 시간] 이야."
후라우는 평소라면 토트백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시험해보았다.
의자를 손에 들고, 에리스가 가르쳐 준 커맨드워드를 외쳤다.
"식사 시간."
그러자, 의자가 후라우의 손에서 사라지는 듯 토트백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가방의 안을 확인해 볼래?"
에리스가 말한대로 후라우는 토트백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이상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
가방 안에는 평소와 같은 모습.
그런데 어째선지, 그 안에 의자가 보인다.
손으로 만져봐도, 확실히 의자의 감촉이 전해져온다.
"다음은 꺼내볼래?"
에리스가 재촉하는 대로, 후라우는 다음의 커맨드워드를 외쳐보았다.
"나올 시간."
그러자 손에 전해지는 의자의 감촉이 점점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의자는 깨끗하게 나왔다.
"비밀이야."
윙크하면서 하는 에리스의 말에, 후라우는 말없이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너무 있을 수 없는 능력을 목격해서 그런가, 후라우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에리스의 능력과 다른 마도구에 대한 설명은 냉정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럼, 다시 한번 산보를 나가볼까."
먼저 저택 주변을 셋이서 걸어보았다.
후라우의 말로는, 에리스의 저택은 마을의 동쪽 교외에 해당한다고 한다.
에리스ㅡ에지가 볼 때는, 이 풍경은 한적한 주거지라는 인상을 느끼게 한다.
앵거스의 집과 케빈의 집은 두 채가 나열되어 서 있지만, 그것의 반대쪽은 100미터 정도의 거리까지는 다른 건물을 찾아볼 수 없다.
"흐음~"
이런 풍경에 에리스ㅡ에지는 뭔가를 떠올렸다.
더욱 북쪽으로 걸어가보자, 저택에서 100메텔 정도의 장소에 시냇물이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흐르고 있다.
시내의 폭은 10메텔 정도로, 흐름은 꽤 거세다.
"저기 후라우, 이 주변은 누구의 땅이야."
"이 모습을 보면 소유자는 없어보이네요."
"그럼, 여기에 건물을 지어도 괜찮으려나."
"이 환경이라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음으로 방향전환을 해서, 저택의 남쪽 큰길을 종단해 더욱 남쪽으로 걸어가자, 눈앞에 습지대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습지대에는 건물이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습지는 토지의 이용방법이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후라우가 그렇게 해설해준다.
"이렇게 보면, 와란의 마을도 좁아보이는구나."
나이스 레베.
레베의 한 마디로, 에리스는 마을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와란은 교역과 미궁탐색의 중심지일 뿐이 마을이니까요. 왕성도시나 마도도시에는 비할 수 없어요."
후라우가 늘어놓는 말에, 에리스는 더 배울 수 있었다.
"그럼, 탐험은 일단 끝내고 와란의 마을에서 점심을 먹자. 오후엔 후라우의 방도 치워야하니."
마을의 중심을 향해 조금 걸어나가자, 길가에 난 집도 점점 늘어났고, 인파도 많아졌다.
"이 가게는 어때요."
세 사람은 후라우의 안내로 적당한 식당에서 점심을 들기로 정했다.
"이 가게는 풍부한 메뉴를 파니, 취향에 맞는 요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후라우의 설명을 들으면서, 에리스는 메뉴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오, 쌀요리도 있네."
기분이 좋아진 에리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두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이제부터는 자택의 식사당번도 정해야겠어."
그런 에리스의 말에, 레베는 곤란해진 표정이 되었고, 후라우는 반대로 승자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으으으......"
"에리스의 식사는, 매번이라도 제가 만들겠어요."
극단적인 두 사람의 반응이다.
아, 위험한가.
여기서 두 사람에게 우열을 가르게 하면 위험할 것 같아, 에리스는 레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도 도울 테니, 모두 같이 만들자."
"아가씨......."
에리스의 제안에, 레베는 안심한 모습이 되었다.
"에리스가 말씀하신다면."
반대로 후라우는 조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일단 두 사람이 진정된 듯 해서 에리스ㅡ에지는 안도했다.
여기서 그녀는 정신이 들었다.
"어라? 어째서 나, 두 여자의 조절에 애를 태우고 있는 걸까?"
하지만, 스스로에게 말을 들려주는 듯한 대사를 자신에게 말해주면서, 납득했다.
"뭐 좋아. 사이가 좋은 게 제일이니까."
30대 방구석 백수의 야망, 조금 궤도수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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