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장 294화 발동되는 <성역>(1)2024년 06월 19일 08시 15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거의 확신에 찬 질문은 아크만에게도 전달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여야 할까? 정직하게 받아들여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아니, 죽는다.
오랜 시간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오늘을 낙일로 삼을 것이 눈에 선하다. 피할 수 없는 살육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 한 번 더 물어볼까?"
[............]
"저 아이를 저렇게 만든 건 베네딕트 씨 맞지?"
확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강한 추궁. 너무나 강한 추궁이었다. 결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통보를 받게 된다. 공포는 시시각각 새롭게 덧칠되고,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문이 막혀서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남자는 천사를 내려다보며 세 번째 질문을 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도 않고, 위엄을 뿜어내는 어두운 색의 무서운 눈빛을 침묵으로 응시할 뿐이다.
[........................읏]
도망칠 수 없고, 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아크만은 자연스러운 반응에 맡겼다. 천사의 예민함에 맡겼다.
아크만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처음으로 천사가 거짓말을 했다. 존재의 성질을 무시하고, 고의적으로 거짓을 표현했다.
"............"[읏 ............]
남자의 반응은 미미했다. 기분 탓인가 생각할 정도로 눈을 가늘게 하여, 아크만을 몹시 피폐하고 위축시켰다.
"거짓말도 할 수 있잖아 ......"
하지만 이내 한 마디를 중얼거리며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진정으로 아크만으로부터 끌어내고 싶은 정보는 다른 곳에 있다. 첫 번째 질문은 두 번째 대답을 쉽게 내뱉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윤활유였다.
"하지만 다음 질문에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 줘. 이것만 정직하게 대답해 주면 나는 너에게 손을 대지 않을 거야. 맹세해."
가장 알고 싶은 지식이 있다. 가장 원하는 답이 있다. 알고 있다면 당사자들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여 묻는 질문인 것은 분명했다.
"너희들에 대한 분노는 확실히 있어. 하지만 내 분노 같은 사소한 것들보다 더 우선시해야 할 일이 있지."
남자가 진정으로 알고 싶었던 것은, 의외의 질문이었다.
"그 아이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
"여기서 거짓말은 안 하기다. 대답해 줘."
손을 흔들어 거짓을 억누르고 진실만을 원한다. 하지만 인간족은 거짓말을 한다. 겉모습만 봐도 사람과 닮은 이 존재가, 과연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 없습니다]
'............'
어찌 되든 거짓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거짓말이 성립되지 않는 질문에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용이라 해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한번 바뀐 사실은 더 이상 지울 수 없다.
아크만은 자신의 권능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잘 알고 있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네 능력으로 바꾼 건데도?"
[무기화라는 능력이라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 빙의된 것을 떼어내도?"
[이미 저것은 마파엘입니다. 이미 마파엘이 되어버린 그는 이제 없습니다]
"그 마파엘이라는 존재가 스스로 숙주에서 벗어나면?"
[수호 무기가 정지할 뿐입니다. 시체만 남을 뿐입니다]
"...... 가설이지만, 그 몸을 이용한 소생은?"
[영혼을 되돌린다 해도 정착은 불가능합니다. 설령 시체에서 되살아난다 해도, 그 시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용의 몸을 한 마파엘이겠지요]
"............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을 거야.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야. 알려줘."
[그것은 인간족이 희망을 버리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궤변입니다. 매달리기 위해 만들어낸 공허한 허상입니다. 불가능은 존재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 그렇구나."
시종일관 담담하게 오가던 말이 끊어진다. 무심하게 들리는 마지막 한 마디를 계기로, 남자는 돌아서서 마파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약속은 지켜졌고, 목표가 바뀌면서 안도감이 찾아온다. 위세로 묶어두었던 검은 눈동자에서 벗어나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살았다는 안도감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존재의의를 포기할 만큼의 위기를 운 좋게 벗어난 것이다. 마지막이자 가장 큰 도박에서 승리했다. 천운은 아크만......, 나아가 릴리스에게 있다.
놓아준 목숨이 다시 돌아온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낙차를 낳게 된다.
"약속은 지킨다."
[ㅡㅡㅡㅡ!?]
아크만의 핵을 움켜쥔다.
등을 향하며 냉철한 목소리를 걸며, 정신적 부하에 의해 천사의 몸에 균열이 새겨진다.
죽이지 않은 것이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말투다. 평탄하고 조용히 흘러나오는 목소리에는 제2천사도 얼어붙을 만큼 깊은 분노가 깃들어 있다.
"......하지만,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몰라."
불온한 말을 끝으로, 남자는 마파엘의 곁으로 뛰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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