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93화 천사의 맛을 보다(1)
    2024년 06월 19일 07시 23분 4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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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만이 마지막으로 의지한 것은, 천사와 인간의 합체 기술이었다.



     안주머니에 숨겨두었던 무기 창을 손에 쥐고, 사람이 그러하듯이 꽉 쥐었다. 그리고 그 창을 아크만 오리지널의 <버림받은 자에게 마지막 자비를>로 바꾸었다.



     여러 차례 반란세력을 궤멸시켜 온 자비의 창. 지금까지는 하늘에서 수직으로 하강 시켜 불경한 자들을 쓸어버렸던 도시절멸의 백창을, 넴의 공격 하나에 사용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하듯 휘둘러, 마지막 비장의 수로 화살을 쳐내버렸다. 백창의 휘두름에 의한 눈부신 궤적이 제2천사의 마력 화살을 무력화시켰다.



     순식간에 불타버리는 무기창. 하지만 아크만은 살아났다.



    [...... 어쩌면 인간족은 천사보다 더 나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



     넴의 지팡이가 빨아들이지 못한 미량의 마력을 가볍게 이용하여, 즐라카의 속박에서 벗어난 아크만.



     열기도 겨우 식어서 격의 옷도 다시 입었는데, 남은 시간을 생각했을 때 넴은 15초 안에 아크만을 쓰러트릴 방법을 떠올릴 수 없었다.



    [당신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마법사입니다. 릴리스 님도 축복하시겠지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시간제한이 없었다면 넴한테서 도망칠 수 없었을 것이라 예상했다. 만약 마누아의 주검이 있었다면 분명 패배했을 것이다.



     마력과 다양한 술수, 계략을 가진 넴에게 경의를 표하며, 마파엘을 기다리지 않고 <침실>로 향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고대했는지 ......]



     본전 앞에 내려선 아크만. <침실>을 완성하고 당장 <성역>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곧 제1천사 릴리스가 다시 태어난다.



    [기다리게 했습니다, 릴리스 님]

    "ㅡㅡㅡㅡ"



     용왕의 울음소리와 함께 중층에서 거체가 뛰어오르더니, 용을 탄 인영이 그 등 뒤에서 또다시 뛰어올랐다.



     높이 높이, 우연히도 넴이 놓아버린 십여 초의 시간을 빼앗아, 제2천사와의 힘겨루기에 나서는 자가 있었다.



     용들의 훈육이라는 일을 끝내고, 남은 시간 동안 잠시 들르는 길이었다.



     신전 상층까지 뛰어오른 마괴룡 다고의 등 뒤에서 날아올라 아크만의 뒤로 내려앉았다.



    "ㅡㅡ내려와."

    [ㅡㅡ!? 큭!?]



     외날의 장검으로 천사의 의복을 찢어내고, 그 흑극의 칼날을 목에 걸었다. 마치 사신의 낫처럼.



    "천사라는 놈을 가늠하기에, 여기는 좁아."

    [크으으ㅡㅡㅡㅡㅡ!?]



     걸려드는 검을 잡아당겨, 신음하는 아크만을 아무렇게나 내던져버렸다. 던져진 아크만의 몸은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쯤에 있는 널찍한 계단 같은 곳에 부딪혔다.



     그리고, ㅡㅡㅡㅡ9초간의 폭거가 시작된다.



    "남길 말은 필요 없겠지?"



     뒤따라 계단 아래로 뛰어내린 습격자는, 전투 부족으로 유명한 오니족이었다.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기쁨에 겨워 입술 끝을 치켜올리며 달려갔다. 이십 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를 좁히며 달려갔다.



     왼손에는 의복을 더럽힌 수수께끼의 검을, 오른손에는 광택이 나는 검은 미늘창을 어깨에 메고서 공격성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삼백안으로 내딛는다. 살벌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ㅡㅡㅡㅡ]



     아크만은 자세를 가다듬고, 수호 무기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러면서 의문의 침입자를 관찰했다.



     아무 효과도 없을 것 같은 미늘창은 괜찮다. 하지만 저 긴 검에는 한 방에 옷을 벗겨버릴 수 있는 엄청난 독기가 내포되어 있다. 천사의 마력마저도 갉아먹고, 실제로 씹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사악함을 내뿜고 있다.



     오니족의 육체도 만만치 않다. 두툼하고 크지만 움직임이 방해받지 않는 전투용의 몸이다. 남을 때려눕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찌 됐든 수호무기를 통한 제거가 필요하다.



     무기검이 제비처럼 아스라를 향해 휘두른다. 뜨거운 바람을 찢고, 공기를 뒤틀고, 화염을 입히며 오니을 베어낸다.



    "ㅡㅡㅡㅡ!"



     여러 장의 거울이 깨지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ㅡㅡㅡㅡ]



     기묘하게도 아크만은, 평소보다 더 얼빠진 얼굴로 날아가는 파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기검이 부서지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미늘창을 휘두른다. 그것만으로 산산조각이 난 무기검을 앞에 두고, 할 말을 잃는다.



    "괴물이네 ......"



     넴의 상상을 뛰어넘는, 어처구니없는 힘의 기술.



     천사의 옷으로 받아내는 것도 아니고, 마안으로 왜곡하는 것도 아닌, 그저 허용치를 넘어선 팔의 힘을 휘둘러 분쇄한 오니에게 놀란 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크만은 순식간에 생각을 바꾸어, 무기를 총동원하여 오니에게 강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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