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293화 천사의 맛을 보다(2)

 

[신앙의 칼날이여!]

"그걸로 충분하다. 잔챙이 주제에 적당히 하지 마."



　날에서 연기를 내뿜는 미늘창을 다시 휘두르며, 기쁜 표정으로 아크만을 바라본다. 귀기가 보라색 마력과 함께 뿜어져 나오고, 무기를 든 팔뚝이 미친 듯이 팽팽하게 조여 온다.



　하지만 아무리 오니족이라고 해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인간족의 한계치인 검을 인간족의 힘으로 부수다니, 이치에 맞지 않는다.



"ㅡㅡㅡㅡㅡ!!!"

[여러분, 그가 마지막 시련입니다. 갑시다]



　박살이 난다. 부서진다. 격노의 맹공격으로 검과 미늘창을 호쾌하게 다루며, 아크만에게 다가가는 와중에 몰려드는 무기를 파괴한다.



　마술을 비웃고, 잠재적 우위를 비웃고, 극한으로 단련된 근육과 뼈에서 나오는 강인함을 발휘한다.



　넴이 구사한 기술도, 지크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도, 개막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넘쳐나는 폭력으로 9초 만에 채운다.



[지금입니다, 수호의 화살이여!]



　아니, 인간족 자체를 부딪히는 것 이상의 힘은 없다. 아크만의 무기는 힘도 경도도 인간의 한계치이며, 여기에 인간을 뛰어넘는 속도까지 더해지면 이를 뛰어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넘치는 자신감을 되찾은 아크만은 오니를 향해 최고무기의 화살을 쏘았다. 오른손 쪽에서 발사되어 꿰뚫는 인간의 화살. 오니의 진로도 미리 예측하여 정확하게 쏘아 맞혔다.



"ㅡㅡ훗."



　붙잡았다. 미늘창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고, 단순한 악력만으로 붙잡아 버렸다. 몇 미터는 기세에 밀려 밀려났지만, 보라색으로 물든 오른손바닥이 화살을 움켜쥐고서 부숴버렸다.



"멸귀의 피를 흔들어 깨웠는가ㅡㅡ!"



　사납게 달려 나가서, 물러났던 거리를 되돌린다.



　이미 무서운 독기의 검은 천사의 눈앞에 있었다.



[이것이 인간족의 가능성인가요]



　경의를 표하는 천사는 넴을 보았다. 지크를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화살'을 막은 오니의 앞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마지막 한 방을 날릴 수 있었다.



　천사의 선물. 하얀 마력을 두른 양손을 바친다. 청정한 고마압으로 불태워, 생명에게 평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천사의 빛.



　앞으로 뻗어나가자, 자비의 하얀빛이 오니를 감싸 안는다.

 

[ㅡㅡㅡㅡ]

"앗, 이건 나한테도 행운인데 ......!"



　멍하니 오니를 바라보고 있던 차에 빛이 일어나자, 넴도 서둘러 지팡이를 들고 마력을 이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빛이 모일ㅡㅡㅡㅡ모일 때를 기다리지도 않고, 거대한 손바닥이 튀어나온다. 피부는 짙은 보라색으로 물들고, 더 흉포한 다섯 손가락은 하얀빛을 뚫고 천사의 두개골을 움켜쥐었다.



　격차의 벽에 부딪혔지만, 흰색과 보라색은 서로 대립하며 튕겨나갔다. 발산의 흰색은 사나운 보라색에 의해 양쪽으로 마소의 입자가 되어 날아갔다.



[...... 말도 안 됩니다]

"그것은 현실이 결정할 일이다. 남겨진 사실만이 답이지."



　아크만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진다.



　제2천사의 마력을 견딜 수 있는 육체가 있었다. 그을린 피부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빛을 쪼개고 오니가 나타난다. 아크만의 탄생 이후 역사의 적지 않은 모든 증거를 묻어온 백광을, 뚫고 나온 자가 나타났다.



"이런 살점을 태우는 정도 갖고, 웃기지 마라."



　마치 이보다 더한 공격을 자주 당하는 듯한 말투였다.



　하지만, 어찌 됐든 오니는 깨뜨려 버렸다.

 

[ㅡㅡㅡㅡ]

　

　졌다. 아크만은 오니의 왼손에 있는 외날검을 보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 팔힘으로 찌르고 베어버린다면, 아크만도 끝이다.



　그래서ㅡㅡㅡㅡ 자폭을 결심한다.



　<침실>을 포기하고 제2천사의 마력을 해방. 신전과 함께 오니를 묻어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러면 마파엘만은 살아남아 밤의 기도를 위한 확실한 <성역>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아크만의 용기 있는 선택에 의해, 강렬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읏............]



　그러나 오니는 아크만에게서 손을 떼고 등을 돌린 채 ............ 미늘창을 집어 들고 다고에게로 떠났다.



　승패가 결정된 순간부터 아크만에 대한 관심을 잃고, 마치 없다는 것처럼 뛰어내려 버렸다.



[ㅡㅡ바보 같은 짓은 그만두세요]



　그것이, 오십 초에 이르렀을 때였다. 오른쪽 신전의 천장을 뚫고, 새로운 무기가 된 마파엘이 나타났다.



　하늘로 올라가자마자 용이 몸 안에 '화염'을 둘렀다.



　사람으로 치면 주먹을 가볍게 쥔 상태를 유지하며, 매우 부드러운 적대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