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91화 어머니와 자식(3)
    2024년 06월 18일 22시 08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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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떼어놓은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이런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이다. 불필요하게 간섭하고, 삶을 빼앗고, 인간들의 편의에 이용당한다. 죽임을 당한다.



     슈린은 조용히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



     아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용이기 때문에 걱정은 어리석다. 슈린이 없어도 사냥은 할 수 있다. 적수는 없다. 곧 한시적 보호자 따위는 잊고 살아갈 수 있다.



     슈린의 증오심은, 자신의 행복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용의 아이는 하인으로만 여겼겠지만, 슈린에게 그 용은 '자식'이었다. 슈린은 아이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로서 아이와의 일상을 빼앗긴 슈린은, 깊은 슬픔과 증오에 사로잡혀 있었다.



    "............"



     인간들에 의해 몸이 바뀌고 무언가를 당하는 동안에도, 이상한 냄새로 인해 의식은 혼탁했다. 시야는 흐릿하고, 감각도 흐릿하고,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묘하게 어두운 곳에서 인간의 수컷과 본 적도 없는 빛나는 선이 떠 있는 것을 목격했다.



    "퓨~~~이!"

    "읏......!!!"



     사랑스러운 울음소리를 듣자 빠르게 자아가 돌아온다. 어머니가, 깨어난다.



     연기가 자욱한 장소에서 무언가에 갇혀 있지만, 그래도 저편에 아이가 있다. 더 이상 재회할 수 없다고 포기했던 사랑하는 아이를 다시 눈앞에 둔다.



    "퓨이! 퓨~이!"



     기쁨에 겨워 하늘을 날며, 딱딱한 막대가 늘어선 곳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 소심한 아이가 여기까지 쫓아와서, 슈린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호숫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겁이 나서 주저하던 아이였는데, 이렇게나 멀리까지 슈린을 찾으러 온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격이 슈린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



    [...... 이것으로 하겠습니다]

    "퓨웃!?"



     아이가 빛나는 선에 얽혀버렸다.



    "ㅡㅡ! ㅡㅡㅡㅡㅡ!!!"

    "히이이!? 슈린이 날뛰기 시작했다아!"



      꿈쩍도 안 하던 딱딱한 막대기를 구부려, 힘껏 휘두르며 아이를 구하러 간다. 상처가 나든 살이 파이든, 설령 죽더라도 살려야만 했다.



    "삐이이! 쀼이이!?"

    [ㅡㅡㅡㅡ]



     발버둥 치는 아이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빛나는 선은 무자비하게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다. 무언가 나쁜 상태로 끌고 가려고 한다.



     이때 아기는 용으로서의 힘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본래는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는 '용의 격'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천사 정도의 간섭도 허용하게 되었다.



     어머니인 용(竜)에 맞춰 살아가던 아기로서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ㅡㅡㅡ!! ㅡㅡ!!"



     피를 흩뿌리고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감옥을 부수며 아이에게 손을 뻗는다.



    "읏............"

    [............]



     하지만 ...... 뻗어온 아이의 꼬리가 배를 찔렀다.



    "............"



     그래도 손을 뻗는다. 빛나는 선을 떼어내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한 번만 더 만지기 위해. 사랑만은 전하고 싶어서, 아이에게 손을 뻗는다.



    "으읏............"



     손이 닿기 직전에 꼬리를 밀어서 던져버린다. 재회는 슈린에게도 아이에게도 최악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윽 ............"

    "의식이 돌아왔구나. 이제야 조금씩 낫기 시작했으니 조금 더 참아줘."



     닫힌 어둠 속에서 눈을 떠보니, 인간이 배를 누르고 있었다. 호수 바닥처럼 어두운 색을 배에다 대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또 나쁜 녀석일까.



     하지만 상관없다.



    "앗, 잠깐만! 아직 움직일 수 없어!"

    "윽............"



     아이의 냄새가 아직 위에 있다. 데리러 가야 한다.



     설령 죽더라도, 저 빛나는 선에서 구해야만 한다.



    "...... 알았어. 저쪽은 내가 갈게."

    "............"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게."



     이 인간은, 마치 아이를 생각하는 슈린처럼 강렬한 눈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슈린이라면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눈빛에 비친 것은ㅡㅡㅡㅡ사랑이다.



    "지금 갈게, 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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