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도 검에서 왕의 용염(龍炎)를 뿜어내는 지크. 단원들의 위기 앞에서 더욱 사나워진 오른쪽 눈동자는 ...... 용처럼 수직으로 갈라져 있다.
검을 쥔 손에도 용을 연상시키는 발톱과 비늘이 돋아나, 마치 용인이 되어가고 있다.
"단장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자신의 피나 마력을 너무 많이 먹이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래, 최소한의 맛만 보게 한 것뿐이야."
마검 발드발과의 동화는 지크에게도 엄청난 이익과 불이익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흡수한 마물의 영향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항상 극심한 통증이 혈맥을 타고 흐르며, 마검이 몸을 찾아 물어뜯는다. 신경을 태우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항상 교차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지크는 오리지널에 못지않은 신체 능력을 얻는다.
"읏ㅡㅡㅡㅡ!!"
[호오 ......?]
무기검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달리는 지크는, 인간을 넘어섰다. 반룡(半竜)이라 할 수 있는 상태로 작열하는 불꽃을 내뿜으며 진격한다.
그에 맞추는 것은 역시 넴이었다. 지크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지 않고, 미리 예측해 골렘을 움직인다.
목표는 당연히, 태양빛을 내뿜는 아크만.
[............]
뭔가가 있다. 골렘을 발판 삼아 하늘로 뛰어오르는 지크에게는, 뭔가 생각이 있다.
무기검과 무기창을 능숙하게 피하지만, 이 육감의 정체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다가오는 화염검에 몸을 내던진다.
"받아봐라!!"
[ㅡㅡㅡㅡ]
이마에 화염검을 맞았지만, 역시 의복에 막혀 움직이지 않았다. 적열의 불길도 타오르기만 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인해 뜨거워지기만 한다.
하지만, 뜨거운 바람.........?
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용이라 해도 천사의 격을 해칠 수는 없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인간 사회생활에서 실감한 바 있다.
의문을 품으며, 마검을 들이미는 지크와 눈앞에서 눈을 마주한다.
"너희들을 해칠 수 있는 존재는 마누아뿐인가?"
의심을 꿰뚫어 본 지크가 질문을 한다.
천사의 옷을 불태워 녹여버리고, 거슬렸던 아크만의 마력날개를 피하며 참격을 날린다.
[읏............!]
"들었다고! 너희 같은 하얀 마력에도 상처가 난다고 말이야!"
세레스티아의 계략이었다. 마검 발드발에게 먹인 하쿠토의 마력에 의해, 용염이 천사의 옷을 녹여버렸다. 극소량임에도 마검이 비명을 질렀던 미지의 마력.
하지만 하얀 마력은 용염에 녹아들어 확실하게 융합을 이루었다.
"푸하하! 이렇게나 교만한 생물은 처음 본다! 몇 번이고 허점을 드러내는 멍청한 생물이구만, 너희들은!"
최강급의 용을 먹은 마검의 침식은, 지크를 더욱 강력하고 흉폭하게 변모시킨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발드발의 전투 방식이다. 어느 정도는 마검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맡기면서 능력을 끌어내며 탐욕스러운 침식을 이겨내야만 한다.
강해지는 고양감. 사람이 아니게 되어가는 위기감은 희미해지고, 침식에 맞서 받는 극심한 고통은 커져만 간다. 그것들과 싸우면서 천사에게 집중해야만 한다.
불굴의 의지. 비정상적인 정신력을 가진 지크이기 때문에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마검이었다.
"좋은 것을 매개체로 삼았네~ 이 정도면 단장님 혼자서 해낼 수 있지 않을까나?"
아크만이 전력을 다하면 지크는 잠시도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력을 방출하는 것만으로도 신전째로 왕국군을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다.
불가능한 이유는, <침실>까지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왕국은 엔제교단의 기도를 일절 금지시켰다. 앞으로는 기회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지. 타이밍이 통일된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지는 않겠지?"
[............]
권능에 대한 것도 드러난 상태라서, 아크만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따라서 <침실>의 안전은 절대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아까의 날개도 지금의 단장님의 속도에 비하면 아무 소용이 없죠. 예상외로 골렘도 못 태워죠. 운이 없군요, 당신."
[아니요, 저도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
넴은 아크만의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아크만은 넴을 죽일 방법이 없다. 무기류는 마안으로 모두 대응할 수 있고, 마력도 가벼운 화상을 입는 것이 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