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85화 아크만을 포착하다(1)
    2024년 06월 17일 12시 42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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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층의 귀족파는 청렴결백한 [흑의 기사단]이 구속하기 시작했고, 난전과 마물과의 싸움에서 왕국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광기(光旗)의 기사단]이 아크만을 노린다.



     천사도 두려워하지 않고, 행진하는 발걸음은 멈추지 않고, 작혼룡의 화염에 이끌려 신전 앞 광장으로 달려 올라간다.



    "ㅡㅡ보인다!"



     드디어 지크가 포착한 천사의 정체. 하늘로 뻗은 중앙 계단 끝에 있다.



     본전을 개조한 듯한 흰색으로 발광하는 건축물을 구축하는 이형.  네 쌍의 날개를 가진, 기괴한 불길함을 풍기는 천상의 대죄인.



     제2천사 아크만이 있다.



    "넴!"

    "네네, 갑니다요?"



     이름만 말하는 것으로 행동의 통지와 수신을 마친다. 지크가 앞으로 달려가자, 넴은 언덕 기슭에 대기하고 있던 골렘에게 지시했다.



     모든 기체가 가동되어, 멀리 떨어진 표적을 포착한다.



    "일단 60발 정도 발사해 둘까."



     발사된 골렘의 포탄.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날카로운 탄두가 이제 천사를 향해 날아간다.



     하늘을 나는 비행물체. 속도를 같게 하면서 각도를 바꾸며 질서정연하게 고속으로 날아가는 무거운 물체.



     어떤 요새도, 어떤 성채도 한 줌도 남지 않을 것이다. 산까지도 깎고, 국가를 상대할 수 있을 만큼의 무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



     먼 미래에서 선물받은 무기인 골렘이, 천사를 향해 다가간다.



    [ㅡㅡㅡㅡ ...... 그입니까]



     하지만 천사의 깃털옷을 찢을 수는 없었다.



     무수한 물체들이 쉴 새 없이 착탄했지만, 아크만은 흔들림 없이 받아냈다.



     그 결과, 얇은 피부보다 더 얇게 달라붙는 의복에 조금의 침략도 이뤄내지 못하고 무력하게 끝나버렸다.



     물리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 <침실>은 거의 다 만들었군요]



     그러나 아크맨을 일으켜 세우는 데는 성공했다. 하얀 날개로 뒤덮인 몸을 돌려, 공중에 떠서 도착한 기사단을 내려다본다.



     <침실>의 완성도는 90퍼센트를 넘어섰다. 제2천사의 마력도 만족할 만큼 부어져서, 이 정도라면 침입은 불가능하다.



     낮의 기도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어떤 사소한 장애물이라도 제거해 두는 것이 확실한 성공으로 이어진다.



     우선 성가신 마술사부터 제거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마파엘에게 그 임무를 맡기고 싶었지만,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신전에 남겨둔 최고주교를 수호하는 친위대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린다.



    [천녀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힘을 빌려주십시오!]



     천사의 수호대는 목소리도 없이, <성역> 수호의 사명을 받아들인다.



     엔제교단의 전설이 현실이 된다. 드디어 찾아온 운명의 날.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채웠다는 천녀가 다시 내려와 인류를 구원할 때가 온 것이다.



     미래를 위해, 행복을 위해, 평등을 위해.



     비원을 이루기 위해, 천녀의 재림을 방해하는, 이기심에 사로잡힌 라이트 왕의 병사들로부터 아크만을 지켜야 한다. 모습이 바뀌었음에도, 세상을 생각하며 망설임 없이 기도를 올린다.



    "읏ㅡㅡㅡ、ㅡㅡㅡㅡ"

    "ㅡㅡ읏ㅡㅡㅡㅡ"



     천사의 권능이 개입한다. 아크만의 <성역>에 의해 복음을 받은 친위대의 승낙을 받아, 내면의 신앙심에 작용하기 시작한다.



     인간이라는 생물의 한계를 '무기'로서 이끌어내어, 다룰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낸다.



     골격도, 혈액도, 근육섬유도, 내장도, 체액도, 생식기도, 모든 것이 뒤섞여 무기로 변모한다. 천사인지 해골인지 모를 흰색을 바탕으로, 살인지 피인지 모를 붉은색이 섞인 무시무시한 무기.



     얼굴과 암수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을 남긴 검과 활과 화살, 그리고 창이 되어 아크만에게로 모여든다.



    [갑시다. 우리는 고요한 침실에서 릴리스 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 괴물 녀석."



     앞선 인간형 무기로 바꾸면 난전의 틈을 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지크였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듣던 것보다 몇 배는 더 끔찍한 광경에 의하여.



     제2천사 아크만은 전투형이 아니다. 그래서 넴을 쓰러뜨리지 못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권능 획득 시에 스스로 싸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그것이 <성역 수호의 무기>다. 아크만이 현명했다고 자부하는 선택이었다.



    [당신만은 배제해야 합니다]

    "당신의 마력이 통하지 않으니까. 그럴 거라 생각했어."



     아크만의 마력이라면, 웬만한 인간들은 광범위하게 흩뿌리기만 하면 소멸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한 명만은 사정이 달랐다. 넴만은 마력으로 쓰러뜨릴 수 없고, 게다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다. 또한 <침실>을 파괴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려해야 할 것은, 그 칼날이다.



    [왕녀님이 마누아 씨를 줄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기대받는 건 잘 못하겠지만 말이야. 일단 전달받은 대로 죽일 계산을 하고 왔다고? 믿음직한 어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서, 나이에 맞지 않게 애썼거든."

    [아아, 이런. 그건 안 될 말이죠. 제가 쓰러질 리가 없는 것입니다]



     악연의 상대와 나누는 대화는 짧고, 그 대신 떠다니는 무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말없는 인간 병기가 아크만의 생각대로 검으로서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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