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3장 284화 코몰리의 처형자(3)
    2024년 06월 17일 10시 52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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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도, 안아주고 싶다는 사소한 욕심도, 살아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노력도, 지금 막 깨져 버렸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두 번이나 잃고, 멈추지 않는 눈물. 가늘게 떨리는 몸으로, 아무리 반성해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알게 되었다.



    "............?"

    "............



     의기소침한 히사히데의 뒤에서 파쇄음이 울려 퍼진다.



     인체의 방어력을 훌쩍 뛰어넘는 힘에 의해, 코몰리의 왼쪽 무릎은 옷과 피부, 뼈까지 산산조각이 나며 날아가 버렸다.



     스쳐버린 오른쪽 무릎도 마찬가지다. 피부 한 장으로 겨우 이어져 있고, 단면에는 부러진 뼈와 살점이 보인다.



     그리고 히사히데에 사로잡혀 말도 하지 못하는 코몰리 앞에 서 있는 것은, 작은 그림자. 가슴속에서만 비명을 지르며, 뇌를 태우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코몰리. 그 처형자는 바로.



    "가르르르르 ......"

    "렐가 ......"



     진짜 분노를 드러내어, 송곳니를 드러내고 어깨를 떨고 있는 렐가가 서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빛을 하고 있다. 적을 향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평소와는 다른 섬뜩함이 느껴진다.



    "ㅡㅡㅡㅡ!!!"



     눈 깜짝할 사이에 렐가의 처형이 시작된다. 주먹은 바닥을 부수고, 살과 뼈가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린다. 발로 차면 둔탁한 소리와 함께 튕겨 나가고, 코몰리를 최대한 살리면서 폭주하는 그대로 부숴버린다.



     그리고 분노하는 사람은, 또 한 명.



    "거슬려."



     눈빛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롭고, 평소의 우쭐해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카게하 역시 전에 본 적 없는 살기를 품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학대받던 시절을 떠올리며, 살의를 품은 야수로 변해 있었다. 친구를 이토록 슬픔에 빠뜨린 요인을 모두 죽여버릴 생각이다.



    "ㅡㅡㅡㅡ마음속으로라도, 사과해라."



     카게하가 나란히 서 있는 인간들에게 그림자를 날렸다.



     흑백이 섞인 회색의 그림자는, 마력으로 만들어진 카게하의 그림자. 단 한 번의 동작으로 준비된 잔상의 타격.



     돌진하는 카게하에서 그림자가 튀어나와서는 윗돌려차기, 뛰어차기, 앞차기, 아랫돌려차기...... 등 각각의 동작을 취하며 여러 인간을 차례로 때린다.



     채찍이 울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힘찬 발차기가 인간의 각 부위를 파괴했다. 고문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고문. 그저 고통과 비인간적인 벌을 내렸다.



    "그 아이에게 사과해라."



     또다시 튀어나온 그림자가 또 다른 부위를 파괴한다. 사람들에게 질주하는 발차기가 채찍처럼 인체를 때리고, 피부에서 신경까지 극심한 통증을 보내며 무방비 상태의 적대자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다.



     고통을 표현할 수도 없고,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기절조차 하지 못한 채 계속 비난을 당한다.



    "계속 사과해라, 우민들아."



     입을 가린 검은 천 너머로 잔인하고 무자비한 미소를 지으며, 카게하는 파터 가문을 중심으로 최대한의 고통을 의무적으로로 강요한다.



     놀라운 마력 기술로 서 있는 채 분신을 통해 인체를 파괴해 나간다. 발길질로 피부를 찢고, 살을 깎고, 손가락을 자르고, 뼈를 부순다.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묶어, 불필요하게 처리한다.



    "비켜!"

    "어이쿠...... 이미 거의 다 죽었는데?"

    "또 할 거야."

    "그래, 그럼 맡기겠다."



     사람의 형태는 사라져 있었다. 죽어가는 코모리를 던져버리고, 다음 먹이로 이동한다.



     처형을 렐가에게 맡긴 카게하는, 미안하다는 듯이 뺨을 긁으며 릴리아에게 다가갔다.



    "...... 이거 너무 지나쳤다고 주군께서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군."

    "............"

    "오늘은 이제 그만 쉬어도 되겠지. 이후에 주군께 갈 테니, 거기서 전해두마."



     놀라는 릴리아에게, 조심스럽게 단어를 골라서 말했다. 위로의 말 따위는 의미가 없고, 어설픈 말은 무책임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뿐이다.



     그저 넌지시 진정할 시간을 주겠다는, 최선을 다한 배려를 알렸다.



    "...... 괜찮아. 지금은 뭔가를 하고 싶으니까."

    "그런가......"

    "렐가한테도 괜찮다고 전해줘. 난 이제 가봐야만 하니까."

    "그래 ...... 다만 위층 안쪽으로는 가지 마, 알았지? 이미 격전이 벌어지고 있고, 몇 명이 난동을 부리고 있으니까."



     언니처럼 미소 짓고 릴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험을 알렸다.



     상층에서 울려 퍼지는 폭음보다도, 렐가가 만들어내는 파괴음이 더 컸던지라 다행히 주변 사람들은 중층의 신전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겨루며 격돌하는 상층은, 보다 더 주변을 멀리 하며 칼날을 부딪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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