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장 283화 어머니의 과거(1)2024년 06월 17일 09시 08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어머니를 찾는 아이와 소년이 위층으로 올라가 다음 목적지로 향할 무렵, 교대하는 것처럼 용감한 일행이 중층에 도착했다.
세 개의 계단을 통해 거의 동시에 하층으로 진군하여 아크만을 향해 나아가는 왕국군. 드디어 원흉을 눈앞에 두고 모두가 숨을 죽이며 적진에서 군화를 내딛는다.
내부자들은 하나둘씩 구속되어 어느 정도 정리하여 연행되어 갔다. 괴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지크에 이어, 공략반만이 딴 데 눈길도 안 주고 베네딕트를 노린다.
모든 것이 왕녀 세레스티아의 계획대로. 오히려 너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녀의 예상보다 일이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았다.
" ......!? 기름을 뿌렸는가!"
작혼룡의 마검을 손에 들고 선두에 선 지크가, 화염에 휩싸여 불타는 중층을 보고 눈썹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뭔가 방해가 되거나 걸음을 멈추게 할 요인이 있냐고 묻는다면 ............ 아니었다.
"뿌렸다고 해도 ...... 가장자리를 통해 피해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계단에서 흘렸다면 어느 정도 타격은 있었을 텐데..."
"어느 정도도 아니겠지만요. 제가 있으니, 마법이 아닌 불은 통과시키지 않아요."
"뭐 상관없어 ...... 가자!"
검의 영향도 있어서, 혈기왕성했던 시절로 돌아간 지크는 멈추지 않는다. 베네딕트를 향해 불의 신전을 뚫고 직선으로 달려간다.
"다른 사람은 흉내 내지 마세요. 우회해서 뒤쫓죠."
"옙!"
단원들에게 상식적인 지시를 내리고, 넴 역시 위층으로 향한다. 신전 가장자리를 지나 계단 여럿을 한 번에 뛰어오르며 신전 앞에 있는 지크와 합류한다.
"............"
지크가 냉랭한 눈으로 바라본 것은,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낮부터 연회를 즐기는 귀족파의 모습이었다. 전투와 함정에 시달리며 사투를 벌이는 엔제교단의 사도들과는 달리, 그저 사치를 즐기고 있다.
고대 상류층을 연상케 하는 천 조각 하나에 의지한 우아한 생활도, 상황과 인물에 따라 차마 못 볼 것이 되는 법이다.
지금 당장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며, 왕국의 위기인 현실을 생각하면 살의가 싹트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죽여버릴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던 지크는, 근처에 서 있던 [흑의 기사단] 부단장 로엔을 찾아갔다.
"미안하다. 협의대로 이 녀석들의 포박은 맡기고 싶군."
"물론, 승낙합니다."
"그런데 릴리아 단장은 괜찮은가?"
몸짓으로 단원들에게 앞을 재촉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릴리아를 걱정하여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단장님은 그 인물들의 무력화를 위해 보냈습니다."
"...... 아아, 그거."
떠올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악연의 상대가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들은 지크 공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반역자의 체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딱히 문제는 없을 겁니다?"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 정에 휩쓸려서 놓쳐버리지만 않는다면."
중층 신전의 지붕을 내려다보며, 마주하고 있을 소녀를 걱정한다. 육친을 생각해서 놓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의 그 말투를 들은 그녀는, 어리석은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상태였다.
.........
......
...
불길 속에 남겨진 파터 일가와 몇몇 부하들. 끓는 기름에 붙은 불은 맹렬한 불길이 되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결국 만들어진 것은, 자업자득을 구체화한 화염의 감옥.
"............"
"............"
뜨거운 열기에 커튼처럼 흔들리는 화염 너머로, 딸과 아버지가 시선을 주고받는다.
한때는 서로를 학대하고 억압했던 관계. 강자의 지위를 악용해 힘으로 밀어붙이고 강요하고 따르게 만들었던 관계.
이번에 분노의 눈을 마주 하는 것은,
"............"
아버지 쪽이었다.
릴리아의 눈빛에 담긴 분노는 허세가 아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입장일 것이다. 아니면 어디서 배운 것인지, 허리춤에 꽂혀 있는 검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그때와는 딴 사람 같을 정도로 강인해졌다.
"............"
"앗!?"
부엉이를 머리에 이고 걸어 나오는 릴리아를 따라 화염의 장막이 열린다. 마치 신전의 주인을 맞이하듯, 섭리를 비틀어 놓은 현상을 일으켰다.
릴리아가 신전 안으로 들어서자 역시나 정석대로 화염은 닫힌다. 예의 바르게 열리고, 예의 바르게 닫힌다.
"당신들을 구속합니다."
"............!"
예상은 완전히 배신당한다. 어머니의 행방을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다. 입을 벌리자마자 입안에서 튀어나온 것이, 참지 못하고 물어보는 것이 어머니의 안부나 행방이 아니면 이상하다.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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