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 퓨, 퓨이, 퓨~이!!!"
"우왓!? 무슨 일이야!?"
흥분한 휴이가 갑자기 머리 부분의 통에서 날뛰는 바람에 황급히 통을 잡아서 억눌렀다. 이 반응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게다가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다.
혹시 엄마의 냄새를 감지한 것일까?
생각해 보면 여기까지 추적할 수 있는 후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해당 장소에 잠입하고서 모르는 것도 부자연스러웠다.
드디어 확신을 얻은 것일까? 라는 생각에 휴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가보았다.
"...... 실례합니다, 저거 뭔가요?"
"기름이다. 왕국군이 올라오면 이 뜨거운 기름을 뿌려주는 거지. 꽤 뜨뜻할 거다."
다섯 개의 큰 냄비에서 가열되는 기름. 웃으면서 바라보는 어른들은, 머릿속으로 아주 잔인한 짓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계단에서 흘려보낸다면 큰 화상을 입어 죽을 것이다. 설령 흘러내린다고 해도 달궈진 기름이 쉽게 식는 것도 아니다. 분명 발이 묶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왜 휴이는 반응했을까? 설마 왕국 사람들을 지키려는 것일까?
"퓨이, 퓨~!"
"...... 아~ 그렇구나. 돈까스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구나. 하하하, 귀여운 아이네."
매력 부문 대상 수상.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미소가 흘러나온다.
아무래도 휴이는 모닥불로 끓이는 기름을 발견하고, 여기서 돈가스가 추가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이, 이봐, 꼬마 ......"
"응?"
"머리가...... 퓨퓨하며 울고 있지 않냐?"
"울죠. 매일 밥을 많이 먹는 똑똑한 아이는 울리는 법이에요."
"밥, 무서워!!!!!"
기름 데워주는 아저씨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주고, 휴이에게 끔찍한 진실을 알려준다.
"맛있게 먹은 것 같아서 다행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선 돈가스가 나오지 않아."
"퓨?"
"여긴 그냥 기름을 데우는 곳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저들은 잔인하게도 기름을 무기로 삼으려는 거야."
기름은 사람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한다. 올리브유, 샐러드유, 유전은 우리를 웃게 한다. 특히 석유는 군침이 돌게 한다.
하지만 같은 기름이라도 이렇게 강력한 함정이 되기도 한다. 물건은 쓰는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한다............ 둘 다 사람의 적이네. 성가신 녀석들.
"뭐야, 도와주려고 온 거냐?"
"............"
"슬슬 계단 밑으로 흘려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 온도는 충분한가?"
비꼬던 아저씨가 친근하게 다가와서는, 이 마왕에게도 거침없이 명령을 내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기름 촬촬 대화상작전은 이 사람의 지시일 것이다.
그 넴이라는 사람이 이런 작전으로 어떻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온도라고 해도, 충분한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사람을 태워 죽일 수 있냐고 묻고 있잖아. 당연하지, 이 멍청한 놈아. 학력도 없고, 교양도 없는, 그저 천박한 돼지놈들."
"돼지가 아닌데요. 돼지도 천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아저씨보다 더 탄탄한 몸매를 가졌다고요?"
왜 그런 험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걸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온의 기름에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도 할 수 없을 텐데데도. 그리고 말이 지나치다.
하지만 정보를 제공받은 입장이니, 온도 정도는 측정해 줄까 싶어서 끓고 있는 기름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본다.
"............"
"............"
"......뭐, 괜찮겠죠."
"괜찮을 리가 없잖아, 멍청아!"
온도를 측정해 줬더니 이렇다. 이유 없는 비난. 언어폭력. 아직도 만연한 이세계의 갑질의 실태. 도저히 지구인들에게는 알려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