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장 280화 불합리한 죽음이 불러오는 것(1)2024년 06월 16일 15시 10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만약 여기서 하쿠토가 깨어있었다면, 분명 격분하여 새롭게 파멸적인 성장을 보이며 마파엘과 혈투를 벌였을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불운'은 그런 희망을 남길 여지가 없다.
쓰러진 하쿠토는 완전히 전투불능이 되어버렸다.
[............]
잠시 겁에 질린 일행을 둘러보지만, 더 이상 맞서기 위해 오는 사람은 없다. 마음은 근본부터 완전히 꺾여 있다. 굴복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으로 간주하고, 다음은 성전 안으로 침입하려는 세력에 대응해야 한다. 주요 인물에게 <불운>을 사용하여 아크만을 도와야 한다.
마파엘은 존재의의에 따라 엔다르 신전을 향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어딜 가려고."
[............]
뒤에서 들려오는 웃음 섞인 목소리에, 날아오르려던 마파엘의 움직임이 멈춰 섰다. 그 목소리는 있을 수 없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착각할 수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 오스왈드였다.
[............]
"이런 거, 별일 아니야. 불운 만세. 보는대로 아직 죽지 않았다고? 천사의 눈동자는 뭐 하러 있는 거냐, 하하하."
뒤를 돌아보니, 역시 오스왈드가 있었다.
온몸을 빠짐없이 괴사시켰음에도, 두 발로 서서 유쾌하게 두 손을 번쩍 들며 웃고 있는 오스왈드가 있다.
"오, 오스왈드 ......? 무사한 건가?"
"응?"
걱정하는 기사에게 고개를 돌린 오스왈드는, 시체의 몸을 하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의문의 변색이 온몸을 뒤덮고,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언뜻 보면 숨을 쉬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하지만 오스왈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움직인다.
"............ 아아, 그렇구나. 쳇, 귀찮네."
기사를 잠시 바라보던 오스왈드는, 문득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시선을 떼었다.
" ............"
기사는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내쉬며, 시선이 돌려진 것에 안도했다.
모두가 그렇다.
모두가 마파엘이 아닌 오스왈드를 향해 대비를 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자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죽고 싶지 않지?"
"...... 무슨 소리인가?"
"당연하겠지, 바보 같은 질문이겠지! 자, 알았으면 돌아가라, 돌아가! 죽음은 언제나 너희들 스스로의 책임이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고!"
오스왈드가 손뼉을 치며 독촉했지만, 전장에는 침묵만이 남았다.
오스왈드는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보고, 그들을 확인한 후 계속 말했다.
"...... 이제 10초밖에 안 남았어. 난 도망치라고 했다?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어. 이 자리에 남아 있으면 저놈이나 나한테 죽을 테니까."
오스왈드에게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보았다.
"읏......、......"
"............!"
몸이 떨릴 정도로 두렵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것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매우 추악하고 강력한 것일 터. 고여 있고, 탁하고 뒤틀린 끔찍한 괴물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직감했다.
"그러니 너희들은 얼른 ............"
등뒤에서 순백의 발광을 받자, 오스왈드의 심장부터 왼쪽 어깨까지가 통째로 사라진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아, 그렇겠지. 이해 못 하겠지. 그러니 얌전히 기다려. 받은 만큼 놀아줄 테니까. 파트너도 오랜만에 혼자를 즐기고 있을 테니, 나도 즐겨야지 ...... 안 그래?"
상체의 왼쪽을 잃고도 여전히 능청스럽게 장난을 치는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그야말로 구울 그 자체였다.
서서히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머리를 오른손으로 지탱하며,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기사들에게 말한다.
"너희들 때문이라고?"
"우왓!? 우와아아아!!"
시체처럼 말을 거는 오스왈드의 모습에, 기사가 겁에 질려 도망친다.
군대도 두려워하는 괴물로 변한 오스왈드.
떠나는 기사들을 보며 낄낄거리며 한바탕 웃다가, 마파엘을 향해 돌아선다.
"캬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
"아~ 참 귀여운 녀석들이네. 비루하고 추한 인간이 최고로 사랑스러워."
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1의 저주〉"
오른쪽 눈을 제외한 오스왈드의 온몸에 탁한 연두색 아우라가 감돈다. 독처럼 보이는 물색이 온몸을 감싸자, 그것은 마파엘도 모르는 미지의 것임을 짐작케 하였다.
"어이, 갓 태어난 꼬맹아. 손을 댄 상대를 잘못 건드린 자신을 원망하지 말고, 나를 원망해. 마음껏 미워하고, 경멸하고, 토해내라고."
[............]
"다만 입바른 말만은 하지 말라고. 토 나오니까."
아우라가 사라졌을 때, 온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기이한 질병이나 파손의 흔적도 없이, 건강한 몸 그 자체로 돌아갔다.
[..... 당신은 누구시죠?]
"이 몸은 노로이. 쌍월의 밤에 태어난 주술의 근원. '바다'보다 총명하고 '나무'보다 강인하며, 화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슬픈 '짐승'이다."
저주받은 짐승 노로이. 원통함이 아닌 고의적인 죽음을 당한 오스왈드의 시신을 주워, 천사 마파엘 앞에 서게 된다.
그러나 마파엘로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마력을 받아 육체의 30%를 파괴당하고 불치의 즉사병에 걸려도 몇 초 만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노로이는, 기분 나쁘다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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